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순한소주’, 소비자는 다양한 소주 맛 원해
저마다 ‘순한소주’, 소비자는 다양한 소주 맛 원해
  • 이원배
  • 승인 2014.11.24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끝난 2015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두고 ‘물수능’이란 말이 나온다.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약해졌다는 주장을 담은 말이다. 맥주, 막걸리와 함께 서민 대표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소주를 두고도 일부 애주가에게서 ‘물소주’냐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최근 소주의 알코올도수가 계속 낮아지면서 업체간 ‘순한 소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명 소주 브랜드인 ‘참이슬’이 지난 17일 기존 알코올도수(18.5도)에서 0.7도 내린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 올 2월에 19도에서 18.5도로 내린 뒤 9개월 만에 또 다시 낮춘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자연주의 공법으로 목 넘김은 더 깔끔하고 향은 부담없이 개선돼 숙취가 없는 맛으로 품질을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와 소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공법보다는 역시 낮아진 알코올도수다. 기존 참이슬이 0.5도 낮아지는데 5년(2007년 19.5도→2012년 19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변화 속도가 빠른 편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소비자의 저도화 요구에 맞는 도수를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참이슬이 최근 소주의 저도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뛰어든 것이다. 소주의 도수 낮추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여성 음주자의 증가와 독한 술을 피하는 경향이 합쳐져 전체 주류 시장도 저도주가 대세로 굳어졌다.

고급·독주의 대표 주자였던 양주의 부진이 잘 말해준다. 이에 따라 소주 시장에서도 저도주의 인기가 상승했고 시장을 이끌 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다.
16.9도의 무학 ‘좋은데이’는 부산·경남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를 발판으로 수도권 시장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2012년 6월 19도, 올 2월 18도짜리 제품을 내놓으며 매출을 끌어 올린 것도 참이슬을 자극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처음처럼이 도수를 내
려 매출을 끌어 올린 것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도수 낮추기를 ‘꽃놀이패’라고 한다. 도수를 낮추면 주 원료인 주정의 사용량이 줄어 원가도 절감된다. 1도를 낮추면 병당 약 10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음주량이 많아져 매출이 증가한다. 원가는 줄이고 매출은 증가하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참이슬의 이번 도수 낮추기는 롯데주류와 무학, 보해양조 등 타 업체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주류는 앞서 참이슬이 내리면 처음처럼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좋은데이로 수도권 시장을 노리는 무학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방안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저도주 소주 쏠림 현상에 따라 ‘물소주’ 경쟁에 치중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소주를 즐겨마시는 애주가들은 최근 소주는 ‘싱거워 맛이 없다’며 ‘옛날 소주’를 굳이 찾기도 한다. 트렌드에 맞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제품군으로 다양한 소주 맛을 제공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