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10%이상 “주문 늘어도 순익은 줄어”
배달앱 수수료 10%이상 “주문 늘어도 순익은 줄어”
  • 이원배
  • 승인 2015.03.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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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 경쟁 치열해 ‘울며 겨자 먹기’로 등록…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배달애플리케이션에(배달앱) 대한 수수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배달 주문이 가장 많은 치킨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업계는 현행 수수료율은 과도하다며 절반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싼 수수료, 마진 축소로 이어져

서울 영등포에서 10년째 치킨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는 최근 매출의 10% 이상을 배달앱 수수료와 관련 비용으로 지출했다. 배달앱 5곳에 업소를 등록했기 때문이다. 10%라고 하지만 적지 않은 규모다. 앱을 통한 주문 1건당 많게는 12.5%의 수수료를 내고 일부 업체에는 월 5만 원 안팎의 광고비도 내야 한다. 그는 “수수료가 아깝지만 다른 가게도 많이 이용하다 보니 안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일선 점주들이 얼마 되지 않는 마진이 그나마 줄어들기 때문에 배달앱의 수수료를 많이 부담스러워한다”며 “하지만 다른 가게도 많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안 쓸 수도 없어 난감해 한다”고 말했다.

배달앱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치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배달 주문 메뉴 중 치킨은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3명 중 1명은 치킨을 주문하는 셈이다.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 등의 중식(26%)보다도 높다. 인기 배달 메뉴이지만 그만큼 업체도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매출 증대를 위해선 부담되는 수수료에도 가입을 피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울며 겨자 먹는 심정’인 것이다. 한 배달앱 업체에 등록한 업소 비중을 보면 치킨전문점이 30%로 중식(15%)과 족발·보쌈(10%)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전화 주문하면 서비스 더 주겠다’

점주들은 수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전화 주문을 요청하는가 하면 서비스 품목 추가 제공과 쿠폰을 줄이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점주는 “배달앱을 이용하면 주문 한 건당 10% 이상의 수수료가 들어간다”며 “직접 전화주문하면 콜라를 무료로 더 드리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수료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배달앱 수수료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자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섰다. 지난해 11월 말 장덕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스마트폰 배달앱의 수수료가 적정한 지,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지 등을 소비자단체를 통해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합리적 거래·소비문화 확산 사업’에 배달앱도 대상에 포함해 조사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달 말이나 4월 초쯤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수수료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치킨 업체 관계자는 “현재 빅3의 수수료율은 너무 높다”며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가맹점주와 앱 운영 업체의 이해는 상충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적절한 수수료율을 찾기 위한 논의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달앱 수수료는 논란 속에 초창기에 비해 많이 내렸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게 업체 입장이다.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민족’ 수수료율은 5.5~9%(광고비 별도), 업계 2위 ‘요기요’는 12.5%, 3위 ‘배달통’은 2.5%(광고비 별도)로 알려졌다. 여기에 부가가치통신망(VAN)의 수수료 등까지 합치면 요율은 더 늘어난다. 가뜩이나 레드오션인 치킨 업계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수료 무료’ 앱 출시 봇물

상황이 이렇자 외식업 관련 단체는 물론 일반 회사도 ‘수수료 0%’를 표방한 앱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배달음식업협회는 지난해 말 ‘디톡’을 내놓고 서비스 중이고 한국외식산업협회도 ‘트래퍼닷컴’을 지난해 말 출시해 운영 중이다. 디톡과 트래퍼닷컴은 수수료가 없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푸드인’을 올 4월 말 출시하기로 했다. 푸드인은 현장에서 직접 결제할 경우 수수료가 없고 휴대폰 결제시 VAN 수수료 3%만 부과한다. 일반 업체인 OTOO는 지난달 말 무료 배달 앱 ‘달식이’를 내놨고 산다오공오도 ‘배고파’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무료앱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낮아 이용률은 낮은 편이다. 자본이 충분치 않아 대 소비자 광고 홍보도 어렵다.

이원배 기자 i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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