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진 칼럼]식당의 좌석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
[김맹진 칼럼]식당의 좌석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3.1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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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날이 몹시 추운 2월의 어느 저녁, 친지들과 식사를 위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성북동의 한 이름난 식당에 갈 기회가 있었다. 식당 앞 도로는 손님들이 타고 온 차들로 가득했고 식당에서 멀리 떨어진 주차장에까지 차들이 가득 들어차있었다.

식당은 식사중인 손님으로 가득해서 곧바로 입장할 수 없고 식당 입구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했다. 대기실에는 입장을 기다리며 긴 의자에 일행끼리 모여 앉아있거나 서성이는 사람들로 붐볐다. 대기실이래야 처마 밑에 비닐로 천막을 둘러치고 의자와 난로를 설치해둔 게 고작이어서 영하로 떨어진 기온을 견디는 게 쉽지 않았다.

유리창 너머로 식당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테이블이 생기면 매니저의 호출에 따라 대기고객들은 순서대로 입장할 수 있었다. 그날따라 추위가 심해, 난로가 몇 개 있긴 했어도 비닐 천막 안에서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고역이었다.

추위에 떨다가 겨우 안내를 받아 앉은 자리의 주변에는 식사가 끝나가고 있거나, 이미 식사를 끝내고 담소를 나누는 테이블이 있었다. 그런데 바로 옆의 식사가 끝난 테이블에는 3쌍의 중년 부부들이 앉아 계속 담소를 이어가고 있었다. 창밖에는 영하의 기온을 견디며 유리창 안을 연신 기웃거리는 손님들이 있는데, 그들은 아이들을 외국에 유학 보내고 나서 겪는 이러저러한 경험들을 주고받고 있었다.

대개 식사가 끝난 테이블은 빈 그릇과 먹고 남은 반찬 그릇, 음료수잔 등이 가지런하지 않은 모양으로 널려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한식은 반찬이 이것저것 함께 나오기 때문에 식사가 끝난 테이블이 단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먹을 때는 좋았던 음식 냄새들이 식사가 끝난 다음에는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디저트가 나오는 곳이라면 당연히 테이블을 치우고 디저트를 즐기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일품요리만 먹고 끝나는 경우, 식사를 마치고 좀 더 나눌 이야기가 있다면 대개는 다른 장소로 옮겨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상식이다.

식당의 좌석 수는 한정되어있다. 손님이 제아무리 많이 몰려와도 준비된 좌석 수 이상은 받을 수가 없다. 늘어난 손님 수에 따라 좌석 숫자를 늘리기 어렵고 기껏 보조의자 몇 개를 더 준비했다가 사용하는 게 고작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식당의 관리자나 경영자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손님이 집중적으로 몰려오는 피크시간대에 좌석회전율을 높이는 것은 공급능력의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경영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창밖에는 영하의 날씨에 입장을 고대하는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식사가 다 끝난 테이블에 앉아서 한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손님들을 그대로 보고만 있는 것은 고객관리에도 매출관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 훈련받은 종업원들의 활약이 필요하고 관리자의 관리능력이 발휘되어야 하는 것이다.

식당의 종업원들은 단순히 음식을 나르고 테이블을 치우기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훈련받은 종업원은 오늘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를 알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안다. 아무리 바빠도 손님이 앉아있는 테이블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금방 알아차리고 손님이 부르기 전에 먼저 손님의 의향을 묻는다. 손님들과 끊임없이 입으로, 눈으로, 표정으로, 몸짓으로 소통한다.
 

손님이 집중되는 시간대의 좌석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곧장 나갈 수 있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는 더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서 추가주문을 받거나, 식사가 끝났는데도 나가지 않고 머물러있는 손님에게는 테이블을 정리해도 되겠는지를 묻고 빈 그릇을 빼내거나, 부족한 소모품이나 집기를 채워 넣어야 한다. 손님이 자신의 식사가 끝났음을 알 수 있게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단 손님이 기분 나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때로는 매니저가 손님에게 솔직하게 부탁드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손님,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오늘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인데도 손님들이 많이 오셨네요. 아직 밖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서 오늘은 조금만 일찍 자리를 내주시면 안 될까요? 다음에 또 오시면 제가 맛있는 차를 준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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