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식업계의 심각한 일손 부족
일본 외식업계의 심각한 일손 부족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6.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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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화 오사카세이케이대학 경영학부 교수
▲ 이미화 오사카세이케이대학 경영학부 교수

유학생으로 시작한 일본생활이 어느새 12년을 훌쩍 넘겼다.

일본 유학초기,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기 위해 일종의 직업소개소인 공공직업안정기관 ‘하로와쿠’(Hello Work)에 구직신청 등록을 했다.

하루라도 빨리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집 근처와 학교 근처 음식점에 붙은 스텝 모집광고를 찾아다니며 일자리를 알아보기도 했으나 생각보다 쉽게 구해지질 않았다.

친하게 지내던 후배 또한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다가 겨우 하로와쿠를 통해 건물 화장실 청소 아르바이트를 구해 소고기덮밥(규동) 전문점 요시노야에서 규동 곱빼기를 사주며 격려해줬던 추억이 있다.

당시 한국유학생들이 주로 하는 아르바이트는 한국음식점에서 홀서빙 또는 일본인이 꺼려하는 편의점 야간시간대 근무, 손님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는 게 보통이었다.

일본인 고용주 측에서 볼 때 일본인 노동력이 있는데 굳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을 쓸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외식체인점 뿐만 아니라 편의점 등 에서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유학생 아르바이트가 상당히 많이 눈에 띈다. 지난해 일본의 대학 등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18만4155명에 이른다고 한다.

필자가 유학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유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으나 외식업계의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외국인 유학생은 ‘성실하고 열심히 하고 적극적이다’라는 평판을 얻으며 중요한 노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동인구 감소에다 젊은 계층의 외식업 기피

노동집약형 외식산업이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이전과 그 양상이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2013년 일본의 노동인구(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완전실업자 합계)는 6577만 명으로 피크였던 1997년 6787만 명에서 16년 사이 210만 명이 감소했다.

일본의 노동인구는 앞으로도 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30년에는 5683만 명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그 동안 일본경제를 지탱해왔던 단카이 세대*가 65세를 맞이해 정년퇴직자가 매년 무려 200만 명을 넘는데 반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인구는 그 절반 정도로 전체 근로자수의 감소가 빨라지고 있다. 

리크루트 웍스 연구소(Recruit Works Institute) 조사에 따르면 정사원과 아르바이트사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기업 비율이 3사 중 1사에 달했다.

최근 음식점 아르바이트는 장시간 중노동, 접객 서비스에서 오는 스트레스, 엄격한 위생규칙에 따라 맘대로 머리 염색이나 네일을 할 수 없기에 젊은 세대가 꺼리는 업종이다. 

따라서 시급을 1500엔으로 올려 구인광고를 내도 점포운영 인원을 확보하지 못해 영업시간 단축 또는 점포폐쇄를 하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규동 체인 스키야(すき屋)는 영업시간 단축과 휴업으로 100여 점포를 폐점했고 이자카야 체인 와타미(ワタミ)도 약 60점포를 폐점했다. 대도시권(수도권·토우카이·관서)의 아르바이트 평균시급은 전년대비 10엔 증가한 924엔으로 전국적으로 상승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는 2006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인 971엔에 달했다고 한다. 

일본에는 아르바이트(비정규직 취업형태)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후리타(フリータ·프리랜서 아르바이터의 약칭)라고 부르는데 외식업계에 있어서 중요한 노동력이다. 

후리타 인구는 통계상으로 약 180만 명(15~34세)정도가 있는데, 젊은 인구 감소로 인해 2004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일본 노동인구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에 외식업계의 일손 부족 흐름은 바뀔 것 같지 않다.

*단카이세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1949년에 태어난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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