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음력으로 육십간지 중 32번째다. 동양의 육십간지는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다. 60년, 한 갑자를 돌아 다시 을미년을 맞는다, 순환은 통과의례의 의미를 갖는다. 동서양의 무수한 신화는 원형(archetype)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탄생과 성장, 시련, 죽음에서 재생에 이르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 또한 순환의 의미를 지닌다. 새해는 지난해와 내년을 잇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닌 긴 순환 속의 한 단계이자 전혀 새로운 시간과의 만남이다. 지난 갑오년은 식품·외식업계에 큰 시련의 한 해였다. 이러한 어려움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시련 또한 순환의 흐름 속에 맞닥뜨려야 할 여러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을미년을 상징하는 양은 순하지만 고집이 세며 높고 험한 지형에도 잘 적응한다. 식품·외식업계도 더 높은 곳을 향해 끊임없이 오르고자 하는 고집이 필요하다. 때로 힘들고 고단할지라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식품·외식업계의 을미년은 어둠 속에서 밝은 길로 빠져나오는 재생의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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