[외경시론] ‘명분적 소비’에 주목하라
[외경시론] ‘명분적 소비’에 주목하라
  • 관리자
  • 승인 2014.11.10 1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휴대전화 단말기의 유통구조를 바꾸는 일로 인해 다소 어수선하다. 단말기를 만드는 기업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유통관련 중소업체들은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가지 할인혜택으로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하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비싸게 주고 사야하는 부담감에 당혹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이는 2년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새로 사게 만들어버린 ‘스마트폰’이 이제는 쓰지 않을 수도 없어 마치 ‘애물단지’같다고 말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원한 적이 없었는데 어느덧 그것이 없으면 생활의 불편을 느낄 정도로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따라 과연 기업은 마케팅의 이론처럼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찾아 충족시켜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제는 그 니즈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새롭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속담에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라는 것이 있듯이 소비의 반복적인 경험은 결국 필요를 낳게 되는 법이다.

소비는 필요를 낳는다
동네 마트에 가도 시식코너가 있고 화장품 가게에 가도 샘플을 주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낙엽을 밟고 공기가 차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향기로운 커피냄새를 맡게 된다면 차를 마시고 싶어진다.

그렇게 사먹어 본 테이크아웃 커피가 이제는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음료로 깊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삼계탕을 파는 음식점에서 서비스로 인삼주를 한 잔씩 주는 곳이 있다.

마시기에 부담없는 양이므로 반주삼아 홀짝 마시던 것이 이제는 아예 한 병을 주문하게 되었다. 이렇듯 소비자의 필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하는 경험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순서이다.

필요를 위한 필요
기업 경영활동에서 관리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렇게 관리가 중요하다보니 때로는 ‘관리를 위한 관리’가 등장한다. 조직 내에서 관리를 강조하다보니 그 형식에 맞추기 위해 비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관리할 일들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부작용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개인의 소비활동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집안 살림을 알뜰하게 하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다.
가계 적자를 피하기 위해 철저한 소비원칙을 잘 준수한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때로는 생각지 않은 소비를 하게 되는데, 그러한 소비에는 반드시 명분이 따른다. 예를 들면 세일상품을 봤다거나 쿠폰이 생겼다거나 ‘1+1’ 행사를 한다거나 등과 같은 것이다.

이렇게 소비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에 대한 명분을 만들게 되는데, 결국 소비욕구에 대한 근본적 니즈를 만들어 소비하는 것을 ‘명분적 소비’라고 한다.

몇 년은 충분히 사용할만한 멀쩡한 냉장고를 바꾸기 위해서는 뭔가 명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기를 많이 먹는다느니, 김치 보관을 따로 해야겠다느니 등의 구실이 생겨난다.

하지만 그런 구실은 가정주부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모두 가전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에서 제공해 주는 것이다. 소비자의 욕구를 찾아내고 그를 충족시켜주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외식기업에서도 소비자들이 외식활동을 하게끔 많은 구실을 만들어내야 한다. 알뜰하게 집에서 먹으면 되는데 왜 나가서 먹느냐는 사람들에게 어떤 구실을 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메뉴를 계속해서 만들어 선을 보이고, 때마다 다양한 행사를 통해 끊임없이 외식할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 살아있는 가게와 죽어있는 가게의 차이는 바로 손님들에게 외식의 명분을 주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고객은 ‘소비에 필요한 명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