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루(see-through)포장이 주는 신뢰와 즐거움
시스루(see-through)포장이 주는 신뢰와 즐거움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7.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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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 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지난해 세월호 사건에 이어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판교 환풍구사고, 군대 내 가혹행위 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을 지켜봤고, 올 들어 중동호흡기질환인 메르스가 퍼지면서 국민의 불안과 불신은 한층 더 깊어만 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불안과 불신은 곧바로 소비생활로 이어지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그만큼 산업의 전 분야에서 소비자 자신에게 득이 될 확실한 정보가 아니면 소비는 지극히 위축된다.

최근 들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만의 정보를 활용한 스마트한 행보가 아닌가 싶다. 나름 소비자를 대표한다고 생각했던 일부 파워스피커들의 진정성에 믿을 수 없는 불신의 틈이 생기게 되면서 인터넷상에 ‘파워블로거지’, ‘파워블로소득’이라는 신조어까지 태어나게 됐다.

주변의 많은 소비자를 위해 객관적이면서 생생한 정보를 사심 없이 정확하게 제공한다고 믿었던 파워블로거들이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당한 방식으로 뒷거래를 했던 실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것이다.

공공 정보에 대한 불신과 누구하나 믿을 수 없다는 세상이 소비자를 직접 정보바다 속으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스스로 ‘호갱’이 되지 않기 위해 사실에 대한 증거 확보와 가능하면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는 적극성을 띠게 만든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그 어떤 제품이든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기꺼이 이런 저런 설명을 구구절절하게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소비자들 중엔 빼곡하게 써있는 깨알 같은 제품설명서의 글씨 하나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제공하는 정보만이 불안감을 잠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수입 화장품 중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 다수의 방부제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인터넷에 소상히 밝혀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도마 위에 올라온 적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스로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자구책이었던 정보 집착 ‘의심증후군’이라 할 수 있는 진화된 소비자의 등장을 이끌어 낸 것이다. 즉 시스루(see-through)포장의 시각화 바람을 통해 직접 정보를 확인하고 눈으로 볼 수 있어 만연된 불신을 줄이고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새로운 콘셉트의 시장을 만든 것이다.

제품의 속이 훤하게 보이는 시스루포장은 다양한 제품포장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투명하게 보이는 포장바람이 거센 곳은 식품업계일 것이다. 매경헬스에서 내놓은 ‘고삼인 홍삼’은 홍삼의 사포닌 성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포장재에 담은 제품을 샘플로 제공해 준다. ‘브릭팝’도 인공감미료나 합성첨가물 없이 신선한 과일즙에 생과일을 썰어 아이스크림에 그대로 담아내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소비자들의 정보 집착 의심증후군 증상은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방사능오염과 각종 이물질 등 식품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게 되면서 제품 원료에 대한 생산원산지의 정보까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소비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심각하게 감지한 식품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원료의 원산지 공개와 영양 성분 표시제를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공개해야 할 권리를 최우선적으로 뒷받침시켜줌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감지수를 낮추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매일유업 앱솔루트는 분유업계 최초로 30여 가지의 분유 원료뿐만 아니라, 유아식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원료의 원산지를 100% 공개하고 있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소비자들의 불신을 없애고 신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스루마케팅’전략이 소개한 바 있다. 한 치의 의심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미래 모습이야말로 투명한 정보 획득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즐기고자 하는 보다 세련되고 정교한 소비유형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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