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청춘들, 아버지 세대에 고함
신음하는 청춘들, 아버지 세대에 고함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7.06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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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의 어느 식당 주인이 아르바이트생에게 밀린 월급 일부를 10원 짜리 동전으로 지급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 주인은 밀린 월급 32만 원에서 10만 원을 10원 짜리로 전달했고, 10원 짜리 동전은 무려 3포대 분량에 달하는 1만 개에 달했다. 황당함을 넘어 분노까지 느끼게 하는 처사다. 

이 주인은 아르바이트생이 밀린 임금 32만 원을 지급하라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진정서를 내자 앙심을 품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있는 돈, 없는 돈 싹싹 긁어 줬는데 뭐가 잘못됐냐”고 되레 화를 내 심각한 도덕성 결핍까지 보였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이 참 많다. 이번 사건을 제외하더라도 기성세대들의 이기심에 숱한 청춘들이 목 놓아 울고 있음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베스트셀러에 오른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두고 젊은 세대들은 엄청난 비난을 쏟아냈다. 젊은 세대들이 지금의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은 ‘88만원 세대’라는 현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비판이다. 

현 기성세대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 고도 성장기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들은 1970~80년대에 학교만 졸업하면 손쉽게 취업할 수 있었고 예금금리도 높아 은행 저축만으로도 넉넉히 살 수가 있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한 나날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부터 2000년대 초반 카드 버블 붕괴를 겪으면서 청년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는 게 인생 최대 목표가 됐다. 설령 취직을 해도 저녁이 있는 삶은 대부분 포기해야 하니 결혼은 고사하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연속이다. 

더욱이 베이비붐 세대는 이러한 현실을 애써 부인한다. 아버지들은 ‘60세 정년연장’은 두 손 들어 환영하지만 늘어난 정년 대신 월급을 좀 줄여서 청년에게 일자리를 나눠 주자는 임금피크제는 결사반대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외식업계도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다. 이미 청년들에게 외식업은 대표 3D업종으로 낙인찍힐 정도로 낮은 임금과 강도 높은 업무 등이 필연적으로 따라붙는다. 더욱이 위의 사례처럼 도덕성 부재로 다시는 이 업종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고함을 치고 나가는 청년들이 비일비재하다. 기성세대의 이기심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6년 OECD에 가입하면서 선진자본주의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들떠 있었다. OECD에 가입한지 20년을 눈앞에 둔 지금, 우리나라는 회원국들과의 각종 비교 지표에서 안 좋은 결과를 독차지하고 있다. OECD 미달 수준 국가라는 조롱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결국은 개인 하나하나의 문제다. 개인 하나가 얼마만큼의 윤리의식을 가지는지, 그리고 기성세대의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얼마만큼 수반하는지, 이에 우리의 청춘들이 얼마만큼 긍정적으로 반응하는지가 난국 타개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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