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서 느끼는 께름칙한 위생문제
식탁 위에서 느끼는 께름칙한 위생문제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8.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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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 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사회생활이 활발하고 복잡해질수록 집 밖에서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밥을 먹는 기회가 많아진다.

밖에서 밥을 먹을 때는 경우에 따라 이것저것 다양한 메뉴를 골라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한편으로 신경이 쓰이는 건 위생과 안전문제이다.

식사를 위해 음식점을 선택할 때는 그 집의 음식과 위생에 대해서도 고려하게 된다.

아무리 혀를 춤추게 하는 맛있는 음식이라도 비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음식점이라면 곧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질 수밖에 없으리라.

혹자는 맛있는 음식점은 대개 시설이 낡고 오래된 집이라고 말한다. 전통이 깊고 시설이 노후된 것과 위생은 다른 문제이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식탁 위에서 종종 생각하는 위생에 대한 몇 가지 단상이 있다.

우선 식탁을 치우고 세팅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어떤 곳은 손님이 사용했던 물수건으로 식탁을 닦는다. 밥을 먹기 전부터 아연해 진다. 물수건의 용도를 잘 알기에 더욱 그렇다.

식탁 위에는 대개 수저통과 냅킨통이 있고, 수저통을 열면 숟가락과 젓가락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일행과 함께 하는 경우라면 한 사람이 일행의 앞에 냅킨을 깔고 그 위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다. 냅킨을 왜 깔까? 수저와 젓가락을 식탁 위에 곧바로 놓기 싫어서일 것이다.

방금 닦은 식탁은 물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여기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 것이 아무래도 께름칙하다.

입속을 들락거리는 숟가락과 젓가락이 혹시나 식탁 위의 비위생성을 입안으로 퍼나르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을 알아야 한다.

서양음식을 먹을 때 사용하는 포크와 나이프는 대개 테이블 매트에 올려놓는다. 사용 중에는 식기에 걸쳐놓았다가 식사를 마치면 가지런히 모아서 식기에 놓아두면 된다.

하지만 우리의 숟가락과 젓가락은 식사 중에 여러 번에 걸쳐 식탁에 내려놓았다 들기를 반복해야 한다.

특히 젓가락은 두 짝의 끝을 맞추기 위해 손에 들고 위에서 아래로 식탁에 가만히 내리찍는 듯한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 이때에도 식탁의 청결성을 떠올리며 깔아놓은 냅킨 위에서 젓가락 끝을 맞추려고 한다.

하지만 냅킨은 또 어떤가? 표백제가 남아있을지 모르는 냅킨 위에서 젓가락을 맞추기 싫어서 앞 접시나 밥그릇 뚜껑에 젓가락을 맞추기도 하고 그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고급 음식점에서는 천으로 된 테이블 매트를 깔고 그 위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도 종이 매트를 깔아주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일부 한식당에서는 도자기나 놋쇠로 만든 독특한 모양의 수저받침을 놓고 그 위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아주는 곳도 있다. 객단가가 높은 음식점에서 손님에게 베푸는 서비스라고 치부해버리고 말 일이 아니다.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 손님의 건강과 안전한 식사를 위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공통의 과제이다. 필자가 가끔 가는 음식점은 손님이 사용하는 물수건과 식탁을 치울 때 사용하는 수건이 다르다.

식탁 치우기용 수건은 손님의 것과 색깔이 다르며 젖은 수건과 마른 수건을 구분하여 사용한다.

식탁에 깔아주는 1회용 매트가 원가부담이 되는 것을 알고 매트를 A4용지의 1/3 크기로 만들어 사용하는 곳도 있다. 몇 개의 주 메뉴 이름이나 그림을 단색으로 넣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올려 주는 모습에서 경영자의 세심한 배려를 느끼게 된다.

손님이 추구하는 것은 멋진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만이 아니다. 비싼 음식을 싸게 먹으며 가치를 느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한 끼의 식사를 하더라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으려는 외식소비자들에게 식탁 위의 위생에 관한 작은 배려 또한 그들을 신뢰하게 하고 만족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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