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해외진출만이 불황 돌파구일까?
성급한 해외진출만이 불황 돌파구일까?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5.04.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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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음료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과 맞물려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에 이어 할랄식품이 관심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4년 국내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진출 외식기업은 120개 업체(138개 브랜드)로 집계됐다. 매장 수는 3726개로 2013년(2717개)보다 37%(1009개) 늘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은 몇 안 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 해외 요지에 있는 매장은 상징성 있는 보여주기식 매장으로 전락했고, 예상과 달리 수익이 나지 않지만 쉬쉬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해외 사업은 쉽지 않다. 외식공룡 CJ푸드빌도 지난해 8월, 10년 만에야 해외매장 200개를 넘어서며 뚜레쥬르와 비비고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해외 진출만이 외식업계 불황 타개를 위한 유일한 돌파구일까? 전문가들은 최근 외식기업들의 해외진출은 엔터테인먼트 한류 바람에 편승한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한류열풍이 식는다면 무리하게 해외로 나간 외식기업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달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1500호점을 돌파한 이디야커피는 ‘우선’ 국내시장 선점을 목표로 삼았다. 1500개를 넘어 내년 초 2천개, 이후 국내에 3천개의 매장을 만든 후에야 세계에 이디야 고유의 커피 문화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디야의 이런 결정 배경에는 해외사업에 대한 아픔이 있다. 2005년 9월 첫 해외진출 매장인 베이징 1호점을 오픈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당시 이디야는 국내에 16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었다. 준비 없는 성급한 해외진출이 불러온 화였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무작정’ 해외진출의 실패를 야구에 빗대어 말한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좀 던진다는 투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일류 선수가 모인 MLB(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해 고작 1~2년 버티다 복귀하는 꼴과 비슷합니다. 국내에서 크게 활약한 야구선수라도 해외 무대는 힘들 수 있습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기량을 닦은 기업이 크고 작은 변수에 부딪혀 해외에서 철수하는 브랜드가 부지기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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