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S 레스토랑’을 기대하며
‘CVS 레스토랑’을 기대하며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7.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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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우리나라에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소위 ‘나홀로족’이 많아졌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외식산업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현상이라 어찌 보면 1인 가구의 눈높이에 외식업체들이 적응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개인주의가 발달한 일본이었기에 개별식사가 용이하도록 바(bar) 형태의 카운터서비스가 일찍부터 등장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혼자서 밥을 먹기에 아직까지는 불편한 수준이다. 일반음식점을 가보면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혼자서 테이블을 차지하고 식사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가한 시간을 찾아 가야 비로소 눈치 안보고 식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따라 일본처럼 1인용 음식점들이 등장을 했는데 일본식 라멘이나 덮밥 등과 같이 일본의 음식문화를 들여온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많은 ‘나홀로족’들이 찾게 되는 곳은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다. 그렇지만 밥을 먹고 싶은 개인은 정작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결국 향하는 곳이 편의점이다.

언젠가부터 편의점이 유통업인가 외식업인가 하는 농담과도 같은 논의가 있었다. 영업형태로 봐서는 당연히 유통업에 속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급부상하면서 개인용 외식업소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혼잡한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나홀로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보면 결국 편의점에 들러 김밥, 컵라면 등으로 해결하기 일쑤다.

요즘에는 그런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더욱 다양한 김밥류, 샌드위치, 국수, 도시락에 후식용 과일까지 판매하는 곳이 바로 편의점(CVS: convenience store)이다.

시중 외식비용이 평균 7천 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한 끼 해결하는데 거의 절반 가격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빠르게 먹을 수 있고 눈치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갈수록 불경기에 소비자들도 점점 오르는 외식비용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면서 편의점 식사에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개인적 소비문화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해 편의점들은 오히려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이에 부응해 최근에는 편의점에서도 ‘프리미엄 도시락’이 등장해 반찬가지수를 다양화하는 등 차별화된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편의점 식사와 같은 형태는 미국과 같은 서구형 문화와 일본과 같은 동양적 문화를 비교해 보면 다소 흥미롭다. 미국처럼 땅이 넓어 주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생활환경에서는 편의점을 주유소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굳이 주유소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할 필요가 없다. 편안하게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도처에 있기 때문이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늘 먹는 햄버거, 샌드위치, 피자 등과 같은 음식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는데 굳이 편의점에서 먹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편의점이 더 저렴해서, 편해서, 빠르니까 등의 이유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일반 음식점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고 빠르고 거기에다 맛있기조차 하다. 일본처럼 도시락이 발달한 나라도 드물 것이다. 일본의 도시락은 저렴해서 혹은 간편해서 사는 것보다 맛있어서 사먹는다는 의견이 많다.

어떤 경우에는 기차도시락이 유명해서 일부러 기차를 타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품질이 좋은지 짐작이 간다.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 우리나라 도시락전문점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은 다 좋지만 맛이 없다. 그래서 또 먹고 싶지는 않지만 싸고 편리하니까 사 먹는 것이다.

일본의 외식산업 매출에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편의점도시락 매출임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편의점 도시락사업에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할지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도시락을 편의점에서 맛볼 수 있게 되는 날 그 파급효과는 외식산업 전체로 퍼져갈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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