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퍼플오션’ 찾기 성장 가능성 충분
외식업계 ‘퍼플오션’ 찾기 성장 가능성 충분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5.06.22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식뷔페, 치맥 등 발상의 전환 성공으로 이어져… 시장 파악과 소비행태 연구 필수

외식업계가 레드오션(경쟁시장)과 블루오션(미개척시장) 사이의 ‘퍼플오션’에 주목하고 있다. 퍼플오션은 기존의 레드오션에서 새로운 가치가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경영전략을 일컫는 용어로 기존 시장에서 발상을 전환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것이다.

현재 외식업계는 포화 상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 등을 적용, 새로운 가치의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퍼플오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다. 막대한 초기 비용을 절약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구축할 수 있는 퍼플오션에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퍼플오션으로는 즉석밥 ‘햇반’이 손꼽힌다. 1994년 처음 출시된 햇반은 출시 8년 만에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섰다. 햇반의 성공은 즉석밥 시장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즉석밥 시장은 2010년 856억 원에서 2013년 1676억 원으로 커졌다. 그 중 햇반이 평균 7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퍼플오션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워준다. 새로운 수익창출을 원하는 외식업계의 퍼플오션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콘셉트, 메뉴 구성 등 돋보여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고가의 패밀리레스토랑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합리적인 가격에 푸짐한 양을 추구하는 캐주얼 패밀리레스토랑이 등장하며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서가앤쿡은 원플레이트라는 한 접시에 2인분 양 음식을 제공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대구 동성로에서 처음 선보인 서가앤쿡은 2006년 오픈해 현재 전국 80여 개 매장를 운영 중이다. 서가앤쿡의 성장 뒤에는 정확한 고객 니즈 파악과 메뉴의 연결이 있다. 원플레이트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2인 방문 시 메뉴선택에 제한이 있다는 점에 착안, 두 사람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한상’ 메뉴 출시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도 외식업계에 대표적인 퍼플오션 성공 모델로 꼽힌다. 계절밥상은 뷔페식 레스토랑에서 발전해 ‘한식 뷔페’라는 시장을 만들었다. 기존에 고가와 저가 시장만 있던 한식을 재해석해 ‘가격의 문턱을 낮추되 높은 가치를 주는 한식을 만들자’는 취지로 계절밥상을 탄생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지난해 7월 경기도 판교에 첫 매장을 연 후 1년 4개월간 누적 방문객 수가 12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줄을 서야 맛을 볼 수 있다. 또한 계절밥상은 각지에서 공수해오는 제철 식재료라는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쌈채소(경남 밀양, 전남 무안), 토마토 샐러드(충남 논산), 속배추 쌈밥(강원도 횡성) 등 지난 1년간 총 100여 종이 넘는 제철 메뉴를 선보일 뿐만 아니라 현지 농가와 협약을 맺고 농가와 함께 하는 상생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한식 뷔페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계절밥상에 이어 이랜드 ‘자연별곡’, 신세계푸드 ‘올반’, 론칭을 앞두고 있는 롯데 ‘별미가’까지 뛰어들었다.
한식뷔페 시장은 기존 패밀리레스토랑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합리적인 가격과 푸짐한 양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는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과 맞물리면서 한식뷔페의 성장을 가져왔다.

한식 콘셉트 열풍은 디저트에서도 시작됐다. 지금은 국내를 대표하는 디저트카페로 자리 잡은 설빙은 천편일률적이던 빙수 시장에 퍼플오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설빙은 인절미 떡과 콩가루를 가미한 메뉴를 내세워 다른 빙수와 차별화했다. 설빙의 메뉴를 살펴보면 가장 큰 특징은 떡이다. 한국 전통 디저트라고 할 수 있는 떡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콩가루도 마찬가지다. 인절미 떡과 콩가루를 우유 얼음 위에 푸짐히 올렸다. 인절미 토스트 또한 토스트 사이에 인절미 떡을 넣고 콩가루를 뿌렸다. 설빙의 인절미빙수와 인절미 토스트는 대표 메뉴가 됐다.

설빙은 지난해 4월 122개에서 12월에는 487개로 8달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현재는 49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설빙은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상해1호점을 개점하고 2020년까지 중국 내 60개의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의 떡프랜차이즈 빚은은 떡 자체의 이미지를 과감히 깼다. 떡에 초콜릿, 블루베리, 치즈 등 새로운 식재를 첨가해 젊은 연령층 고객의 입맛부터 사로잡았다. 케이크, 쿠키, 와플 등 서구식 일색이던 디저트 시장에 ‘고급화된 떡’이라는 차별화를 내세웠다. 떡은 까다로운 위생관리와 비교적 높은 연령대가 찾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SPC의 관리 시스템과 고급 디저트 이미지 창출로 전 연령층에게 사랑받는 메뉴가 됐다.

‘치맥(치킨+맥주)’도 퍼플오션에 해당된다. 국내를 넘어 중국까지 불고 있는 치맥 열풍은 가히 대단하다. 치킨과 맥주의 결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실제 중국에 있는 한국식 치킨전문점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국내 맥주 수출 역시 201% 이상 상승했다.

한 치킨전문점 관계자는 “치킨이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식재를 활용한 메뉴와 콘셉트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브랜드가 대구와 부산 등 지방에는 다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 중 가맹점 100개 이상인 브랜드가 40여 개, 30개 이상인 브랜드는 100개 이상”이라며 “다양한 브랜드와 혁신적인 다양성으로 퍼플오션을 추구한다면 치킨 시장은 아직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치맥의 영향은 피맥(피자+맥주), 참맥(참치+맥주), 소맥(소세지+맥주) 등 다양한 결합 상품으로 연결되면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신선한 맥주로 주목받고 있는 ‘세븐브로이’은 대기업 사이에서 2011년 맥주 제조면허 1호를 획득한 국내 최초 맥주 생산 중소기업이다. 세븐브로이는 수도권과 가까운 강원도 횡성의 지하 830m 천연암반수로 맥주를 만든다. 세븐브로이 펍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여과과정을 거친 다른 맥주와 달리 필터링 되지 않은 논필터(non-filtered beer)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효모가 남아있어 기존 대기업의 주력 맥주인 라거보다 신선한 프리미엄 맥주를 맛볼 수 있다.

퍼플오션의 레드오션화, 유지 · 관리 중요

외식업계의 퍼플오션은 메뉴의 조합, 틈새시장 공략, 새로운 콘셉트 등 다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업계도 식상함에 지친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할 수 있는 대안이 퍼플오션이라는 입장이다.

놀부창업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시장에서 퍼플오션을 찾아 브랜드를 론칭하고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업종, 업태, 품목, 시장 분위기, 소비자 소비 행태까지 깊게 파고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퍼플오션의 레드오션화 과정이 빨라 퍼플오션 이후 브랜드 유지․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식뷔페 시장도 대기업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 외식업계는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해도 다시 틈새시장을 찾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