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라면시장 ‘오뚜기’만 웃었네
쪼그라든 라면시장 ‘오뚜기’만 웃었네
  • 김상우
  • 승인 2015.01.30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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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제품 리뉴얼·마케팅 강화 점유율 상승
농심 자존심 회복 나서… 팔도 기존 제품 의존도 심화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오뚜기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 기관인 닐슨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2014년 국내 라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점유율 1위는 농심(62.4%)이며 2위는 오뚜기(16.2%)였다. 3위와 4위는 삼양식품(13.3%)과 팔도(8.1%)다.

보고서는 국내 라면 시장이 내수침체와 대형 마트 영업 규제, 대체 인스턴트 식품 시장의 성장 등으로 지난해 2% 정도 줄어든 1조9700억원에 머무른 것으로 봤다. 2013년 처음으로 2조 원 문턱을 넘었다가 다시 2조 원 미만으로 축소된 것이다.

오뚜기는 경쟁 3사의 점유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소폭 하락한 와중에 2013년 13.5%에서 16.2%로 유일하게 점유율 상승을 이끌어냈다. 업계에서는 오뚜기의 약진 비결을 두고 제품 리뉴얼과 라인업 강화, 공격적인 마케팅을 꼽았다.

실제 오뚜기는 2010년 1월부터 모든 라면에 해바라기유를 사용했으며, 간판 제품인 진라면은 최근 3년 동안 짠맛을 줄이고 매운맛을 늘리는 제품 변화를 시도했다. 또한 진라면 외에 참깨라면, 열라면, 스낵면 등도 제품 리뉴얼과 마케팅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매출 향상을 일궈냈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오뚜기는 5개 묶음을 사면 1개를 더 주는 ‘5+1’ 행사를 거의 매주 진행했고 두 묶음을 사면 10%를 더 깎아주기도 했다”며 “가격 할인 정책이 소비자들의 재구매를 불러왔다”고 했다.

오뚜기의 점유율 상승에 경쟁업체들도 분주한 발걸음을 하고 있다. 한때 70%의 점유율이 우스웠던 농심은 떨어진 점유율 회복을 위해 최근 창사 50주년 기념 제품인 ‘우육탕면’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이 제품은 면 굵기가 다른 라면의 두 배며 쫄깃함도 더하는 등 면발에 무게를 실었다.

농심 관계자는 “우육탕면은 지난 14일 출시하고 1주일 동안 10억원 어치가 팔렸다”며 “월 매출로 환산하면 라면 시장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라며 시장 초기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오뚜기에 2년 연속 2위 자리를 뺏긴 삼양식품은 히트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은 결과 몇몇 제품은 시장 철수를 단행했지만, 불닭볶음면과 같이 히트 제품을 건져내면서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팔도는 기존 제품의 나트륨을 줄이는 등 제품 개선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경쟁 업체의 전략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실제 여름철 히트제품인 팔도비빔면과 왕뚜껑 매출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특히 꼬꼬면 실패 이후 신제품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불낙볶음면을 내놓고 트렌드 따라잡기에 나섰지만 반응이 신통찮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오뚜기의 공격적인 행보가 얼마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최대 관심사”라며 “농심도 자존심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팔도와 삼양식품은 지금의 점유율을 수성하거나 더 낮아질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김상우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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