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물 썼다”… 새해부터 김빠지는 오비맥주
“공짜물 썼다”… 새해부터 김빠지는 오비맥주
  • 이원배
  • 승인 2015.01.23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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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지자체 ‘깜깜이 행정’탓에 36년간 한강용수 ‘공짜’ 사용
카스 ‘노쇠화’로 점유율 하락… 신임 사장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라
오비맥주(대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가 한강 용수의 ‘공짜’사용 논란으로 연초부터 곤혹을 치렀다. 또 주력 제품인 ‘카스’의 점유율 하락으로 신임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36년간 하천수사용료 한 푼도 안 내

지난 19일 양근서 경기도의원은 오비맥주가 한강의 물을 사용하면서 하천수 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1979년 경기 이천공장을 준공하고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여주시 능서면 왕대리에 있는 남한강 취수정의 공업용수 사용을 허가받았다.

허가량은 1일 3만5천t에 달한다. 오비맥주는 이 용수를 송수관을 통해 18㎞ 떨어진 이천공장으로 끌어와 맥주 제조에 사용했다.

지난해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갱신 허가받은 취수량은 하루 3만5천t, 실제 사용량은 약 1만2t이다. 오비맥주 이천공장이 사용한 물값은 공업용수 t당 가격 50.3원으로 허가량 기준 연간 약 6억4천만 원, 실제 사용량 기준 2억2천 여만 원에 달한다.

36년이면 허가량 기준 230억 원, 사용량 기준 79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이같은 하천수 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고 있었다. 공공재인 하천용수를 지금껏 공짜로 사용한 셈이다.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지난달 여주시가 부과한 2009~2010년 2년치 12억2천여 만 원을 납부했다. 여주시는 2011~2014년 사용료도 이달 안에 부과할 계획이다. 하지만 2008년 이전의 사용료는 지방재정법 소멸시효(5년)가 지나 부과할 수 없다.

행정당국 깜깜이 행정 탓…
“사회공헌 차원 납부 논의 중”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천공장 가동 초기에 남한강에서 끌어온 물을 이천시 식수로 공급하며 하천수사용료를 면제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충주댐 완공(1985년) 후에는 ‘댐 건설 이전에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아 물을 사용할 경우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는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 면제조항에 따라 사용료를 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천수사용료를 아끼기 위해 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행정기관에서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의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자체의 ‘깜깜이 행정’탓에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법을 잘못 해석해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가 양 의원이 “하천에서 물을 사용하는 경우 댐용수·하천수 사용료 둘 중 하나는 내야한다”고 지적한 뒤에야 부과권을 여주시로 위임했고 시는 뒤늦게 사용료 12억2천여 만 원을 부과한 것이다.

양 의원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최근 5년간 법적인 하천수사용료 납부 외에 공짜 물값의 추가적인 사회 환원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비맥주 홍보팀 관계자는 “추가적인 사회공헌 측면의 납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소비자 절반, 카스 ‘정체돼 있다’

점유율 하락과 ‘카스’ 브랜드 ‘노쇠화’는 오비맥주 어깨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 20일 시장조사 기관 마케팅인사이트의 ‘주류 시장에 대한 대규모 기획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37.1%로 전년(44.1%)에 비해 7.1%포인트 하락했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같은 기간 1.9%포인트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폭이 3배 이상 컸다. 그 자리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와 수입 맥주가 차지했다. 롯데주류의 도전이 거센 상황이다. 오비맥주로서 더 큰 문제는 주력 브랜드인 ‘카스후레쉬’의 부진과 ‘노쇠화’다. 오비맥주의 점유율 하락을 주도한 건 카스후레쉬다.

카스후레쉬의 점유율은 2013년 10월 26.3%에서 지난해 10월 21.6%로 4.7%포인트 하락했다. 오비골든라거(0.2%포인트 감소)에 비해서도 폭이 컸다. 반면 경쟁품인 하이트는 같은 기간 16.8%에서 18.0%로 오히려 점유율을 높였다.

브랜드도 ‘정체’나 ‘지고 있는’ 등의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랜드의 향후 성장을 묻는 질문에 카스후레쉬는 ‘정체되어 있는’(48.7%)과 ‘지고 있는’(13.5%) 브랜드라는 비중이 62.2%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한창 뜨고 있는 신선한’(32.1%)과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는’(5.7%)은 37.8%에 그쳤다.

오비맥주가 젊은 광고모델을 내세워 ‘젊음’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많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정체’되거나 ‘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반면 클라우드는 ‘정체’나 ‘지고 있는’ 응답 비중은 40.2%로 나타났고 ‘새로움’과 ‘신선한’ 비중은 59.7%에 달했다. 클라우드가 카스의 새로운 경쟁자로 나타난 것이다.

마케팅인사이트 관계자는 “카스와 클라우드 고객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클라우드로 많이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며 “타 브랜드처럼 카스도 리프레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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