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재 활용해 외국인 입맛 사로잡는 메뉴 절실
우리 식재 활용해 외국인 입맛 사로잡는 메뉴 절실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5.05.0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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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차 ㈔한국조리학회 정기춘계학술대회 개최

㈔한국조리학회(회장 강병남·혜전대 교수)는 지난 2일 경기대 서울캠퍼스 블랙홀에서 향토 식재와 음식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제67차 정기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는 식자재 고부가가치 전략과 음식관광 활성화, 한식 관광 상품화 방안, 농업과 외식업의 연계 전략, 일본 지산지소운동 사례, 외국인 관광음식 선호 메뉴 연구 등의 다양한 발표로 구성됐다. 

강병남 한국조리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조리학회는 지난 20년 전 5명이 중국식당에서 모여 출범해 여기까지 발전해왔고 200만 조리사들의 희망으로 맛있는 학회를 만들고 싶다”며 “각자 갖고 있는 레시피를 공유하면 수천의 레시피가 되므로 인터넷 ‘소리바다’처럼 ‘요리바다’를 만드는 날이 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조리학회 67차 정기춘계학술대회가 지난 2일 경기대 서울캠퍼스 블랙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주제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이원배 기자 lwb21@

제 67차 ㈔한국조리학회 춘계정기학술대회

■주제: ‌향토 식자재 고부가가치 전략과 음식관광 활성화

■일시: 2015년 5월 2일

■장소: 경기대 서울캠퍼스 블랙홀

■주최: ㈔한국조리학회

■후원: ‌농림축산식품부, (재)한식재단, 한국외식정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외식경영학회

■주제발표(발표순)

남양호 전 한국농수산대 총장

김재민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사무관

박효남 세종사이버대 교수

김서령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진흥부 부장

이미화 일본 오사카 세이케이대 교수

안선정 신한대 교수

남양호 전 한국농수산대 총장

▲ 남양호 전 한국농수산대 총장

지역별 식자재 유통업체 전략적 협력 필요

타깃 시장 맞는 제품 개발 

국내 경제의 고용없는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음식업 5년 생존율이 17.7%에 불과한 실정이다. 외식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경쟁도 심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인 가구와 여성경제활동 참여 증가 등으로 외식빈도가 늘고 있지만 지출은 정체된 상태다. 외식을 중심으로 한 프랜차이즈가 발달하고 있고 식자재 유통산업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식당의 대형화와 주방 면적 최소화, 인력과 비용의 절감, 안전한 관리에 용이한 장점이 있다. 그래서 식자재 조달의 효율성과 체계화가 중요해진다.

식자재 유통시장은 2012년 기준 B2B 47조 원, B2C 58조 원 등 105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식자재유통업체가 약 2만여 개로 치열한 경쟁과 함께 영세한 상황이다.

다단계로 복잡하고 표준 거래 규격 기준 미비, 중소 업체의 콜드체인시스템 인프라 부족 등 식자재 유통경로의 문제점은 외식산업에 영향을 준다. 

1~2인 가구와 여성경제활동 참여의 꾸준한 증가로 간편식품과 외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며 또 고령화로 HMR과 건강기능식품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또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 증가로 대기업 식자재업체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식자재 고부가가치 전략은 프로세스 관점에서는 CK 구축과 유통단계 축소, 지역별 거점체계 구축,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 지역별 식자재 유통업체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프로덕트(생산) 관점에서는 HMR(편의화), 가격체계 다양화, 아동 중심 고급화, 반려동물 제품 개발, 가치추구 식자재, 타깃 시장에 맞는 전략 제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 

▲ 김재민 농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사무관

김재민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사무관

음식관광 정책 초기 단계

한식 세계화 관련 다양한 사업 추진

정책적 측면에서 음식관광은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추진됐고 그해 6월 농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협약식을 맺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세계적으로도 한식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고 외국 관광객의 음식관광에 대한 인지도도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 불편 사항으로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아 경쟁력은 아직 낮은 편이다. 

음식관광은 여행자가 관광지에서 경험하는 먹고 만들고 구입하고 체험하는 등 음식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일컫는다. 농업과 제조업, 서비스업이 연계된 6차산업형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정부는 궁중음식 메뉴 복원 및 시연, 사찰음식 시범 운영 사찰 선정, 농가 맛집, 찾아가는 양조장, 구석구석 맛있는 여행 등의 상품화 사업을 진행했다. 인프라 개선 사업으로 향토 맛집 안내서 제작,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법 표준화를 했다. 

올해는 한식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궁중음식 레시피 국·영문본 보급, 의례음식 원형 복원, 농업진흥청과 협업으로 종가음식 사업화 연구 등을 할 계획이다.

연중 한식 셰프 교육을 하고 상·하반기 외국인 한식교육과 궁중·사찰음식 및 음식관광 교육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200개 한식 메뉴 표기 웹 개발과 해외 외식 및 한식산업 연감 발간, 민관합동 글로벌 외식기업 협의체도 연중 운영할 계획이다. 

▲ 박효남 세종사이버대 교수

박효남 세종사이버대 교수

주위에 있는 식재를 활용

외국인 접근이 용이한 메뉴 개발 필요

2010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직접 조리한 메뉴를 중심으로 관광 상품화 가능성을 살펴 보겠다. 한국과 서양요리의 식문화 특징을 보면 한식은 매운맛과 차진맛, 식물성 섭취비율 높음, 양념이 주재료 맛을 압도, 많은 발효 음식, 습식 음식 많음, 수저·좌식문화, 반찬 공동 취식, 전개형 배선식 밥상차림이 특징이다.

서양식은 자극성 없는 맛, 크리스피, 동물성 섭취 비율 높음, 양념은 주재료 맛 부각, 신선한 음식 추구, 건식 음식 많음, 포크·나이프 및 테이블 문화, 1인분 식사, 코스메뉴다.

현대 한국요리에 외국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매운맛과 차진 맛, 습식 음식 등의 메뉴를 건식 메뉴 및 외국 음식의 특징을 일부 수용해 만들었다.

반찬 등을 공유하는 한식 문화를 개선해 고객에게 1인분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고 한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향토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개발했다. 

한국 전통음식을 현대화해 건강식 이미지를 높이는 자연적 친환경 메뉴로 구성했다. 특히 한식의 전통적인 상차림 기법인 찬과 밥, 국, 찜, 구이, 전을 펼쳐 놓아 행사장 자체를 큰 ‘코리안 테이블’로 꾸미고 ‘정’을 나누는 한식의 정신을 표현했다. 

향토 식재료를 잘 활용해도 상품화가 가능하며 외국인의 접근이 쉽게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 외국인에 강요하는 게 아닌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상품화하고 한식문화도 설명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김서령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진흥부 부장

김서령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진흥부 부장

외식업소 매출 중 35% 식재비 지출

산직 직거래 페어, 농업-외식업 연계 전략


국내 외식 식재료 시장 규모는 26조6천억 원(2013년 기준)에 달한다. 업소의 평균 식재료비 비중은 35.7%로 비용 중 가장 높으며 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도 늘고 있지만 가격 정보에 대한 관심은 미흡한 실정이다.

식재료 유통경로는 복잡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산지 직거래는 1.5%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사는 이를 위해 aT농수산물 가격정보를 운영하고 식재료 직거래 산지페어를 실시하고 있다. 외식바이어가 참여하는 산지페어로 로컬푸드 생산지를 발굴하고 농부와 셰프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등 농업과 외식산업의 연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셰프들은 현지 재배 식재를 주요 외식 트렌드로 꼽았다. 미 메릴랜드주에는 팜투셰프라는 산지직거래 프로그램이 있다. 일본 외식업체 와타미그룹이 운영하는 와타미팜(2001년 설립)은 40여 종류의 채소와 생육, 낙농·유제품 등을 생산해 그룹에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가절감과 신선한 식재료 공급용이, 고객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식품부와 aT는 농업과 외식산업의 연계를 위해 우수 외식업지구를 지정하고 있다. 2012~2013년 선정 지구는 지정 이후 매출이 24.3%가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로컬푸드-외식업-지역관광자원과 연계한 6차산업화 모델을 육성하고 있다. 

▲ 한국조리학회 관계자들과 감사패, 위촉장 등을 받은 참가자들이 학회의 발전을 기원하고 있다.
▲ 이미화 일본 오사카 케이세이대 교수

이미화 일본 오사카 세이케이대 교수 

지산지소 운동으로 지역 농업 활성화

직매소, 지역 농가 소득 증대 기여

일본의 자치단체수가 빠르게 소멸하고 있고 농업 소득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재료 자급률도 2012년 기준 39%로 하락했다. 이에 일본은 한국의 신토불이 운동과 비슷한 지산지소 운동을 전개했다. 

지산지소는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것으로 직매소에서 주로 이뤄진다. 지산지소 운동과 그린투어리즘을 결합해 민박과 체험으로 지역 활성화와 1, 2, 3차 산업을 넘어 6차산업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산지소는 일본 농업 소득이 예전에 비해 감소하고 있어 상황을 극복하기위한 방편으로 나왔다. 지역의 직매소에 판매를 하는 데 크기가 다르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자급농가 농산물도 거래된다. 농가 여성이 나와 직매소에서 판매하며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일본에 2만3천여 개의 직매소가 있다. 산간 지역 등 도시와의 교류 활동이 진행돼 그린투어리즘 일환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 소도시에서 현재 대도시에도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지역 농산물만으로는 상품 구성의 어려움이 있다. 오사카 마르쉐와 멧케몬히로바는 성공 사례다. 주차장이 넓고 상품이 조잡해 보이지만 청결해 인기기 많다. 

일본은 고령화가 심각한데 특히 농촌이 더 그렇다. 그린투어리즘과 연계해 도시와 농촌의 협력 방안으로 지산지소 활동이 직매소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안선정 신한대 교수

안선정 신한대 교수 

현재 한국 관광 메뉴는 ‘실패’

건강함과 균형이라는 포지셔닝 

한국의 음식관광 메뉴는 현재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한식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 한정적이다. 한식이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화, 일관성있는 이미지 확립, 이를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 

외국인들은 양념·시각·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졌을 경우 탕류 및 불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김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념과 시각적인 빨간색, 자극적인 맛에 모두 익숙하게 해야 한다. 또 건강에 좋다는 점도 같이 인식시켜야 한다. 

관광한식의 방향성으로는 전통적 가치를 가진 한식과 균형 잡힌 음식으로 건강과 스토리체험의 강점을 통한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제언을 하면 한국 전통의 독특한 맛과 깊은 맛에 대한 경험을 강조하는 게 좋다. 또 밥상예절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급스런 전통 이미지를 주는 방안도 고민돼야 한다. 

균형있는 영양을 제공하는 채소식단위주의 건강식과 보양음식으로 마케팅하는 것도 필요하다. 반면 서비스는 외국인에게 익숙한 서구적인 방식을 도입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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