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럭셔리 소비트렌드 ‘킨포크 라이프스타일’
노멀럭셔리 소비트렌드 ‘킨포크 라이프스타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5.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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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 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보통 사람들이 평범함과 단순함으로 자기만의 개성과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방식에 한계를 보이면서 ‘평범하게 보이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어쨌든 아우라가 풍겨 나올 수 있도록 소비패턴의 존재감을 표출하기 시작하면서 소비트렌드의 또 다른 영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리 쉽게 띄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유를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지극히 편안한 소비가 호사스러움으로 통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들어 급격하게 노멀럭셔리 소비계층이 형성돼가고 있다.

노멀럭셔리 소비의 핵심은 무엇이든 필요하다면 자신에게 무리를 해서라도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최대한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즉, 여유롭고 편안함 속에서의 가치소비를 얻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상의 여유와 느긋함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욕구 중 하나인 ‘킨포크(kinfolk)’ 라이프 스타일이다.

킨포크는 2011년 미국 포틀랜드에 사는 한 남자의 블로그에서 시작돼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 4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은 모임의 이름이다. 이들은 집 근처의 작은 텃밭에서 얻은 식재료를 가지고 ‘스트레스가 없는 요리’를 만들어 나눠 먹고 그에 따른 음식조리법을 공유하면서 느긋하게 삶을 추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잡지였다. 그런데 이 잡지가 갑자기 세계적으로 큰 반응을 보이면서 느긋한 삶과 여유롭게 소비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정착돼 버렸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가깝고 친한 관계의 사람’이라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소박한 집밥을 나눠먹는데서 출발한 삶의 방식이자 하나의 정신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역시 2000년대 들어서면서 등장한 웰빙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가기 시작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삶의 방식이 메가트렌드인 킨포크 라이프로 변한 것이다. 오랜 기간동안 무관심해왔던 바른 먹을거리, 친환경 제품, 자원 절약 등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교감하게 되고 소박하지만 평범함으로 사치하는 여유로운 일상의 삶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가치로 삼는 소비세대인 것이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유흥과 사치업 부문의 소비지출이 7% 가까이 떨어졌다는 것은 물질적 과소비보다는 감성적 소비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감성적 가치소비는 젊은 세대일수록 그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과거의 베이비붐 세대는 국가경제발전의 초석으로서 또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여유로움을 겪지 못하고 자라온 세대다. 3040이전 세대까지는 상대적 박탈감속에서 경쟁해야했던 세대지만 지금의 아이돌 세대는 너무나 다른 환경이다.

형제자매 없이 나 홀로 부모들이 이뤄놓은 경제적 생활수준에 부응하고 수준 높은 교육환경 덕에 우대 받고 성장했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거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이들의 소비가치는 타인을 의식하는 소비보다는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행태다. 또 한편으로는 좋은 환경에서 발달한 감각과 참여 본능을 가지고 있어 경험소비에도 매우 능숙하다. 이처럼 새로운 노멀럭셔리 소비트렌드로 형성 중인 킨포크 라이프스타일은 세대의 변화된 형태와 맞물려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트렌드에도 그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평범함으로 감성적 소비가치를 추구하는 킨포크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사회적 피로감이 누적돼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생활이 각박하고 미래에 대한 대비가 불안해질수록 여유로움에 대한 갈망은 커지는 법이다. 이러한 불안과 걱정거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상태가 바로 여유이다.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사회적 피로감이나 노후에 대한 불안 등 다양한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바로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많은 비싼 가격의 명품을 하나 장만하느라고 허덕이던 상황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고 삶의 가치를 누리는데 투자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노멀럭셔리 소비트렌드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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