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하락에 근심만 쌓이는 라면 1위 ‘농심’
매출 하락에 근심만 쌓이는 라면 1위 ‘농심’
  • 김상우
  • 승인 2014.12.08 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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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27% 감소 ... 같은기간 매출액은 5.2% 줄어
해외사업·생수 실적으로 위안
국내 라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자랑하는 농심이 지속적인 라면 매출 하락에 신음하고 있다. 라면 매출 실적 저조는 영업이익률 하락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3분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13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13억 원으로 5.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하락했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회사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라면이다. 라면 시장 성장률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과 함께 2위 그룹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한 잠식 효과, 라면 가격 인상 어려움 등이 겹치고 있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라면 시장 점유율은 61%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10년 말 대비 10%나 꺾인 수치다. 2010년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이다.

오뚜기·삼양식품의 협공
특히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오뚜기와 삼양식품 간의 경쟁은 농심의 라면 매출에 직격타로 작용하고 있다. 오뚜기는 대표 제품인 진라면과 신제품 등에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판촉활동에 나서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뚜기의 최대 경쟁자인 CJ제일제당이 가공식품 마케팅을 축소하면서 오뚜기가 라면 마케팅에 전력을 쏟아 부을 수 있었다는 시각이다.
특히 오뚜기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꾸준한 점유율 유지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단 한 차례도 점유율이 줄지 않으며 2위 자리를 한 번도 뺏기지 않았다.

삼양식품 역시 신제품 ‘불닭볶음면’이 큰 인기를 끌자 할인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신제품을 내놓는 등 시장점유율 끌어올리기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농심은 3분기 판관비로만 1048억 원을 지출했다. 판관비는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5% 증가했다. 판촉활동 비용으로 분류되는 견본비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증하면서 판관비 부담이 확대됐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을 의식한 행보가 다분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공격적인 판촉활동이 시장점유율 확대로 나타날 만큼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라며 “이런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농심의 라면 부문 매출액은 당분간 역성장이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신사업보단 우회적 돌파
다만 국내 시장의 고전과는 다르게 해외 실적은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농심의 올 상반기 해외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21% 성장한 2억45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중국법인인 농심차이나는 올 상반기 서안과 중경 등 서부내륙지역 개척과 온라인 사업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40% 성장한 91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농심은 올해 초 ‘수출국가 100개국 돌파’를 목표로 본사에 해외시장개척팀을 신설한 바 있다. 이에 지난 5월 아프리카 니제르에 판매망을 갖췄으며 방글라데시와 소말리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 삼다수 영업권을 빼앗긴 이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생수 ‘백산수’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AC닐슨에 따르면 백산수는 지난 1월 3.2%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다가 8월 5.1%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백산수 판매량(500㎖+2ℓ)은 총 370만 박스로 지난해 대비 62.2% 늘어났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농심이 1위 자리를 변함없이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해외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라면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심의 보수적인 경영 특성상 매출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신사업은 없을 것”이라며 “라면의 해외 수출과 같이 잘하는 부분의 우회적인 돌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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