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끝자락 자연의 깊은맛 담은 ‘장아찌’
남도 끝자락 자연의 깊은맛 담은 ‘장아찌’
  • 이인우
  • 승인 2014.11.14 0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농조합법인 자연그대로 '빚고담고'
중소기업 살리는 신식품정책 5
한·중 FTA 타결로 국내 농업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위기가 닥쳤다. 정부는 우리 경제영토가 넓어졌다고 홍보하지만 농업인들이 볼 때 우리 경작지를 점령당한 것과 다름없다. 이같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농업의 6차산업화가 주목받는다. 도시 소비자들이 매일 먹는 식품을 만드는 업체를 중심으로 관광·휴양 프로그램까지 갖춘다면 FTA 파고를 넘어설 수 있다.

이를 위한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지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먼저 지역 식품제조·업체를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정책과 이에 따른 지역 중소업체의 성과가 선행돼야 한다. 전남 강진군 청자골 달마지마을의 영농조합법인 ‘자연그대로’(대표 김형호)는 농식품부의 성공적인 기업지원 사례로 꼽힌다.


전남 강진군은 다산 정약용과 초의선사의 차(茶)를 매개로 한 인연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다산은 24세의 젊은 나이에 강진으로 유배돼 초의선사와 교류하며 차를 익혔고 대신 유학(儒學)과 시(詩)를 알려줬다.

조선 영정조 시대 문화의 꽃이 남도 끝자락 강진에서 활짝 핀 셈이다. 강진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월출산이 우뚝하다. 초의선사가 젊은 시절 깨달음을 얻었다는 산이다.

바로 그 산에서 흘러내린 월각산 아래 청자골 달마지마을은 500년 전 고려청자를 빚었던 도예의 본거지로 현재 188기의 가마터가 산재해 있다. 앞으로 관광과 휴양, 그리고 우수한 농식품 쇼핑으로 이어질 6차산업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췄다.

청자골 달마지마을에 자리 잡은 영농조합법인 자연그대로는 지난 2009년 설립, ‘빚고담고’라는 브랜드의 저염장아찌 등 절임식품을 생산한다. 주력제품은 고추간장절임과 깻잎장아찌, 무장아찌, 마늘종, 감태김치, 두부 등이다. 앞으로 젓갈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유통 어려움 딛고 성장기반 마련

자연그대로는 지난해 4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형호 대표를 비롯해 5명의 종사자가 올린 매출로는 적은 편이 아니다. 그것도 지역 중소식품업체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유통의 어려움을 딛고 일궈낸 성과다.

자연그대로는 현재 자체 홈페이지와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 수도권 반찬가게, 지역의 중소형마트 등 제한적인 유통경로만 확보하고 있다. 수도권 반찬가게로 나가는 제품에는 전남도가 운영 중인 남도미향 브랜드를 달았다.

김형호 대표는 “그동안 대형마트에도 납품을 했지만 대기업에 비해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로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 이같은 어려움을 딛고 유통경로를 확대하는 한편, 두부와 젓갈 제품을 더할 경우 매출 또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유통관리 업무를 보강하기 위해 영업관리 등을 책임질 유통전문가를 선발, 조만간 업무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역 농식품업체의 아킬레스건인 취약한 마케팅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또 지난 12~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도 참가했다. 남도 끝자락 강진군의 청정 자연식품을 보다 넓은 세상에 알리는 기회였다.

관광·휴양 결합 6차산업 최적의 조건

또 하나, 자연그대로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구름판인 6차산업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6차산업이 활성화되면 또 하나의 성장동력을 얻게 된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장아찌 등 절임류 반찬은 농업을 6차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주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6차산업의 취지에 맞게 대부분의 식품원료를 지역 농가에서 구매한다.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두부의 경우 지역 농업인들이 재배한 콩을 수매해 기능성 제품을 생산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지역 농업인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자연그대로는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자연그대로의 ‘빚고담고’ 브랜드는 강진군 등 현지에서 가장 높은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는 김 대표의 당초 계획에 따른 수순밟기의 결과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강진군을 첫 번째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다”며 “그 결과 장아찌 등이 강진군의 ‘10대 명품’으로 지정된 것은 물론 지역별 매출실적에서도 강진군이 단연 1위”라고 자랑했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혼자 힘으론 ‘고추절임 특허’ 못 땄을 거예요”

김형호 자연그대로 대표는 ‘빚고담고’의 성장동력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aT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을 꼽았다. 특히 제조기법 특허획득은 정부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거라 털어놓았다.

- 지역의 작은 농식품업체로서 비교적 빨리 자리 잡았는데 이유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정책에 따라 aT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 절임식품 제조공정과 품질개선에 관한 전문적인 자문과 회사 운영을 위한 마케팅 기법 전수, 디자인과 포장 개선 등의 지원이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

- 정부 지원의 가장 큰 결실은 무엇인가.
“여러 기술지원을 받아 저염고추장아찌 제조방법 특허를 획득한 점이다. aT는 특허 출원부터 여러 절차와 비용 등을 지원해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지역 업체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특허 내용은 무엇인가.
“무농약으로 재배한 5cm 정도의 청양고추를 사용하고 매운맛을 줄이기 위해 1, 2차 두 단계의 절임과정을 거쳐 실온에서 숙성 후 저온창고에서 3차 숙성시켜 출하하는 방식이다. 특히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간장만을 이용해 전통의 맛은 살리면서 나트륨을 낮출 수 있게 됐다.”


[신식품정책 Tips]

농식품부 ‘국민행복시대 신식품정책’
품질 개선부터 마케팅 노하우 전수

자연그대로의 성공사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 중인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신식품정책’(이하 신식품정책)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신식품정책은 산업진흥과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 식품·외식산업과 농업의 체계적인 연계를 축으로 한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다양한 중소식품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연그대로는 신식품정책 중 국산 농산물 수요 확대를 위한 전통·발효식품산업 지원과 식품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역 중소식품산업 육성 프로그램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다.

먼저 사업 초기 단계에서 aT로부터 절임식품 제조공정 품질개선 방안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고 기업운영 프로세스와 마케팅 수행 절차에 대한 컨설팅 지원까지 받았다.

또 제품과 포장재 디자인에 대한 지원으로 빠른 시일 안에 상품화를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농식품부가 aT를 통해 진행 중인 특허 관련 업무 지원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지역 농식품업체의 도약을 이끌어낸다.

자연그대로의 고추절임 특허는 지역 농식품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맛까지 보장해 제품신뢰도까지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