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중 10개사가 창업하면 3년 후에 4개만 살아남는가 하면 10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은 겨우 8%에 불과하다. 이같은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OECD 조사대상국 17개 국가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나타난 내용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지난해만 창업 기업 수는 8만4697개로 전년대비 12.1%가 증가했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안정된 직장을 구할 수 없을 바에야 창업하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생존율이다.
OECD 국가들의 기업 생존율을 보면 우리나라의 창업시장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OECD 주요국가인 룩셈부르크의 기업 생존율은 66.8%, 호주 62.8% 미국 57.6%, 이스라엘 55.4%로 나타났다. 최근 국가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도 54.8%의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4.1%(2013년 기준)의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국내창업시장의 최대 문제점은 과도한 생계형 창업 비중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계형 창업은 시장진입이 매우 용이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반면 부가가치가 매우 낮다.
따라서 폐업을 할 경우 곧바로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50대 이후 창업자가 가장 많은데 이들의 창업실패는 곧 노인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은 49.6%로 OECD국가의 평균(12.6%)을 훨씬 초과한 1위로 조사됐다.
지난 2011년 우리나라 노인빈곤층 48.6%에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50대 이후 생계형창업자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우리사회 여건상 창업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장 바람직한 일은 창업기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치중했던 금융지원 등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보다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주는 일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