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큐레이션 서비스의 성장
개인별 큐레이션 서비스의 성장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4.20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영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우리사회는 항상 ‘정답’을 요구했다. 즉 정답사회라 부를 만큼 어떤 선택이든 가장 바람직한 정답이 사회구성원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보편타당한 규범이 된 것이다.

때가 되면 남들처럼 좋은 직장에 들어가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져야 주변 사람들에게 한소리를 듣지 않는다. 또한 특정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대세의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왕따 취급을 받기 쉬운 사회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사회의 사회 심리적 구조가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것이 항상 바람직한 정답인가?’라는 커다란 자기방어적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이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타인의 판단 여부를 ‘자기검열’을 통해 확인하게 되면서 독자적인 결정에 미숙아가 돼버린 것이다. 스스로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타인의 기준에 맞추거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방적 소비 혹은 동조소비의 형태가 사회저변에 깔려 있다고 본다. 즉 ‘의사결정 장애’시대인 것이다.

소비시장은 이러한 모방적 소비 혹은 동조소비의 부작용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곳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치품 소비이다. 자기만족보다는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품으로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소위 명품소비다. 한국 사회가 유독 유행이나 과시형소비에 민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많은 사람이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이라면 무조건으로 수용한다든지 모방하려는 소비 심리가 팽배해져 있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정답사회의 모순이다. 사회전반에 걸쳐 요구하는 표준정답에 급급하다보니 자기만의 의사결정보다는 사회구성원에 동조하려는 심리증후군에서 오는 현상이다.

또 하나는 다수의 의견인 스테레오 타입의 인간형이 양성되면서 자기만의 선택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 타인에게 검증받지 않은 선택은 스스로 확신할 수 없어 유예해 버린다. 이는 과도한 정보량에 따라 선택지가 많을수록 불행해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결정장애 세대’라는 책의 저자 올리버 예게스는 자기 자신 스스로를 결정장애 세대라 고백하면서 최근의 결정장애 세대를 ‘메이비세대(generation maybe)’라는 표현을 썼다. 디지털사용에 길들여지면서 과도한 정보에 피로감을 느끼는 결정장애 세대는 ‘예’나 ‘아니오’라는 분명한 표현보다는 ‘글쎄요’라는 애매모호한 대답을 내놓는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택에 대한 위임 현상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산업분야가 바로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의 등장이다. 소비자가 상품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꼼꼼히 체크해야 할 것을 큐레이터가 직접 챙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정보의 과잉과 상품의 홍수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의 조언을 받고 싶은 욕구와 욕망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큐레이션(curation)은 돌보다, 보살피다라는 뜻이다. 이러한 큐레이션의 개념이 유통분야에 접목되면서 그 산업영역이 확대돼 가고 있다. 결정장애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다양한 분야에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상품은 다양하지만 그만큼 선택이 어려운 오픈 마켓의 단점을 큐레이션 서비스가 해결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쇼설커머스 빅3 업체인 위메프, 쿠팡, 티켓몬스터도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한 고객 개인별 맞춤형 전략으로 오픈마켓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의 개인취향이나 구매이력을 분석해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음식점을 추천해주는 서비스 ‘포크’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식점 추천에 주력하고 있다. 타인이  평가한 음식점을 순위별로 보여주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음식점을 평가하도록 유도한 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평점이 높은 곳을 우선적으로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최근에 들어 단지 추천서비스를 뛰어넘어 선정된 상품을 구독자에게 직접 배달까지 하는 ‘서브스크랩션 서비스’도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분야는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배려형 서비스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