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소상공인 ‘식자재유통’ 갈등 풀까?
대기업-소상공인 ‘식자재유통’ 갈등 풀까?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7.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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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적합업종 놓고 힘겨루기… 동반위 “협의체 마련해 상생안 도출할 것”
▲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달에 ‘제35차 동반성장위원회’를 개최하고 ‘2014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동반위는 식자재유통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요구에 대해 조정협의체를 빠른 시일 안에 열겠다고 밝혔다. 사진=동반성장위원회 제공

지난 2013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중소 식자재유통 상인들의 식자재유통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요구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조정협의체를 마련하고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동반위는 지난 5월 말 식자재유통 대기업들과 중소 상인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조정협의체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메르스 발생으로 잠정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이르면 오는 8월 조정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아직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조정협의체를 열겠다”며 “중기적합업종보다 상생안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상인 고사한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는 중소 식자재유통 상인을 대표해 지난 2013년 동반위에 식자재유통의 중기적합업종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 연합회는 “대기업들이 대규모 유통망과 대량구매로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그동안 중소 상인들이 힘들게 확보한 식자재유통시장을 침해하고 있다”며 “중소 상인들이 고사할 지경에 처해 중기적합업종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대기업이 계속 중소 상인 영역을 침범해 중소상인들이 설 곳을 잃게 된다면 결국 국가경쟁력이 약해지고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지목한 대기업은 대상베스트코와 CJ프레시웨이,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삼성에버랜드, 신세계푸드, 동원홈푸드 등이다.

특히 도매와 영세식당 납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대상베스트코와 CJ프레시웨이가 타깃이 됐다. 나머지 기업들은 캡티브 마켓 물량이 많아 직접적인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동반위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피해 사례가 한정돼 있고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다각적인 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보류 의사를 밝혔다. 이후 연합회는 전국 단위 피해 사례 수집과 회원수를 늘리는 등 식자재유통의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했으나 아직까지 동반위의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시대 흐름 거슬러선 안 돼
이에 대기업들은 상생안을 적극 검토하겠지만 중기적합업종은 시대의 흐름에 어긋난다는 공통된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 각 국과의 FTA 체결로 시장이 개방되면서 식자재유통 대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소싱이 활성화 되면서 국내 자체 생산품의 가격경쟁력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바잉파워와 유통력을 얼마나 더 다양하게 확보하는지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가뭄 여파 등 농수산물 생산기반이 이상기후 등으로 공급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기업들의 역량은 국내 식품외식산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선택을 확대하고 품질의 고급화와 직거래로 인한 농가 소득 창출 등 다양한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어 중기적합업종 지정 요구는 소수의 이익만을 고집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물론이고 영세식당도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 대기업과의 거래를 원하고 있다”며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려는 이들의 어려움도 십분 이해되나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라 앞으로 대기업들의 역량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전국 외식업 경영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골목식당 경영난의 가장 심각한 원인은 식재료 가격에 있었다.

‘식재료 가격이 높아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91.5%에 달했으며, ‘구입처의 식재료 가격이 불안정해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자도 76.4%를 차지했다. ‘구입처의 취급품종이 다양하지 않고 소량구매가 불가능해 어려움을 느낀다(49.9%)’와 ‘구입처에서 취급하는 식재료의 신선도가 낮아 어려움을 느낀다(34.1%)’는 응답자도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고충 해소 방안으로 ‘유통구조 단순화를 통한 가격 절감(44.3%)’, ‘접근성이 편리한 인근의 공급처(11.6%)’, ‘품질・안전성 제고를 위한 물류 선진화(8.7%)’, ‘구매경로의 다양화(6.7%)’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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