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새바람 한식뷔페, 한식 저변확대 기회 삼아야
한식의 새바람 한식뷔페, 한식 저변확대 기회 삼아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4.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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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자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사)대한민국전통음식총연합회 회장

외식업 시장에 ‘한식’ 브랜드가 새로운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가히 위력적이다. 그 세찬 기세가 금방 사그러들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더욱 저변을 넓히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다면 그 어떤 업종보다 생명력이 강할 것 같고, 문화적 우위도 점할 수 있을 듯하다. 최소한 현재 상황으로는 그렇다.

최근 시장을 넓혀가며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한식뷔페’가 그 뉴스의 주인공이다. 한 달 전에도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진다. 

한류 콘텐츠와 아이콘이 이 땅에서 먼저 붐을 일으키던 초기의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그 여세를 몰아 아시아와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가던 그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이 현상을 들여다보는 마음이 조금 흥분된다. 지난 여러 해 동안 한식세계화라는 명목으로 정부 차원의 상당한 투자가 있었던 터라 이제 그 시너지를 살펴야 할 시점에서 자생적 발화점을 찾은 듯해 더욱 반갑다.
 
한식은 그야말로 우리 음식인데 웬 호들갑이냐 싶겠지만, 워낙 오랫동안 이런 분위기를 기다려왔기에 평생 전통음식을 연구해 온 필자로서는 심정이 간단치 않은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를 풍미하던 서양식 패밀리 레스토랑을 기억할 때마다 ‘한식이 잃어버린 자리를 빨리 되찾아야 할텐데…’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 다행스러운 것은 한식 이미지가 전통한식의 재해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옛것’으로 치부되던 낡은 이미지도 향수와 신뢰를 주는 안심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계절밥상’, ‘자연별곡’, ‘올반’ 같은 브랜드들이 대열에 합류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하나같이 대기업들이어서 시장 왜곡 등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그 부문을 일단 논외로 하자. 그렇다면 이러한 한식 레스토랑이 최근 외식업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매우 의미 있는 몇 가지 시사점이 발견된다.

먼저, 전통 한식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현대화된 콘셉트에 맞게 세련되고 모던하게 재해석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족보 없는 퓨전요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전통적인 요소를 잘 살려서 건강한 음식, 약이 되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잘 살린 듯하다.
 
뿐만 아니라 예전 서양식 레스토랑의 경우 20~30대가 주 고객층이었다면 이번의 한식 레스토랑은 전 세대가 함께 찾을 수 있다. 특히 소비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40~50대 이후의 중장년층의 소비욕구와 입맛까지도 흡수할 수 있어서 그 시너지가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유연성의 승리라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지금까지의 한식은 크게 두 부류로 구분되지 않았나 싶다. 부대찌개, 탕, 비빔밥과 같이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단품 유형과 상견례, 접대 등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의 한상차림 유형으로 구분돼 있었다. 이렇듯 가볍거나 무거운, 극과 극의 경직된 분할 때문에 중간영역이 없었던 것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양식 레스토랑에 대한 대중적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한식뷔페가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음식을 찾고 즐기는 대중적 방식의 변화와 함께 그 시기를 기다려 온 한식의 와신상담이 만들어낸 절묘한 조화가 아닐까 싶다. 이제껏 한식은 안팎의 여러 장벽에도 굴하지 않고 참으로 열심히 달려왔다. 덕분에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외국인의 한식에 대한 인식과 입지가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허술하던 내실이 이번의 ‘한식바람’을 계기로 균형 잡히길 바랄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한식과 한식문화가 세계 어느 음식과 식문화에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훌륭한 음식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코 흘리는 어린아이가 패밀리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 한식 레스토랑의 너비아니를 먼저 찾을 날도 멀지 않았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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