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끊임없이 들려오는 대형 외식프랜차이즈의 사모펀드 매각 소식은 우리 외식업계의 빈약한 내실다지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규 브랜드를 열심히 만들고 잘 나간다는 보도자료가 봇물을 이루지만 나중에 들리는 얘기는 ‘허무 스토리’다.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피로누적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뻔한 레퍼토리 말이다.
요즘 본아이에프의 급식사업 진출을 보면 이러한 스토리의 연장선이 아닐까싶다. 중소 급식전문업체를 인수하고 자사가 가진 외식 전문성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인수 업체의 실정과 급식업계의 흐름을 읽었다면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터다. 현재 중소급식업체 대다수는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의 사업장 수주 확장과 계열사 지키기, 더 나아가 정부가 위로 차원에서 준 쌈짓돈 모양의 공공기관 시장은 단가 후려치기를 일삼고 이마저 중견기업이 장악해 울화통이 치밀 지경이다.
본아이에프가 인수한 업체도 자금난과 인력난에 시달렸고 대기업 매각 시도마저 실패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혹자는 본아이에프가 왜 밑지는 장사를 했느냐고 지적했지만 인수가가 헐값이라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단 얘기가 들린다.
잘 알다시피 본아이에프는 본죽 신화를 창출해낸 업계의 대표적 벤치마킹 대상이다. 본죽의 성공 이후 다수의 브랜드를 활발히 론칭하는 등 제2의 신화 창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나 사업 확대 과정은 실패의 경험을 가진 여타 외식 프랜차이즈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몇 년 전 쓰레기죽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으나 매장 관리에 실패한 원인을 가맹점주에게 돌리는 꼬리자르기로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지난 4월에는 죽을 먹고 두드러기가 발생한 고객을 블랙컨슈머로 몰아붙여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식재 협력사의 주요 식재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전량 폐기 조치됐다. 내실다지기를 전혀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브랜드 론칭 시 기존 브랜드의 인력이 투입되거나 업무를 동시에 맡는 경우도 있다”며 “철저한 대비가 이뤄진 후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야 하지만 대부분 사업 확장과 수익 재창출에 급급한 나머지 이를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덧붙여 본아이에프는 이번 급식사업 진출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미 업계에서 다 알려진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관계자의 태도가 달갑지 않았다. 공개된 사실마저 귀찮다는 식으로 반응한다는 건 홍보가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는 외식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면이다.
모쪼록 본아이에프가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급식사업에서 선전하길 바란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급식사업 성공은 곧 급식업계의 또 다른 지평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시대적 트렌드에 발맞춰 홍보의 중요성도 잊질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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