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의 ‘혁신’, 변해야 산다
외식업계의 ‘혁신’, 변해야 산다
  • 신지훈
  • 승인 2015.01.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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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혁신 바람… 소비자 니즈 반영 빠른 결단력, 추진 필요
▶ 고객 중심 경영혁신으로 성공한 타코벨의 런치 박스.
외식업계의 2015년 화두는 ‘혁신’이다. 묵은 경영 체계와 굳어진 기업 문화, 창조적인 아이템 개발 등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지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는 것.

외식기업 경영자들은 이번 새해 시무식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방안으로 경영 혁신을 약속하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혁신 강조는 오늘 내일 일이 아닌 만큼 이제는 곁에 두고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발문>

외식업계의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에서 혁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외식기업들도 경기 침체와 규제 속에서 변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목 받던 식음료브랜드들에 사업 유지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외식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혁신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타코벨, 혁신 경영으로 위기 극복

해외 26개국 240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 세계적인 멕시칸 퀵 서비스 레스토랑 타코벨은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한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타코벨은 1964년 첫 가맹점 오픈을 시작으로 1970년 300개의 매장을 돌파할 만큼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 다수의 경쟁업체가 등장하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외식기업들은 성장 반등을 위해 단순하게 고객 모으기에만 급급했다. 콘셉트에서 벗어난 엉뚱한 메뉴 개발, 무리한 인테리어 교체, 무분별한 광고에만 치중하며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타코벨은 고객 중심의 입장에서 경영 혁신을 시도했다. 현재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Central Kitchen(중앙집중식 주방운영) 시스템을 전격 도입해 표준화된 빠른 조리를 가능케 했다.

또한 당시 언어 문제로 주문 과정에서 생기는 착오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시각화 전자 메뉴판을 개발했다. 빠르고 정확한 주문시스템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타코벨의 혁신 경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브라이언 니콜(Brian Niccol) 타코벨 글로벌 회장은 “혁신과 동반된 새로운 사업 확장,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글로벌 외식사업 개발 및 성장 전략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혁신의 중요성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메뉴‧물류‧인력시스템 등 국내 기업도 혁신 중
▶ 한식의 정형을 깨트리고 뷔페 열풍을 부른 CJ푸드빌의 계절밥상.
국내도 혁신을 통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외식기업이 있다.

한식뷔페 열풍을 일으킨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혁신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산 제철 식재료를 기본으로 70여 종의 다양한 메뉴들이 새로운 한식의 매력을 전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국내 농가의 산지 제철 식재를 적극 활용해 농가 상생의 계기를 마련하고 푸짐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샐러드바 이용 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한식 문화 체험을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한 기회가 있어야 접할 수 있다는 기존 한정식의 고정관념을 깨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끄집어낸 것이다.

계절밥상 관계자는 “CJ푸드빌은 빕스 운영 노하우와 지난 8여 년간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준비하면서 한식에 대해 충분한 공부를 했다”며 “새로운 한식 문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죽의 품격을 높였다고 평가받는 ㈜본아이에프는 죽의 고급화를 통해 죽이 웰빙영양식에서 일반식사 대용으로 충분하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또한 다양한 레시피와 메뉴들을 직접 개발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 라인을 구축해 죽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없앴다.

본아이에프는 이후 본비빔밥, 본도시락 등 관련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본도시락은 철저한 브랜드 검증 작업을 통해 탄생했다. 2009년부터 3년간 3곳의 테스트 매장을 운영하며 가격, 메뉴, 인테리어, 배달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분석했다. 여성의 사회진출, 1인 가구 증가와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따라 1만 원대의 명품 도시락에서 3천~4천 원대 실속도시락의 다양한 메뉴 또한 구성했다.

본아이에프의 혁신은 안정된 메인 브랜드와 서로 겹치지 않는 서브브랜드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소비층이 겹치지 않는 죽과 도시락, 비빔밥은 서로 다른 시장에서 융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웰빙과 힐링이라는 큰 바탕에서 새로운 시장의 파이를 넓힐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할머니보쌈의 ㈜원앤원은 물류·유통의 혁신을 선보였다. 고기의 질과 보쌈김치의 맛을 보존하고 안정적인 물류공급을 위해 2007년 4월, 220억 원을 투자해 HACCP 기준에 적합한 연구소&물류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원격 관제 시스템 도입과 배송차량의 실시간 위치 추적 및 원격 온도 점검, 주행거리, 연비 등 물류 합리화를 위한 데이터를 확보해 배송시간, 배송코스의 최적화를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혁신은 메뉴, 유통, 인력 등 사업 진행 요소 다방면에서 걸쳐 이뤄지고 있다.
▶ 본도시락은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며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혁신 소홀, 하락의 길로 …

업계 관계자들은 패밀리레스토랑의 하락세가 혁신에 소홀했다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심해졌지만 메뉴와 디자인, 콘셉트 등은 수년간 정체되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웰빙의 중요성이 커지던 시기의 트렌드 변화도 따라가지 못했다. 대중의 입맛과 취향은 건강식으로 변했지만 패밀리레스토랑은 스테이크와 립 등 기름기 있는 요리를 내세웠다. 또한 외형 부풀리기 경쟁에 치중한 나머지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것도 지금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패밀리레스토랑 기업들이 메뉴, 트렌드, 구조조정 등 경영 혁신에 대한 움직임을 보였다면 지금의 상황과는 크게 다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혁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혁신전략연구소 관계자는 “혁신의 핵심은 새로운 발상보다 본질에 대한 집중, 과감한 결단력, 빠른 추진을 통한 실천에 있다”며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는 혁신만이 불황을 뚫는 지름길인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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