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식품·외식 결산 치킨·주점
2014 식품·외식 결산 치킨·주점
  • 김성은
  • 승인 2015.02.02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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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열풍’으로 위기극복

치킨업계는 지난해 상반기 세월호 참사와 조류독감(AI), 대형 스포츠 이벤트 부진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하반기 ‘절치부심’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지난 한 해 소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여러 식재료들을 활용한 다양한 신메뉴 출시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 ‘치맥’ 열풍에 따라 국외 진출도 활발했다.

시차 넘지 못한 스포츠 이벤트 ‘악재’

지난해 상반기 치킨업계는 세월호 참사와 AI의 여파, 동계올림픽·월드컵경기 등 대형 스포츠 특수 부진 등으로 우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업체 간 경쟁 심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반적인 씀씀이가 감소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2014년 상반기는 소치 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등 큰 스포츠 이벤트들이 몰려있어 업계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관심 하락, 시간차, 축구 국가대표팀의 성적 부진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실적은 거두지 못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여름에 열린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지만 브라질 월드컵 경기 당시 매출 증가는 15% 가량에 그쳤다”며 “이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50~90% 늘어난 것에 비하면 거의 영향이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배달 시장은 선전

하지만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비교적 선전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경기침체로 외식은 감소했지만 배달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시장이 확대하면서 대표적 배달업종인 치킨이 상대적으로 매출 증대의 효과를 봤다.

지난해 12월 말 농림축산식품부·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4 국내 외식트렌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주문배달 음식 중 치킨의 비율은 약 30%로 가장 높았다. 또 주로 이용하는 음식점 비중도 치킨은 39.0%(2012년)에서 53.2%(2014년)으로 증가했다.

‘까다로운 고객 입맛 잡아라’ 신메뉴 열전

2014년은 치킨 업체가 많은 신메뉴를 개발해 출시하고 시장에 안착시켰다. 외식업계 인기 식재료인 치즈를 활용한 메뉴가 치킨업계를 점령했다. 네네치킨의 ‘스노윙치킨’이 먼저 출시돼 인기를 끌었고 이어 멕시카나치킨의 ‘눈꽃치즈치킨’과 bhc의 ‘뿌링클’ 등이 연이어 출시돼 화제를 모았다.

‘허니’ 바람이 치킨 시장에도 불었다. 교촌치킨의 ‘허니시리즈’는 허니열풍의 수혜자가 됐다. 허니시리즈 ‘허니콤보’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200% 증가했다.

BBQ치킨은 치킨의 고급화를 표방하고 프랑스 요리의 느낌을 가미한 ‘빠리치킨’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이어 ‘뉴욕속안심텐더’와 ‘이스탄불치킨’ 등 다양한 신메뉴도 이목을 끌었다.

bhc치킨은 애피타이저와 메인 디시, 디저트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를 표방한 ‘별에서 온 코치’가 독특한 이름과 제공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굽네치킨은 2013년 말 출시한 ‘고추 바사삭 치킨’을 지난해 본격적으로 광고·마케팅하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콤한 고추를 넣은 치킨 메뉴로 가파른 매출상승을 이어갔다.

‘치맥’ 한류열풍, 해외 시장 진출 탄력

‘치맥’으로 대표되는 치킨의 한류열풍에 업체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지고 국내 매출도 증가했다. 배우 전지현이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국내는 물론 중국 등의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치맥 한류열풍이 분 것이다.

한류열풍이 지속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진출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교촌치킨은 2014년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신규 매장을 잇따라 출점했으며 중국 상하이와 태국에도 매장을 확대했다.

페리카나도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했고 네네치킨은 주 공략지인 싱가포르 매장 확대를 이어갔다. 굽네치킨도 오랜 준비 끝에 홍콩에 합작법인 형태로 침사추이점을 오픈하며 첫 해외진출에 나섰다.
한류스타, 국민동생, 천만 배우… 광고 모델 경쟁도 치열

치맥 한류열풍에 힘입어 해외에 진출한 치킨 업체들의 매출도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방영 후 중국 내 매장 매출은 50~100%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의 한류열풍에 따라 광고모델로 한류스타를 기용하는 등 업계 내 모델 경쟁도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BBQ치킨은 관객 천만 동원 영화배우 류승룡을 기용해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기록한데 이어 매출 또한 500% 가량 증가시켰다.

교촌치킨은 한류스타 이민호를 모델로 기용하며 덕을 톡톡히 봤고 bhc치킨은 ‘치맥 여신’으로 불리는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우며 지난해 눈에 띄는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페리카나는 지난해 말 기존 씨스타에서 남성 아이돌그룹 2PM으로 모델을 전격 교체하며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고 멕시카나치킨도 ‘국민동생’ 아이유와의 계약을 이어가며 치열한 광고전을 펼쳤다. 네네치킨은 국민MC 유재석과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며 네네치킨=유재석 이미지를 강화했다.

업체 관계자는 “메이저 치킨 브랜드들의 경우 유명 광고모델을 기용하고 광고비를 전년대비 30% 이상 늘리는 마케팅으로 불황에 매출신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매스티지화’ 바람

외식업계에 불고있는 ‘매스티지’ 바람이 치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기존 배달 음식 이미지를 벗고 대형화·‘매스티지화’된 브랜드 론칭 및 가맹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기존 배달전문점 이미지에서 벗어나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형 매장 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매장 규모와 고급메뉴로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점 업계, 크래프트 비어로 활력 받아

지난해 주점업계는 장기 경기침체와 각종 악재로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고객 욕구에 맞춰 브랜드 리뉴얼 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며 반등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상반기 인기몰이를 했던 스몰비어 열풍은 유사 브랜드 난립으로 위기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크래프트 비어와 수입맥주 성장세가 이어지며 대형 규모의 크래프트 비어 펍이 하반기 이슈로 떠올랐다.

경기 침체·각종 악재에 ‘월드컵 너마저’

주점업계는 각종 악재가 많았던 2013년에 이어 지난해도 장기 경기 불황과 각종 사고 등으로 힘겨운 1년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특히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주점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4년 외식업경기지수에 따르면 2013년 3/4분기 이후 차츰 상승하던 지수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분기에 71.28포인트로 전분기에 비해 2.56포인트 급락했다.

전체 외식업 가운데에서도 주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 27일 발표된 2014년 4/4분기 외식업 경기지수는 지난 1분기 73.84포인트에서 70.67포인트로 하락했다. 특히 유흥주점(62.00)과 기타주점(68.98)의 하락폭이 커 주점업계가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점업계는 수익성도 낮았다. 지난해 10월 한국외식업중앙회가 밝힌 ‘전국 음식점 업종별 월 매출·이익·이익률’에 따르면 기타주점의 월매출은 592만 원으로 평균치에 밑돌았고 월이익은 189만 원에 그쳤다. 여기에 경영주의 인건비를 제외한 월이익은 54만 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점업계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특히 접대와 단체 회식이 많은 직장인들의 발길이 확 줄었다”며 “사고 후 약 2주간은 전년동기 보다 매출이 20~30% 정도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특수를 기대했던 여름철 스포츠 빅 이벤트도 시들했다.
스몰비어 인기, 유사 콘셉트 브랜드 난립으로 ‘위기’

불황 속에서도 인기를 얻은 이른바 ‘불황형 아이템’이 스몰비어다. 스몰비어는 낮은 창업 문턱과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주와 고객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가을 열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최 박람회에는 스몰비어 브랜드만 10개가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스몰비어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스몰비어 인기에 편승한 유사 콘셉트 브랜드 난립 등 과당 경쟁에 따른 거품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스몰비어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올 1월 기준 50여 개에 달했다. 등록하지 않은 업체까지 감안하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스몰비어는 올 상반기 안에 구조조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본사의 철저한 관리와 차별성 등이 없으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트 비어·수입맥주 급성장, 대기업도 뛰어들어

지난해 주점업계 또 하나의 이슈는 크래프트 비어(수제맥주)와 수입맥주 열풍이다. ㈜인토외식산업은 ‘와바’를 크래프트 비어와 세계맥주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탭하우스 스타일의 ‘리얼 비어&크래프트 와바’로 전면 리뉴얼했다.

와바는 인테리어와 메뉴 등 일부 변화를 주는 기존의 리뉴얼과 달리 기존 판매 맥주를 대폭 조정해 크래프트 비어와 세계맥주를 주요 상품으로 생맥주 탭 10~15개가 있는 탭하우스로 탈바꿈 시켰다.

리치푸드㈜ 역시 지난해 상반기 수제맥주 전문 펍 ‘치르비어플러스’를 론칭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맥주 양조 업체인 세븐브로이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기업도 펍을 오픈하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크래프트 비어 펍 ‘데블스도어’의 문을 열었다. 매장에서 직접 양조한 크래프트 비어를 포함해 다양한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연일 고객을 줄 세우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로 새롭게 출발

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노력은 브랜드 리뉴얼과 론칭으로 이어졌다. 특히 오랜 연혁의 메인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콘셉트로 리뉴얼을 진행한 기업들이 많았다.

리치푸드는 10년 이상 된 ‘피쉬&그릴’을 레스토랑형 주점 ‘피쉬&그릴 too’로 리뉴얼해 이목을 끌었다. ‘와라와라’를 운영하는 ㈜에프앤디파트너도 올해 ‘군선생’ 브랜드의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다. 에프앤디파트너는 스몰 펍 ‘군반장’도 론칭해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이 운영하는 ‘와타미’도 지난해 9월 정통 이자카야 콘셉트를 강화해 리뉴얼 오픈했다. ‘투다리’를 운영하는 ㈜이원은 투다리의 환경 정비 사업을 진행해 점포환경개선으로 가맹점주와 고객들의 편의개선에 힘썼다. 또 ‘오리진 투다리’, ‘오사카오쇼’도 론칭했다.

업계 ‘불황 키워드’에 맞춘 마케팅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도 장기 불황에 맞춰 고객이 선호하는 ‘불황 키워드’를 마케팅에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불황 키워드에 맞춘 전략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실속형 메뉴 개발과 저가 마케팅이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객단가 하락에도 메뉴 가격을 내리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 펍 에일코너스는 지난 하반기 메뉴 가격을 인하했다. 또 적은 양의 음식을 작은 접시에 담아 주문해 즐기는 방식인 ‘스몰 플레이트’도 증가할 전망이다.

주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세계맥주를 비롯한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펍 형태의 대형 매장 증가 등 주점 양극화도 심화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가 지나봐야 스몰비어의 지속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몰비어 브랜드가 저가 주점시장을 이끌고 한편으로 펍 형태의 대형 매장이 증가하는 등 주류 업계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은 기자 fresh01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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