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편집 논란 ‘이영돈 PD’ 유제품 광고모델
악마의 편집 논란 ‘이영돈 PD’ 유제품 광고모델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4.04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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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푸드 발효유 광고 모델 해놓고 그릭요거트 검증 방영… JTBC 방송 잠정 중단 결정
▲ 논란이 된 ‘이영돈PD가 간다’의 그릭요거트 방송 장면(왼쪽). 롯데푸드의 ‘베네콜’ 제품 광고. 사진=방송화면 갈무리

고발 프로그램으로 스타덤에 오른 JTBC의 이영돈 PD가 롯데푸드의 유제품 광고모델로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채널A에서 ‘먹거리X파일’로 화제를 모은 이 PD는 JTBC로 옮겨와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서 그릭요거트 검증에 나섰다가 방송 왜곡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와 맞물려 롯데푸드 광고 모델로 출연해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허락 없이 몰래 촬영해 보도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3월 15일 전문가와 함께 국내에서 시판중인 요거트 제품 8가지와 요거트 전문점에서 판매 중인 제품을 평가했다. 방송에서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요거트 중 그릭요거트라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며 “방문했던 요거트 전문점의 제품은 디저트 느낌”이라고 했다.

방송이 나간 후 해당 요거트 업체 대표는 “제작진이 우리나라에서 첨가물 없이 발효시키는 그릭요거트를 만드는 업체가 우리밖에 없다면서 계속 촬영 요청을 했지만 여러 번 고사했다”며 “그런데 우리 가게에 몰래 와 촬영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업원이 제작진에게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무가당 그릭요거트가 있다고 추천했음에도 다른 토핑이 들어간 요거트를 먹었다”고 했다.

논란이 되자 이PD는 방송을 통해 “제작진의 실수로 무가당에 대한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며 해당 업체에 사과했다.

이에 JTBC는 해당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방송의 공정성 부문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PD의 광고 출연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JTBC는 “탐사 프로그램의 특성상 연출자이자 진행자인 이PD가 특정 제품 홍보에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탐사 보도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선 것은 공정한 탐사 보도를 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3월 26일과 29일 방송 예정이던 프로그램은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영돈 PD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롯데푸드 측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이전부터 이영돈 PD를 모델로 섭외했고 그릭요거트가 방송에 나갈지 전혀 몰랐다”며 “방송과 광고 모델 활동이 논란이 돼 안타깝고 광고 중단 여부는 논의 중”이라고 했다.

공정성 외면한 논란 제조기

그동안 이 PD는 자신이 출현한 고발 프로그램으로 해당 업계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 지난해 5월 16일 방송된 먹거리X파일 ‘벌집 아이스크림’편에서는 벌집이 양초를 만드는 파라핀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벌집 아이스크림 전문업체 관계자는 방송이 나간 후 “우리는 천연 벌꿀을 사용했고 프로그램의 시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모든 업체가 양초 파라핀을 사용한 것처럼 보도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해 1월 17일 방송된 ‘간장게장’편도 큰 논란을 낳았다. 간장 게장이 얼어 있고 비린 맛이 난다는 내용의 방송에 당시 고발됐던 가게는 “영업시간이 종료됐는데도 출연진들이 방문해 해동이 덜 된 게장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2013년 12월 6일에는 시판 중인 라면이 인체에 매우 해롭다며 건강한 라면을 만들자는 내용을 방영했다. 프로그램은 라면 이름 공모전을 개최해 1등 ‘이영돈 PD의 착한라면’, 2등 ‘제가 한번 먹어보는 착한라면’, ‘이영돈이 엄마라면’ 등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이 나가기 전인 5월 31일, 착한라면은 상표 출원을 마친 제품으로 밝혀졌다. 당선작들도 대부분 상표등록을 마쳐 해당 제품을 홍보해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2007년 10월 5일에 방송된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에서는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보도돼 법정 싸움까지 갔다. ‘참토원’을 운영하는 탤런트 김영애 씨는 이영돈 PD와 KBS를 상대로 200억 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은 1심에서 “황토팩에서 검출된 철 성분이 분쇄기가 마모돼 생긴 것이라는 보도로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 단정할수 없다”며 “이영돈 PD 등 2명과 KBS가 참토원에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푸드 패디즘의 일종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언젠가 한번은 터질 일이었다는 시각이다. 일부는 이 PD의 프로그램이 푸드 패디즘(food faddism)의 일종이라 비판했다.

패디즘은 일시적인 유행을 말하며 푸드 패디즘은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는 과장된 유행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특정 음식이 건강을 해친다는 오해를 부르는 것도 푸드 패디즘이다.

일본 응용노년학회 이사장인 시바타 히로시(柴田博) 의학박사는 “해로운 먹을거리도 완벽한 먹을거리도 없다”며 “하루 동안 먹는 식품 종류가 많을수록 건강을 유지하고 오래 산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업계가 언론매체나 그 종사자와 함께 이익을 꾀하는 것도 푸드 패디즘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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