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홍삼시장 이젠 먹어보자”
“보기 좋은 홍삼시장 이젠 먹어보자”
  • 김병조
  • 승인 2006.08.24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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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의 브랜드 vs 대기업의 힘 대결
홍삼산업 발전에 긍정적 영향 기대
식품업체들에게 홍삼 시장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가 먹고 싶어 하는 포도와 같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탐이 나지만 먹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홍삼 시장은 지난 2003년 2715억원 규모에서 2004년 3112억원, 2005년 3900억원으로 매년 10~20%씩 성장해 왔다. 특히 업계가 내놓은 전망을 보면 올해 5000억원, 2007년 5500억원, 2008년 6100억원, 2009년 7000억원, 2010년 8000억원으로 앞으로도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삼 시장이 이렇게 각광받는 것은 우리 전통 보양식품인 홍삼에 대한 인지도가 타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할 수없이 높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삼 시장은 지난 60여년 동안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에 의해 독점돼 다른 업체들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지난 96년 인삼전매제가 폐지되기 전까지 홍삼은 국가에서 관리했기 때문에 정관장만이 독점할 수 있었고, 전매제가 폐기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난 2000년 농협이 ‘한삼인’이란 브랜드로 홍삼 시장에 진출하고 일화, 웅진, CJ뉴트라, 비타민하우스 등이 일부 취급하고 있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정관장은 78%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2위인 한삼인은 7%대의 점유율을 보였다. 한마디로 홍삼 시장은 정관장의 아성이란 것이다.

이런 홍삼 시장에 식품대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대상, 롯데, 동원이 각각 ‘홍의보감’, ‘6년 정성’, ‘천지인’이란 브랜드를 들고 나와 홍삼 시장 점령의 기치를 올렸다.

이들 대기업들이 홍삼 시장을 진출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홍삼 시장은 지난 60여년간 정관장이 독점하면서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현상유지에 주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양적인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질적인 성장은 미미했다는 혹평을 듣고 있다. 또한 정관장으로 인해 우리나라 홍삼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특히 홍삼은 가지고 있는 기능성이 뛰어나지만 기능성 발현에 있어서 개인차가 커 외국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개인차를 극복하고 효능의 표준화를 이루는 것이 시급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인삼공사는 지금까지 뒷짐만 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삼공사가 민영화됐다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국가기관으로 있었던 습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일반 기업과 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변화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부족하다”고 이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대기업들이 승산을 점치는 이유에 바로 여기에 있다. 정관장이 독점적 위치에 있더라도 변화가 느리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상웰라이프가 ‘홍의보감’ 제품을 출시하면서 발효기법을 이용해 기능성분의 흡수율을 높임으로써 기능성 발현의 개인차를 극복하고 효능의 표준화를 이뤘다고 내세운 것도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길제 대상웰라이프 사업본부장은 “정관장 입장에서 보면 지금 있는 제품도 잘 나가는데 구태여 신제품, 신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며 “따라서 대상이 개발한 신개념의 홍삼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기업들의 풍부한 자금력과 막강한 영업망이 합쳐진다면 그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터줏대감 정관장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60여년간 독점하면서 자타공인의 최고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이 정관장의 최대 강점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홍삼은 정관장이란 확고한 인식이 있다”며 “이것을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관장은 대기업들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 중이다.

우선 당뇨환자를 위해 혈당강하물질인 피니톨을 첨가한 신제품 ‘홍삼인슈’를 9월 말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수험생을 위한 ‘홍삼톤 아이패스’, 어린이용 ‘홍이장군’, 갱년기 여성을 위한 ‘화애락’ 등 타깃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홍삼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60여년간 고착화되면서 발전이 없던 홍삼 시장이 오랜만에 경쟁다운 경쟁으로 인해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 인삼공사와 대기업간의 경쟁으로 홍삼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인삼·홍삼의 세계적 명성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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