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스, 중국 진출 외식업체 무상지원 나선 까닭은?
시아스, 중국 진출 외식업체 무상지원 나선 까닭은?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5.04.04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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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과 외식업체의 ‘행복한 상생’ 추진… 중국시장 연착륙 돕는 프로젝트
▲ 중견 식품기업 시아스가 중국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 5곳의 빠른 현지화를 무상으로 지원하기 위한 '상생 프로젝트'를 시행할 계획이다.

중견 식품기업 ㈜시아스(대표이사 최진철)가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 지원에 나선다.

외식업체 지원은 지난해 4월 준공을 마친 뒤 11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시작한 중국 현지 공장에서 진행한다. 이역만리 낯선 외국 땅에서 이뤄지는 식품기업과 외식업체의 상생 프로그램이다.

시아스는 지원 대상업체로부터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을 계획이다. 말 그대로 무상 지원인 셈이다. 시아스가 왜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까 궁금하다. 본지는 3차례에 걸쳐 시아스가 진행코자 하는 중국 진출 외식업체 지원사업 내용을 전한다.

“많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 외식시장 규모와 발전 전망만 보고 현지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외식업체는 우리나라와 너무 다른 중국의 법적・제도적 장벽과 현지 시장정보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진철 시아스 대표이사의 말이다. 최 대표는 대외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CEO로 알려져 왔다. 언론 노출도 반기지 않는다. 그런 그가 자청해 기자를 만났다. 중국 현지 공장과 시아스의 탄탄한 인적·기술적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외식업체를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베이징 공항 40분 거리 다창공장 가동

시아스 중국 공장은 베이징 시내에서 60㎞ 떨어진 하북성 랑팡시 다창현에 자리 잡았다. 베이징공항에서 40분 거리다.

시아스는 농식품 펀드 운용사인 나우IB캐피털의 투자금 200억 원 중 105억 원을 투입해 HACCP 기준에 맞는 최신 설비의 공장을 준공했다. 대지면적 1만3331㎡, 건축면적 6606㎡ 규모다. 연간 최대 1만4700t의 마요네즈, 각종 소스, 드레싱, 냉동 볶음밥, 냉장 도우, 샐러드 생산이 가능하다.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한지 한 달 만에 글로벌 외식기업인 YUM Group의 엄격한 Star Audit를 통과, 지난해 12월부터 현지 피자헛 점포에 냉장도우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미스터피자 중국 법인 등과의 협력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상하이시의 5성급 호텔 레스토랑에 고급 식자재를 공급하는 한편, 베이징 지역 롯데마트에 마요네즈, 각종 소스, 토마토케첩, 냉동밥 등을 출시해 절찬리에 판매하고 있다.

시아스는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2년 안에 새로운 공장을 증축해 가동할 계획이다. 또 3년 안에 중국 남부의 거점도시 상하이에 2번째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당장은 다창공장의 비즈니스 진행만으로도 바쁜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 지원까지 떠맡기로 한 이유는 최 대표의 안타까움 때문이다.

현지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이 중국 외식시장의 규모만 보고 진출했다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업체를 직접 보고 내린 결정이다. 또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나 마땅한 기반이 없는 중소 외식업체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사무실부터 현지 파트너 물색까지 지원

▲ 시아스가 앞으로 국내 외식업체의 중국 현지화를 지원하는 전초기지가 될 베이징 인근 다창공장의 모습.

시아스는 우선 5개 업체를 선정, 밀착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제한된 예산과 인력 문제로 인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중국 진출 외식업체에 대한 지원 내용은 △다창공장의 사무실 및 집기 비품 제공 △메뉴의 현지화 및 원부자재 조달방안 검토 △다창공장 연구소의 시설·장비 및 현지 직원을 통한 R&D 지원 △현지 파트너 물색 및 점포 확보 방안 마련 등이다. 이러한 지원은 모두 무상으로 제공된다. 시아스는 이미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한 곳에 대한 지원을 진행 중이다.

시아스로서는 당장 남는 게 없는 사업이다. 혹자는 무상 지원을 빌미로 다창공장에서 생산하는 소스 등을 판매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규모 외식업체에 대한 소스 공급은 시아스로서 부담이 더 큰 사업이다. 얼마 되지 않는 물량을 맞춰주기 위해 대형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일은 전체 공정에 방해만 된다.

시아스 관계자는 “국내 외식업체를 지원한다고 해서 모든 업체가 현지에 뿌리내릴지는 미지수”라며 “설사 중국에 기반을 잡는다 해도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해당 업체가 시아스의 식재를 사용하더라도 5년까지는 남는 게 없는 장사라는 뜻이다.

시아스는 이같은 비즈니스 효과를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중국 진출 초기 한국에서 원자재, 소스 등을 수입하면서 시간과 비용 등을 낭비하는 사례를 줄여줘야겠다는 의지로 내린 결정이다.

시아스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에 현지의 위생적인 공장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해 표준화된 제품을 소량이라도 생산해 공급해줌으로써 영업에만 전념토록 하기 위해 지원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진출 외식업체 식재수급 어려움

중국에 진출한 외식업체들은 실제로 현지 물류공급체계 확보를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로 꼽고 있다.

지난해 12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펴낸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는 80개 사(社), 92개 브랜드에 총 150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조사에 참여한 57개 외식업체 중 73.7%(복수응답)가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물류공급체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현지 정부 관계자 및 외식업 관계자 등과의 현지 네트워크 구축(71.9%), 현지 법규체계의 이해(5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 매장 운영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52.6%가 식재료 수급문제를 꼽아 가장 많았고 50.9%가 현지 법과 제도에 대한 이해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수입식품에 대한 통관과 검역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국내 외식업체들이 한국산 식재를 사용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더욱이 어렵게 수입한 한국산 식재가 현지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을 경우 투입한 비용과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된다.

식재수급 문제와 빠른 현지화는 정부 지원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해외 진출 외식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사업은 컨설팅과 현지 정보 제공, 현지 식품 박람회 참가 지원 등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지원사업에 대한 외식업체의 인지율도 낮은 편이다. aT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부 지원사업에 대해 알고 있다는 업체는 31.3%였고 이 중 실제 지원을 받은 업체는 4.2%에 불과했다. 현지 파트너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자칫 허술한 현지 파트너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등을 맺을 경우 원활한 시장 정착은커녕 막대한 손실을 입고 철수하는 최악의 사례를 남기게 된다.

식재료 확보도 쉽지 않다. 해외 진출 외식업체 57곳에 대한 조사결과 한국에서 식재료를 수입해 쓰는 비율은 49.1%였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조달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식재료를 수입하는 이유는 ‘음식 맛의 고유성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78.6%로 가장 많았고 프랜차이즈 본부의 매출 확대가 50.0%(복수응답)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현지 조달 이유로는 51.7%가 현지 검역 및 통관절차의 어려움을 꼽았고 37.9%는 물류비용의 부담, 31.0%는 보관 및 유통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에서 식재료를 수입하는 국가는 17개국 가운데 중국이 5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파우더형 소스류가 67.9%, 액상형 소스류 57.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중국에 진출한 외식업체 중 한국산 식재료를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향을 밝힌 비율은 61.8%에 달했으나 통관과 검역 문제로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식재료 가운데 소스류는 맛을 유지하는 결정적인 요건이지만 이를 수출할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 등의 실제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또 소스류를 일일이 수입할 경우 관세 부담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지 매장의 수익성도 낮아진다. 여기다 중국의 경우 통관 과정에서 1~2개월 이상 항만에 묶여있는 경우도 흔하다.

시아스 유·무형 자산 무상으로 제공

▲ 기술선도 기업 시아스의 청주공장 R&D 연구실 모습. 시아스는 중국에서도 현지 연구인력을 투입해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제품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현지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들에게 개발 성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foodbank.co.kr

시아스는 이같은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진철 시아스 대표는 지난 1997년부터 외국계 합작법인 아그라나㈜의 아시아·호주지역 사장을 맡은 뒤 중국 법인을 설립했고 현지 공장을 준공하는 등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 중국 외식시장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외식업체의 빠른 현지화를 지원할 수 있다.

시아스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여러 가지 음식으로 테이블을 가득 채우는 ‘한상 문화’에 익숙하다”며 “중국시장에 진출한 많은 한국 외식업체들이 이러한 실정을 몰라 단일 메뉴만 준비했다가 고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한식의 고유한 맛에 의존하다가 현지인들로부터 외면받는 일도 있다. 시아스는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 외식업체들이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아스는 글로벌 식품기업이 대거 진출한 중국 현지에서 최고급 소스와 드레싱, 마요네즈 등을 개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한류와 한식 세계화에 맞춰 다양한 냉동밥 생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지의 연구 인력을 통해 중국인들의 식생활에 맞는 고급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시아스의 중국 시장 진출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외식업체는 이러한 유·무형의 자산을 무상으로 지원받게 된다.

최 대표는 “국내 외식업체들이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지난 24년 동안 다국적 기업을 경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성공적인 중국 투자경험을 외식업체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번 지원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술 선도적인 식품기업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외식업체의 ‘행복한 상생’이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펼쳐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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