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도와 외식산업의 미래
최저임금제도와 외식산업의 미래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7.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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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win-win 노사관계연구소장 법학박사·공인노무사·한경대 겸임교수
▲ 윤광희 win-win 노사관계연구소장 법학박사·공인노무사·한경대 겸임교수

최저임금위원회는 2016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노동계와 재계의 실랑이 끝에 지난 8일 시급을 올해보다 8.1%(450원) 오른 6030원으로 의결했다.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26만27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그러나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해 노동계와 소상공인 업계가 각자 지난 7월 16일과 22일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노동계와 소상공인간에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갈등 상황이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노동계는 최저임금 수준 인상으로 근로조건을 보호하는 좋은 측면이 있지만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의 어려움에 직면하는 문제점이 있다.

한국의 경우 1960년대 이후부터 국회와 노동단체에서 수차에 걸쳐 최저임금의 법제화에 관한 논의가 있었지만, 국제경쟁력의 약화와 고용증대에 대한 악영향을 이유로 도입이 지체되다가 1986년 최저임금법이 제정돼 1988년부터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됐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의 최저수준의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주 입장에서 최저임금이 강제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켜나가는 의무로 작용해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무리한 최저임금인상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일자리의 산업이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파트 경비원과 외식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제도와 외식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최저임금이 무리하게 인상될 경우의 부작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저임금 수준에 미달하는 근로자가 200만 명을 넘고 있는 현실에서 최저임금 수준만을 인상하게 되면 최저임금 수준이 지켜지지 않는 있는 사례가 더 발생하게 되고 결국 잠재적인 법 위반 사례만 더 발생하는 문제와 최저임금 수준에 미달하는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날 것이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최저임금 수준이 미달하는 근로조건하에 있는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내세울 수 없는 영세한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상호 묵인해 최저임금제도가 준수되지 못하는 일이 만연하게 될 것이다.

둘째,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의 압박으로 작용하게 될 낮은 부가가치의 영세업체들이 도산하게 되고, 결국 일자리 감소 내지는 없어질 것이 염려된다.

스웨덴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기치 아래 연대임금을 도입해 동일한 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에게 소속 기업과 상관없이 같은 임금을 지불하게 했다.

자본설비가 충분한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은 근로자 1인이 생산해내는 가치(한계수입생산)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동일임금을 적용하다 보니, 중소기업의 경우 임금이 한계수입생산을 초과해 영세 중소기업은 산업에서 퇴출됐고 결과적으로 스웨덴에서는 독점대기업들만이 살아남게 됐다.

근로자간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도입된 연대임금이 오히려 독점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켰다.

독일의 경우도 올해 처음으로 시간당 8.5유로(약 1만600원)의 최저임금제를 시행했는데 1·4분기에만 월 450유로 이하 일자리, 즉 '미니잡'이 24만개나 줄어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최저임금제도가 제정된지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최저임금제도는 소상공인에게 엄청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고 외식산업 미래에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식산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고 영세 외식업체들은 줄줄이 폐업하게 되고 대형 외식업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업종별로 수준을 달리하는 최저임금제도가 하루 빨리 도입돼 외식산업의 실정에 맞는 최저임금수준으로 조정되어 외식사업체가 더불어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구조로 변화돼야 외식산업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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