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후폭풍 외식업계 강타
메르스 후폭풍 외식업계 강타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5.06.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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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자제, 오픈마켓 식품판매 늘어 반사이익
▲ 지난 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메르스, 그 끝은 어디인가? 가상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제공

외식업계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지면서 각종 모임 및 행사, 주말 가족 나들이 계획을 잇따라 취소하고 외식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모임과 가족 나들이 등이 줄면서 외식업계의 매출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 공식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시중 외식업소마다 고객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메르스로 인한 첫 사망자 2명이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와 인근 화성시는 물론, 안양시와 용인시까지 연일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가 있는 안산시를 중심으로 추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외식업계의 매출이 크게 떨어진 곳이다. 세월호 참사 1년여 만에 메르스 공포가 경기도 지역을 덮치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돼 외식업소마다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여기다 전국의 기관·단체와 기업의 행사 취소는 물론,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까지 연기되고 있어 외식업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 외식업소마다 매출 반토막 ‘한숨’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 소고기 전문점은 국내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10여 일 만에 고객이 1/3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이 업소 관계자는 “지난 주말 가족단위 예약 손님과 동문회 등 단체 모임 취소가 많았다”며 “가급적 빨리 메르스 소동이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의 D 음식점 관계자는 “지난 2일 지역 병원에서 치료하던 메르스 환자가 사망해 휴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 발길도 뚝 끊어졌다”며 “이대로라면 임대료는커녕 식재료 값도 제대로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평택시 인근 동탄 신도시에 사는 안 모 씨(45)는 “메르스 때문에 지역 분위기가 대단히 심각한 상태”라며 “아파트 단지의 이웃 주민들 대부분이 가까운 공원 나들이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평택시는 지난 3일 기준 24명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 2명이 사망했다. 보건복지부는 이틀이 지난 5일 이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해당 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격리를 당부했다. 5일 현재 전국 메르스 확진 환자는 전날 35명에서 41명으로 늘었고 사망자 4명, 격리 대상자는 총 1667명으로 증가했다. 이날까지 치명률은 9.8%다.

이같은 추세에 비춰볼 때 격리 대상자 및 감염 확진 판정자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외식업계의 간접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 오픈마켓 주문 폭증, 때 아닌 호황

외식업계에 비해 온라인 쇼핑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  민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오픈마켓 등을 통한 식품구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픈마켓 옥션과 G마켓에 따르면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12일간 식품류 판매량이 큰 변화를 보였다.

옥션은 이 기간 동안 지난달 8일~19일에 비해 라면 판매량은 18%, 즉석밥과 즉석국 등 즉석식품의 판매량은 11% 증가했다. 또 국산 돼지고기 판매량이 97%, 쇠고기와 닭고기 판매량이 각각 79%와 22%씩 늘었다. 통조림 가운데는 참치캔 판매량이 60%, 고등어·꽁치캔 판매량은 46% 늘어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G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량이 15%, 수입 돼지고기 판매량이 24% 증가했고, 국수 등 면 가공식품 판매량도 43%나 증가했다. 편의점 도시락도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었다고 밝혔다.

G마켓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국민들이 외식이나 대형마트 방문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마켓이나 귀가길 편의점을 찾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 ‘원거리 감염, 보고된 바 없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부실한 초동 대처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직후부터 정부의 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민의 불안이 크게 증폭됐다”며 “전염에 대한 막연한 공포 때문에 각급 학교가 잇따라 휴교하는데다 정확한 전염경로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계 관계자도 지나친 우려는 사회불안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열린 ‘메르스, 그 끝은 어디인가? 가상 시나리오별 대응전략’ 포럼에서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감염자의 증상이 나타나면 그때부터 전염력이 생기기 시작한다. 발열 등 증상이 없다면 접촉했다고 해서 바로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초기 대응을 잘하지 못한 데다 과도하게 감염자 격리를 부추기면서 일반인들의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공기로 메르스가 전염된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수 조건이 아닌 상태에서의 원거리 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며 “공기 감염 가능성이 100%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근거 없는 괴담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가 생겨 이번 사태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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