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고급화, 고품격화가 절실하다
한식의 고급화, 고품격화가 절실하다
  • 관리자
  • 승인 2014.11.1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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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독특하면서도 자랑스러운 음식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같은 역사적 질곡을 겪으면서 ‘음식은 그저 주린 배를 채우는 것’ 정도로 인식되었고 그 후로도 가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 고유의 한식은 그저 배부르고, 푸짐하고, 값싸게 많이 먹을 수만 있으면 되는 서민음식으로 남게 되었다.

‘싸구려 음식’으로 통하는 한식
지금도 국내든 국외든 한식당에 들러보면 우리 한식이 고급음식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메인 음식 값만 내면 기본음식(반찬)은 무제한 무료로 주는 급 낮은 음식’이자 ‘싸구려 음식’이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 격을 갖춘 한식전문점이 많이 생겨나 그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전통한식이라기보다는 음식의 족보를 알 수 없는 퓨전화된 것들이 많아서 문화적 보편성을 찾기 어렵다. 5천년 식문화의 역사를 지닌 첨단기술 국가이자 세계 15위권의 국력과 10위권의 무역대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이다.

지금도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드라마 ‘대장금’에 나온 음식과 어느 아이돌 가수가 즐겨먹는 음식을 먹고 싶다며 찾고 있지만, 여행사들의 출혈경쟁으로 인한 저가 여행상품으로 인해 그들의 입맛과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대부분의 외국인 관광객들은 제대로 된 한식을 먹어보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나고 만다. 한류가 순풍을 타면서 해외 현지에서도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지만 그곳 실정 또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현실을 보더라도 한식 고급화는 분명히 큰 숙제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식을 국가 브랜드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저변확대 서둘러야
최근에 해외 한식 종사자교육과 실태 파악을 위해 다녀 온 LA, 뉴욕, 파리, 런던 등 10여 개 나라의 한식당에서는 한식 전문조리사 부족을 호소하는 등 인력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이다. 많은 해외 주재 한국대사관에서도 수시로 한식조리사를 찾고 있으나 추천이 여의치 않다. 준비된 전문조리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도 있다. 지난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진행하는 해외유명호텔 한식조리교육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특급호텔인 ‘Gran Melia Hotel JAKARTA’의 조리사들에게 한식교육을 하고 왔다. 인도네시아 조리사들의 감탄에 이어 부사장이 호텔에 한식당을 오픈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북경의 Gran Melia 호텔에도 빠른 시간에 한식당을 오픈하겠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지만 역시 준비된 한식 조리사는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2011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해외 한식조리사와 한식강사들을 대상으로 한식 업그레이드 교육을 하고 있다. 해외 유명대학의 교수들도 초빙해서 한식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본국으로 돌아간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한식 전도사로 거듭나고 있으니, 그들이 바로 한식 고급화와 세계화의 밀알인 셈이다. 중국 양주대학의 조리학과 교수 2명은 교육을 받고 돌아가서 바로 다음 학기에 한식 조리교육 강의를 시작한 것이 좋은 사례로 기억된다.

이밖에도 국내 여러 한식 교육기관이 지난 여름부터 분야별 한식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도 국내외 한식교수‧강사 150여 명의 전문가 교육과 한식재단과 함께 국내 최고의 한식을 자부하는 특급호텔과 한정식집 조리사들에게 한식 최고 정수인 궁중음식을 전수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은 결론은 전문가 양성과 전문 인력을 통한 저변확대가 고급화, 전문화, 세계화의 초석이자 서민음식으로 고착된 한식 이미지를 바꾸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방향이 정확하다면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확대가 꼭 필요하다. 한식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면 시간이 조금 걸려도 좋겠다. 전통한식은 그 자체만으로 세계 어느 나라 음식과도 견줄 수 있는 탁월한 경쟁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만 한식의 고급화‧고품격화가 더 늦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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