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저비용·고효율 소스전문기업이 맡는다!
외식업계 저비용·고효율 소스전문기업이 맡는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5.07.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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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식품’ 소비자 인식 확대 필요… 식품·외식 동반성장

외식 상품은 3천 원짜리 초저가 메뉴부터 1인분에 20만 원 이상의 고가 메뉴까지 다양하다. 이들 메뉴는 엄청난 가격 차이를 보이면서도 ‘맛’이 있어야 한다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해야 한다. 수만 원대의 메뉴는 숙련된 요리사가 고급 식재료를 적절히 사용해 맛을 낸다.

반면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메뉴는 소비자 가격과 식재료 가격의 함수관계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이러한 외식업계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소스와 양념류, 조미료 등이다. 소스와 양념, 조미료는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음식 맛을 낼 수 있는 요리의 ‘솔루션’이다. 소스와 양념 등은 대부분 전문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외식업계에서 전문기업의 소스와 양념을 사용하는 이유는 경제성과 능률 확보를 위해서다.

소스와 양념을 그때그때 직접 만들기 위해서는 식재료뿐만 아니라 숙달된 요리사와 시설, 공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 그릇의 소스를 위해 들여야 할 시간도 만만치 않다.

소스 등을 직접 일일이 만드는 외식업소의 메뉴는 그만큼 비쌀 수밖에 없다. 특급호텔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등 고급 외식업체는 가급적 직접 소스를 만들고 노력과 식재료 값에 걸맞는 가격을 제시한다. 작은 식당도 주방장이 직접 소스까지 만들어 비교적 비싸게 파는 사례도 있다.

서양식 선술집을 표방하는 박찬일 주방장의 ‘몽로’에서는 간단한 안주 한 접시에 2만~3만 원대의 가격을 받는다. 고급 레스토랑에 비하면 비싸지 않지만 전체적인 서비스에 비해서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기성품 소스 등을 쓰지 않고 주방장이 직접 만들어 맛을 내는 데 대한 ‘수공비’인 셈이다.

국내 소스시장 7110억 원 규모

외식업계에서는 대부분 전문기업에서 생산한 소스나 양념으로 음식의 맛을 낼 수밖에 없다. 관련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소스시장은 지난 2013년 기준 약 7110억 원의 규모를 보였다. 이 가운데 액상소스 시장은 3590억여 원, 분말소스 시장은 3520억여 원이다.

한·중·일·양식의 각종 소스와 양념장, 드레싱, 시즈닝 등을 갖춘 액상소스 시장은 업소용이 2086억 원(58.1%), 가정용은 1504억 원(41.9%)의 비율을 보인다. 현재 국내 액상소스 전문기업은 약 100여 개로 1천 가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액상 드레싱 시장도 최근 5년여 동안 급성장했다. 액상 드레싱은 소비자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수백 가지 제품이 대형마트 진열대를 장식한다. 이러한 B2C시장뿐만 아니라 B2B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하다.

이밖에 분말 등 고형 소스시장은 프리믹스 672억여 원, 조미료, 스낵시즈닝, 라면 스프 등 고형 시즈닝 1506억여 원, 분말소재 1342억여 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별도로 마요네즈는 1640억여 원, 케첩 800억여 원의 시장도 있다.

이러한 소스류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은 오뚜기와 CJ제일제당, 대상 등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이들 중소기업은 자체 브랜드 생산보다 대기업의 OEM 생산에 주력한다. 친환경식품기업으로 알려진 P사의 냉장드레싱 제품도 소스 전문기업 ㈜시아스에서 생산·공급하고 있다.

소스 전문기업 간 거래도 활발하다.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 마케팅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은 여러 중소업체에 OEM생산을 의뢰한다. 소스 시장이 커지면서 OEM에 주력하던 중소기업의 자체 브랜드 생산도 활성화되고 있다. 면 전문업체로서 냉면육수는 물론 일본식 조미소스인 쯔유 등 소스 생산라인을 갖춘 ㈜면사랑은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B2B시장과 B2C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저비용·고효율 고부가가치 상품

소스와 양념류는 외식업계에 없어서는 안 될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비교적 적은 비용을 들여 인건비 및 시간을 크게 절감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대량생산 제품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외식업체에서 제공하는 메뉴에 기성품을 쓴다는 사실에 반감을 갖게 된다. 대량으로 생산한 먹을거리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작용한다. 이는 언론의 먹을거리에 대한 선정적인 보도 탓이 크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의 염지제 사용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위생이나 건강에 영향이 없는 염지제는 치킨의 맛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식품첨가물 중 하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유해식품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소스와 드레싱, 조미료 등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이와 같은 오해에 따라 외식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량생산한 소스와 양념류 대부분에 MSG가 들어간다며 반발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식품·외식업계는 이러한 반발에 대해 MSG 등 조미료가 무해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보다 무첨가 마케팅 등을 벌이는데 급급했다.

이같은 방어적인 마케팅이 지속되면서 저비용고효율의 소스 사용이 죄악시되는 분위기마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모든 소스나 양념류는 정부로부터 검증받은 가장 안전한 식품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외식업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스 전문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생산라인 가동, 품질관리, 유통관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정부는 규제개혁 과제 중 하나로 농공상융합형 식품업체 등 농촌의 소기업에 대한 지나친 위생관리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HACCP 인증도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형식적인 위생 기준을 너무 높여 원활한 산업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대국민 홍보 필요

소스 및 양념류 전문기업 등은 식품업계의 맛을 책임지는 동반자다. 맛은 채소와 육류, 어류 등 식재료보다 소스나 양념에서 나온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신선한 식재료와 건강한 음식에서 맛이 나오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로잡는 일도 앞으로 식품·외식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외식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외식메뉴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리는 일은 잘못된 정보에 따라 업계가 피해를 입는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마음 놓고 외식을 즐길 수 있도록 소스와 양념류 등 맛 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적극적인 홍보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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