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식당,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해외 한식당,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 관리자
  • 승인 2015.02.27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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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사)대한민국전통음식총연합회 회장
필자는 몇 년 전부터 해외 한식당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식 전문가 교육을 해오고 있다. 현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열기가 매우 뜨겁다. 올해도 파리와 런던에서 전문가 교육을 진행했는데 참가자들의 열의가 열망에 가까울 정도로 대단했다. 우리 한식이 비로소 붐을 타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앞장서고 민간단체들의 전문성이 결합하면서 해외 한식당의 수준이 상당히 개선됐고, 한식의 고급화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선진국 주요 도시마다 고급 한식당이 들어서 한식 또한 인지도를 넓히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속의 한식’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오감을 움직여야 하는 음식과 음식을 파는 공간으로서의 경쟁력 기반이 여전히 허술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교육을 하면서 조리교육보다 더 강조하는 오감만족 요소 몇 가지는 바로 마케팅 전략이다.

우선 코리아 브랜드라는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일부 해외 한식당들이 아직도 일식당 뉘앙스를 풍기는 간판을 내걸고 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여러 가지 음식과 가스 냄새가 진동하기도 한다. 한류가 지구촌을 흔들 만큼 코리아 브랜드가 호감을 얻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과 한식 이미지를 동일시할 수 없다.

한류의 특징은 활력이 넘치면서도 가족적인 분위기를 중시하는데 이러한 정서에 반하는 분위기는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차분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분위기는 접대나 비즈니스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합당한 격식을 갖춰야 한다.

두 번째는 뚜렷한 콘셉트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한식은 세부적으로 궁중, 향토, 약선, 사찰, 발효음식 등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그냥 광범위한 ‘한국음식 전문점’이 아닌 보다 전문화된 한국 ‘OO음식 전문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세부 테마가 있으면 궁금증이 생겨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며, 그 궁금증에 답할 수 있는 전문적인 몇 가지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 서비스하는 식당이 고객들에게도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불고기와 삼겹살이 주메뉴라면 한국의 회식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해 즉석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바비큐 느낌으로 콘셉트를 잡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조용하고 가족적인 고급 레스토랑이든 생동감 넘치는 회식 분위기의 한식당이든 큰 틀에서의 추구하는 콘셉트가 분명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한국문화가 잘 접목된 전통한식을 확대해야 한다. 외국인들에게 한식은 음식으로서의 탁월한 가치를 지닌 민족 고유의 전통음식이라는 특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음식은 단순 호기심으로 끝나서는 생명력이 없다.

음식에 대한 안전, 안심, 건강 욕구가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소울푸드’로서의 가치 지향성은 수준 높은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주요한 마케팅 요소가 될 수 있다. 음식의 특징과 함께 음식에 얽힌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글귀와 동영상 등을 제공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듯하다. 한국 고유의 문화를 접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스 신화 못지않은 신비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통해 소통의 비밀을 풀어가는 독보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동포 1세대가 음식을 만드는 것에 치중했다면 2세대들은 전통뿐만 아니라 현지에 맞는 스타일링과 서비스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즉 1세대가 ‘한식은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자부심을 가졌다면 2세대는 그 고유한 특징을 바탕으로 현지화를 통해 현지인들의 선호도를 높여야 한다. 이렇게 한식이 지닌 오감만족의 요소가 잘 어우러진다면 성공은 눈에 보일 것이다. 뉴욕이든 런던이든 고객들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낼 준비가 되어있지만 결코 아무 곳에서나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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