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바닥을 치면서 직장과 단체들은 회식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다. 여기에 음주를 자제하는 송년회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한 소고기 전문점 대표는 “연말이면 기업체, 동창회 등 각종 모임 준비로 지난해 12월과 1월 일손이 부족해 추가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올해 12월 한 달 간 예약 잡힌 날은 8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단위나 소규모 모임만 있을 뿐 20명 이상의 단체 모임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패밀리레스토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고객과 젊은 연령층의 손님들로 가득 찼던 패밀리레스토랑은 경기 불황과 1인 가구 증가로 ‘패밀리’의 방문이 줄었고 가격 경쟁력에서 힘을 잃으면서 외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은 구조조정의 정중앙에 놓여 있다”며 “대대적인 개선을 거치지 않고 새해를 맞이한다면 어려움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말특수 실종을 무조건 불황 탓으로 돌리기에는 석연치가 않다. 불황에도 고객이 지갑을 여는 곳이 있는 것을 보면 연말특수 준비가 적절치 못했다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호텔업계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다양한 패키지를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식사권 등이 포함된 단순한 패키지 구성 외에도 연말 파티나 이색 이벤트 등 연말 특수를 누리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다. 실제로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내년 1월까지 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물론 소비자의 메스티지 소비에 대한 선호도 향상이 도움이 됐겠지만 이른 크리스마스 마케팅으로 분위기 조성에 힘쓴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서둘러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조성하며 특수를 선점하려는 업계의 전략이 이같은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반면 외식업계는 연말특수가 사라진 원인 찾기에 급급했다. 불황과 세월호에서 핑계를 찾으며 그저 손 놓고 바라만 본 것이 연말특수 실종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연말 분위기 조성의 시점을 놓친 점이 가장 안타깝다. 관련 단체의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상품권 배포, SNS 홍보, 대대적인 캠페인 등 연말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문제는 고객들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외식업계의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경기가 어려워도 챙길 건 챙긴다. 다만 신중한 선택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소비를 할 뿐이다. 어렵겠지만 다가오는 2015년에는 이런 소비 심리 자극을 통해 외식업계 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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