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떼면 영업이익 반토막
배달앱 수수료 떼면 영업이익 반토막
  • 이인우
  • 승인 2015.01.28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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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소 속앓이 딛고 ‘O2O’ 시장만 무한성장… 업계 ‘대안 없나?’
“배달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주문 건수 당 평균 11%의 수수료를 떼면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K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박모 씨의 말이다. 박씨는 지난해 초부터 배달앱 시장 1, 2, 3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등 3개사를 통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13년까지 광고전단지만 이용했지만 배달앱을 통한 소비자 주문이 크게 증가하면서 어쩔 수 없이 O2O 서비스에 의존하게 됐다.

그는 “광고전단지는 배포 직후 길어야 이틀 정도 주문이 증가하지만 배달앱은 상당한 효과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수료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만 많아지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절반 정도 줄어드는 셈”이라고 털어놓았다.

배달전문 외식업소 불만 증폭

지난해 10조 원 규모의 배달 시장에서 1조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배달앱 시장의 성장세가 외식시장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작 배달에 의존하는 외식업소들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소비자 편익을 내세운 배달앱 업체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배달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음식 값까지 앱을 통해 지불할 수 있다.

앱을 통한 결제는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 문화상품권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결제방식은 배달앱 업체가 해당 외식업소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기준이 된다. 여기다 카드수수료와 모바일 결제 수수료 등 외부결제 수수료 3.5%가 추가된다. 배달앱 업체 이용 수수료가 주문액의 12.5%일 경우, 외부결제 수수료까지 총 16%를 외식업소가 부담해야 한다.

배달앱을 통해 하루 10만 원의 주문을 받았다면 1만6천 원을 수수료로 부담하고 8만4천 원의 매상을 올리는 셈이다. 하지만 배달앱을 이용하는 외식업소 대부분이 각 업체의 복잡한 수수료율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다. 배달앱 업체마다 각각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하는데다 주문 건수 당 수수료뿐만 아니라 월 광고료를 따로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월 주문 건수 누적에 따른 수수료 할인, 주문접수 방식마다 다른 수수료율까지 따지면 계산이 더 복잡해진다. 배달의민족은 콜센터를 통한 주문접수는 9.0%, 문자는 7.0~8.0%, 앱이나 전용 단말기는 6.0~7.0%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요기요’ 수수료 필수 모바일결제뿐

이런 가운데 업계 2위인 요기요는 주문과정에서 수수료를 떼는 앱을 통한 결제만 가능토록 해 외식업소의 불만이 거세다. 요기요는 앱에 등록된 업소 리스트에 붙은 ‘빠른주문’을 통해서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반면 배달의민족과 배달통은 ‘전화주문’과 ‘바로결제’, 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전화주문을 이용할 경우 해당 외식업소와 직접 통화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고, 외식업소는 배달앱 업체의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난해 12월 현재 전화주문과 바로결제 이용 비율은 7대3 정도로 회사 수익은 전체 주문의 30%에서 얻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아직 전화주문을 선호하고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서 직접 메뉴를 상의할 수 있고 현금과 신용카드 등 결제방식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2~3회는 배달앱을 이용한다는 직장인 최영삼(서울 광진구) 씨는 “바로결제가 편리하긴 하지만 음식을 덜 맵게 해달라고 하거나 추가 부식을 원할 경우 직접 통화하는 방식이 더 좋다”고 전했다.

하지만 배달앱 시장이 정착단계에 들어서면서 바로결제 등 모바일 결제 비중이 더 커지고 외식업소의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까지 배달앱 시장 진출

대기업들도 속속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5월 LG유플러스가 중소기업 헬로월드와 제휴해 배달앱 ‘철가방’으로 배달 사업에 진출했고 소셜커머스 티몬도 같은 달 최저 수수료를 내세우며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티몬 측은 지난해 초부터 강남·잠실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배달관련 준비작업을 진행, 3천여 개의 외식업소와 제휴를 맺고 배달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의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도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마켓과 배달음식 전문 중소업체 앤팟의 제휴 방식으로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앤팟은 입점 외식업소로부터 수수료 9%(외부결제 수수료 포함)를 받아 이 중 약 12% 내외를 지마켓에 떼어주는 방식으로 배달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배달을 주로하는 외식업소들은 “대기업들까지 영세업자의 수익을 갉아먹는데 혈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외식업계 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대응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배달전문 음식점 관계자는 “한국외식업중앙회나 한국외식산업협회 등 업계 단체가 앞장서서 배달앱 업체들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한편 (사)한국배달음식업협회는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배달앱 ‘디톡’을 출시하고 수수료 없이 월 1만원의 회비만 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신규 배달앱이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등 빅3 업체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성과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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