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가정까지… 외식업체 식품사업 진출
매장에서 가정까지… 외식업체 식품사업 진출
  • 신지훈
  • 승인 2015.01.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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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업 확장의 키 ‘CK(중앙집중식 주방시스템Central Kitchen)’… 식품업체와 협업 통한 진출도 각광
외식업체들의 식품사업 진출이 늘고 있다. 고객 입맛을 사로잡은 히트 메뉴를 제품화시켜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포장만 해주는 단순한 테이크아웃의 과거 방식에서 수요 증가에 따라 중앙집중식 주방시스템(Central Kitchen, 이하 CK)을 통해 가맹점 물량 수급과 식품 관련 제품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외식업체들이 인기메뉴를 매장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제품화시켜 다양한 유통 경로에 납품할 수 있는 비결은 CK시스템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CK는 본사에서 조리과정을 담당하고 가맹점 사업자가 판매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식자재 조달, 발주, 조리가공, 보관, 배송업무를 총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최근 상당수 외식업체들이 가맹점 물량 수급 기능과 더불어 식품사업 진출을 위해 CK 건립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생산으로 제품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워 식품시장 안착까지 가능해 매출 향상에 일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확장과 HMR시장 성장세도 외식업체의 식품사업 진출을 부추기는데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고객이 굳이 매장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해당 메뉴를 즐길 수 있다”며 “외식업체 역시 식품사업 진출을 통해 매장 방문 고객 외에 소비층을 넓힐 수 있어 이 같은 추세는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CK시스템 기반으로 식품시장서 성과

㈜원앤원은 지난 2007년 220억 원을 투자해 HACCP기준에 적합한 위생설비를 갖춘 CK와 물류센터를 천안 본사 인근에 설립했다. 어디서나 똑같은 고기의 질과 보쌈김치의 맛을 보존하고 안정적인 물류공급이 가능하다. 가맹점 식재 공급뿐만 아니라 ‘원할머니 육포’와 설렁탕, 육개장, 우거지갈비탕 등 ‘즉석탕’ 제품이 생산돼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원앤원 관계자는 “식품공장은 품질 향상은 물론 원가 경쟁력 강화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식품 제조기술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이맛은 CK푸드원을 통해 뼈해장국, 갈비탕, 소고기우거지국, 육개장, 순댓국, 삼계탕 등의 제품을 레토르트팩으로 판매하고 있다.

CK푸드원은 대지 906㎡, 건평 344㎡로 제조와 유통이 가능한 참이맛의 대규모 식품공장이다. 푸드원에서 보내진 완제품은 매장에서 데우기만 하면 바로 판매가 가능해 점주들의 선호가 높을 뿐 아니라, 참이맛 B2C제품이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며 TV홈쇼핑 판매에서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참이맛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탕류 및 전골류 등 다른 상품군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굽네치킨의 GN푸드도 프리미엄 친환경 닭고기 제공을 위해 정읍 가공공장을 세웠다.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농가에서 철저한 위생관리 속에 키워진 닭은 HACCP시스템이 적용된 공장에서 자동화 공정을 통해 가공된다.

가공된 제품은 닭 가슴살 전문 쇼핑몰 ‘굽네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다이어트와 연계해 닭가슴살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식품도 구성해 여성 소비자의 판매 비중이 높다.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하누소는 대표 메뉴 왕갈비탕, 우거지 갈비탕, 한우 육개장, 보양 도가니탕, 열 갈비찜, 왕 갈비찜 등을 본사 식품센터에서 완조리를 거쳐 제품을 팩포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들은 하누소 전국 매장과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온라인 오픈 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쿠팡에 입점해 2개월 간 약 10만 개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케이블 올리브 TV 프로그램 ‘올리브 쇼’에서는 마트 가이드 선정 갈비찜 1위로 하누소 왕갈비찜이 선정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타브랜드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품질과 신선함으로 식품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탄탄한 가맹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이용해 매장에서 죽과 함께 내놓고 있는 반찬류를 B2C제품으로 판매 중이다. 매장과 온라인몰 본몰(www.bonmall.co.kr)에서 판매량이 가장 높은 ‘장조림 2종’은 홈쇼핑을 통해 첫 방송에서 1억2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시장 진출

식품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식품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례도 많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조리나 메뉴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반영해 출시하는 제품은 맛이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식품업체들의 사업제안이 높은 편이다. 또한 사업 확장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메뉴 노하우와 브랜드만을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

놀부NBG는 사조대림과 제휴를 통해 ‘욕심담은 신 놀부’라는 이름으로 부대찌개 요리 3종을 출시했다. 오삼불고기와 주꾸미 철판볶음, 무교동 낙지볶음 등 ‘욕심담은 신 볶음요리’ 3종도 함께 선보였다.

대상 청정원은 유명 중국음식점 팔선생과 합작한 탕수육 제품 ‘팔선생 꿔바로우’를 선보였다. 중국 동북식 찹쌀 탕수육 꿔바로우는 팔선생의 가장 인기 메뉴로 그 맛을 그대로 재현해 상품화했다. 홈쇼핑을 통해 먼저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 제품은 대상 온라인몰 정원e샵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삼원가든 소불고기와 송추가마골 돼지고추장불고기 등 유명 맛집 메뉴를 선보였다. 빠르게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RTC(Ready To Cook)와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RTH(Ready To Heat) 제품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빙그레는 태국 레스토랑 아한타이와 합작해 냉동 볶음밥 ‘카오팟’을 개발했다. 카오팟은 볶음밥의 태국식 명칭으로 돼지고기 볶음밥인 ‘카오팟 무쌉’과 새우볶음밥인 ‘카오팟 꿍’ 2종이 출시됐다. 트레이형과 파우치형으로 제작돼 두 제품 모두 휴대성이 높다.

경기불황으로 영역 파괴 심화

전문가들은 고유 영역의 틀을 깬 영역 침범, 이종업종간의 협력 등 식품과 외식업계의 영역파괴 현상이 올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역 간의 경계는 지속적으로 모호해지고 있지만 경기불황의 여파로 그 정도가 심화될 것이란 의견이다.

한 외식업체 고위 관계자는 “식료품점(Grocery)과 음식점(Restaurant)의 콘셉트가 합쳐진 복합식품매장 그로서란트가 각광을 받고 있듯이 반대로 외식기업들의 식품시장 진출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외식업체가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분야는 식품시장”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의 무분별한 식품시장 진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식품업계의 관계자는 “메뉴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시장 반응이 시들할 경우 매장에서의 메뉴 판매량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제품들이 외식업소의 브랜드와 메뉴명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식품 관련 사고가 날 경우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맛과 포장, 홍보에서 잘 맞는 좋은 파트너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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