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6억여 원을 들여 벼농사의 일손을 크게 덜어주는 제초로봇 개발에 나섰으나 첫 시연회에서 잡초 대신 벼만 갈아내는 등 실패로 끝났다.
농진청은 지난 22일 충남 당진 대호간척지에서 벼농사 제초로봇을 영농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현장시연회를 열었다. 벼농사 제초로봇은 농업 인구 고령화와 농촌 노동력 부족 심화로 인한 논 잡초 제거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개발됐다.
이번 현장시연회에서는 궤도형 제초로봇과 올해 새롭게 개발한 바퀴형 제초로봇을 선보였다. 앞서 농진청은 궤도형 제초로봇의 경우 전기모터와 가솔린엔진을 결합해 약 2kW 하이브리드 동력을 탑재, 무논에서 5시간∼6시간 연속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시간당 10a의 논 잡초를 없애는 성능을 발휘한다고 밝혀 농민들의 기대를 모았다. 바퀴형 제초로봇은 무논 주행용 바퀴를 부착하고 14.5kW의 내연기관을 동력으로 사용해 간척지와 같은 연약지반에서도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바퀴형 제초로봇은 궤도형보다 빠른 0.8시간만에 10a의 논 잡초를 없앤다.
특히 바퀴형 제초로봇은 무인 운전도 가능하다. 본체 뒤에 붙이는 작업기를 교체할 수도 있어 제초는 물론 비료나 농약 뿌리기 등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시연회에서 위치와 논의 모 열과 이랑을 파악하는 GPS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벼까지 모두 갈아엎는 등 10여 분만에 행사가 중단됐다. 이같은 광경을 목격한 농민들은 아직 제초로봇을 활용하는 일은 시기상조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농진청은 이번 현장시연회에서 나타난 문제를 보완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 이르면 오는 2016년부터 일반 농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농진청 관계자는 “현장시연회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최대한 빨리 해결해 농가 보급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당초 목표로 했던 우리나라의 농업용 로봇 산업을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