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PB확대 매출증가… 식품업계 ‘속앓이’
유통업계 PB확대 매출증가… 식품업계 ‘속앓이’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5.08.17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유통채널 PB 비중 20%… 식품업계 “PB 성장 달갑지 않아”
▲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NB제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PB제품의 점유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의 PB제품인 피코크. 사진=이마트 제공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PB제품에 공을 들이면서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속앓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NB제품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PB제품 점유율은 조금씩 늘어나 현재 2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B제품은 지난 1997년 이마트가 선보인 ‘이플러스 우유’를 시작으로 지난해 기준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가 각각 약 1만2천~1만3천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형마트 3사의 PB상품 매출액은 10조 원에 달한다. 지난 2006년 1조7천억 원 수준에서 8년 만에 5배가량 뛴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PB제품 매출은 지난 2006년 4500억 원에서 2013년에는 3조1천억 원까지 늘었다.

PB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NB제품보다 평균 20%, 최대 50%까지 저렴하다. 이 같은 가격경쟁력은 유통과정의 마진 줄이기에서 나온다. NB제품은 마트 입점수수료나 마케팅 비용, 물류비 등이 소비자 가격에 포함된다. 그러나 PB제품은 별도의 판촉비가 들지 않고 전용진열대를 배정받거나 행사용 덤 제품으로도 활용되는 등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요인이 많다.

특히 과거에는 PB제품이 낮은 품질이라는 평판이었지만 최근 이마트의 ‘피코크(PEACOCK)’ 등의 등장으로 NB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HMR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마트의 PB브랜드 피코크는 2013년 280개에 그쳤던 품목이 700여 개까지 확대됐다. 이마트는 올 연말까지 900개 이상으로 제품수를 확대해 지난해 780억 원을 뛰어넘는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피코크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어서 기존 HMR 강자인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풀무원 등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피코크는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일부 생산을 맡고 있으며 품질이 검증된 중소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NB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이마트 이미지까지 더해지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편의점에서는 PB제품이 NB제품을 누른 사례가 많다. CU의 PB스낵 ‘콘소메맛팝콘’은 스낵시장 부동의 강자 농심 ‘새우깡’보다 2배 이상 잘 팔리고 있다. 콘소메맛팝콘은 충남 아산에 위치한 ‘제이앤이’라는 중소 과자제조업체가 만들고 CU가 판매를 맡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PB아이스크림이 롯데제과, 빙그레 등을 누르고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업계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러한 성과와 별개로 PB제품의 확대가 업체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고 토로했다. 최근 롯데제과와 한국야쿠르트, 풀무원 등의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PB제품 OEM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규모가 큰 식품제조사들도 유통망이 미비해 대형마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사실 PB제품의 OEM을 맡아도 대부분 적정한 가격대가 형성되지 않아 남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B업체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들이 PB상품을 부각시키면서 NB상품은 가격거품이 낀 나쁜 상품으로 매도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며 “NB제품과 흡사한 미투 제품이 범람하고 유통업체가 PB제품 제조사에게 단가를 압박하는 일도 허다해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식품업계 전체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글로벌 정보 분석업체 닐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PB제품의 글로벌 평균치는 16.5%며 스위스(45%), 스페인(41%), 영국(41%) 등의 유럽 국가들은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월마트, 까르푸, 테스코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PB제품 매출 비중은 40∼50%에 육박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 시장의 PB제품 확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