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외식서비스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
[외경시론]외식서비스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
  • 관리자
  • 승인 2015.01.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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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 외식테라피연구소장
2014년도처럼 경기가 얼어붙은 적도 없지 않았나 싶다. 업종을 불문하고 여기저기에서 힘들어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경제적 불황이 계속되면서 외식활동에 대한 소비심리 역시 꽁꽁 얼어붙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연말연시 모임으로 북적거렸을 대형음식점들도 한산할 정도로 외식소비가 줄었다.

외식서비스산업은 시장규모에 비해 그 경쟁이 치열하고 과포화상태이며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경비의 부담이 커서 쉽사리 이익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소규모 자영업체는 영세함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브랜드 체인업체는 초기 막대한 자본과 지속적인 관리비용의 부담으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대박집’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정작 사업성과가 신통치 않아도 ‘나는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기 십상이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연신 성공한 ‘맛집’ 소개로 바쁘다보니 외식사업이 제법 잘 되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도 한몫을 한다. 그렇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극소수의 전문점을 제외하고는 말 그대로 대중음식점이 대부분이라 가격도 올리지 못하고 각종 비용부담에 허덕이는 구조를 갖게 된다.

종업원이 하루라도 자리를 비울 수 없고 당장 그만두면 인력의 공백을 메우는 일에 급급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할 수도 없고 부가매출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은 언감생심이 되기 마련이다. 원하는 종업원을 구하기도 어렵고 오래 근무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서비스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평균 5천 원 정도하는 패스트푸드점을 가보면 어디나 할 것 없이 셀프서비스이다. 그런데 비슷한 가격대의 분식점을 가면 주문도 받고 음식물도 가져다준다. 간혹 물만 셀프인 곳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패스트푸드점의 셀프서비스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분식집에서 셀프서비스라고 해도 대부분 불평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왠지 대중음식점에서는 선뜻 셀프서비스를 하지 못한다. 손님들보고 직접 가져다 먹고 식사 후에 빈 그릇 가져오라는 것이 어쩐지 미안해서 그렇단다.

우리나라에서 외식할 때 서구사회처럼 봉사료(tip)를 내야한다면 십중팔구는 반대한다. 예전부터 당연하게 음식을 제공받아왔는데 이제 와서 그에 대한 봉사료를 내라고 하면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언제나 ‘손님은 왕’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판국에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에 반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일부 고급음식점에서 음식가격에 봉사료와 세금을 추가로 받기도 하는데 그것에 항의하는 손님은 없다. 똑같이 음식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대중음식점에서는 봉사료를 줄 수 없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손님들은 내심 서비스에 대한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자발적으로 그 대가를 지불하려는 마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봉사료에 대한 기대보다는 서비스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인건비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서구사회나 가까운 일본에서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서구사회에서는 대표적으로 팁제도를 통해 인건비와 서비스품질 두 가지를 모두 개선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파트타이머 활용과 컨베이어벨트를 활용한 회전음식점 등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런 선진사례를 통해 외식산업 전반적인 시스템이 전환돼야 할 시점이다.

대중음식점들은 내부 인테리어를 개선해서라도 셀프서비스가 가능한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소규모점포들은 당연히 패스트푸드서비스와 같이 운영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중대형 전문음식점들은 손님들이 직접 가져다 먹기 어려운 메뉴들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풀(full)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래서 거기에는 봉사료가 당연히 추가돼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은 대중음식점은 셀프서비스를 하니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논리와 전문음식점은 그만큼의 가격을 내니까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는 논리를 갖도록 하는 것이 서비스 구조조정의 궁극적인 성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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