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늘면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소비시장 개척, 기업 수익 다각화, 브랜드 가치 향상 등 높은 사업성을 보이고 있는 것. 외식기업마다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성공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기존 메뉴와 매뉴얼 등 각 나라별 특성과 문화에 맞는 ‘현지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나라별 특성과 문화 고려한 메뉴 개발 집중
토종 외식기업들이 국내 외식시장의 경쟁심화, 정부 규제로 인한 확장의 어려움 등으로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각 나라별 현지에 맞는 메뉴 개발과 메뉴 사이즈, 트렌드 등 그 나라의 특성과 문화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꾀하며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 1호점 오픈식을 가졌던 ㈜에프앤디파트너의 ‘와라와라’는 2013년 여름부터 현지 파트너와의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대륙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와라와라는 해외진출을 위해 먼저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지 않고 제안을 받은 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 이후 본사 직원을 현지에 파견,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 뒤에야 첫 매장을 개설했다. 1년에 가까운 준비과정을 거친 결실은 기대 이상이었다. 오픈 초기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인이 주요 고객이었으나 지난 연말 베이징 시민 고객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빠르게 정착했다. 유재용 에프앤디파트너 대표이사는 “중국인에게 낯선 우리나라의 펍 문화를 소개하고 정착시킨다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한 뒤 해외진출 사업을 시작했다”며 “문화를 수출하는 만큼 준비 과정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기존 메뉴에 없는 닭고기 메뉴를 개발했다. 중국 매장은 메뉴를 대폭 늘렸다. 국내 45개 메뉴보다 많은 72개를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풍족한 메뉴를 원하는 중국 현지 고객의 심리를 노렸다.
카페베네는 지난 2008년 설립 이후 국내 928개 매장을 포함, 미국, 중국, 몽골 등 글로벌 1500여 개 매장(2014년 12월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로컬라이징 메뉴가 인기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미숫가루라떼(Misugaru Latte)는 국내 전통 간식인 미숫가루를 응용한 음료로 미국 현지인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아몬드, 크렌베리 등 토핑을 올리거나 얼음을 갈아 만드는 프라페노 형태로 선보이는 등 현지화를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미국 전역의 매장에서 전체 매출의 8%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현지인이 즐겨 먹는 열대과일을 사용한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현지인이 즐기는 과일을 활용한 망고 젤라또와 세사미 젤라또와 함께 베트남 고유의 커피 스타일을 재해석한 아이스커피와 아이스 연유커피도 인기 메뉴다.
트렌드, 소비 패턴 분석, 현지인 채용 ‘적극’
빵의 본고장 프랑스 현지에 진출한 SPC그룹은 최상의 원료로 장인이 직접 제품을 만드는 프리미엄급의 ‘파리 샤틀레점’을 오픈했다.
프랑스 현지 숙련된 제빵사들을 채용하고 국내 최고의 기술 인력을 파견해 고유의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인들의 소비패턴에 맞는 프랑스빵과 패스츄리, 샌드위치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생크림 케이크와 조리빵 등 파리바게뜨만의 독창적인 제품들도 출시했다. 중국과 미국, 러시아 등에 진출한 망고식스는 국가별 트렌드를 반영한 상이한 메뉴들로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은 다이어트, 안전한 식재료 등 웰빙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 착안, 유기농·자연·건강을 콘셉트로 메뉴의 식재료 선택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미 농무부의 유기농인증(USDA ORGANIC)을 획득한 식재료만을 사용한다.
메뉴도 ‘신선함’에 무게를 뒀다. 채소와 과일을 주문과 함께 갈아주는 프레시 주스류를 강화했다. 커피 역시 유기농 원두 사용, 유기농 요거트 아이스크림, 샐러드 등 다이어트에 좋은 메뉴를 판매 중이다.
러시아는 따뜻한 음료 선호도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냉음료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망고&코코넛과 블루레몬에이드 등 망고식스의 대표 메뉴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선호 트렌드에 맞게 베이커리와 디저트 크기를 국내 제품보다 키우고 차 메뉴를 확대했다.
외식기업들의 현지화 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지화를 통한 이질감 제거가 해외진출 성공의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에 2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리아는 베트남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국민 버거’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의 성공 비결에 대해 “위화감 없이 낯선 시장을 개척해 적응하려고 노력한 현지화”라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베트남 진출 당시 현지인들에게 햄버거를 먹을거리로 인식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베트남 식문화를 최대한 반영해 다양한 라이스 메뉴를 개발했다. 또한 밥과 치킨, 혹은 밥과 햄버거 패티, 신선한 야채로 세트메뉴를 구성하고 사이드 메뉴로 베트남식 수프도 추가했다. 롯데리아의 발 빠른 현지화는 베트남 현지 고객들이 햄버거를 친숙하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맹목적인 현지화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현지화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기존 맛에 대한 고유의 색을 잃어버린 채 철수하는 기업이 상당수”라며 “나라 특성에 맞게 운영 전략을 세우되 차별적인 요소는 지켜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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