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스몰마켓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스몰마켓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8.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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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 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이 나라, 면적으로 보면 세계에서 109번째인 아주 작은 나라이지만 인구밀도의 지수로 볼 때 세계 25위의 국가다. 경제적 규모는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선진대국에 이어 세계 10위권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작은 대국이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민이기에 소비트렌드나 유행에는 지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개개인의 소수가치관은 다수의 목소리에 끌려 다니거나 때때론 묻혀버려 소비자들의 ‘취향편중’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 중 하나는 트렌드의 유형을 몸소 체험할 때까지 다소 더디게 반응을 보이다가 실질적으로 본인에게 득이 되는 유행은 전염병보다도 더 빨리 번지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현상과 문화적 변화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과연 소수의 취향이 표면화될 수 있는가라는 의아함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개인화’를 앞세우며 등장한 새로운 소비 세대들은 일방적이고 획일적으로 형성된 소비시장을 그대로 묵인하지 않고 또 다른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고 있다. 소수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다양성 부분에 어깨를 나란히 해야만 새로운 소비자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생산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시장을 더욱 세분화해 소비자의 니즈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개인화 시대가 보편화되면서 박리다매를 앞세운 양적 서비스나 상품보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스몰마켓(초니치시장)이 만들어지고, 그곳에서 새로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혼자 쓰는 샴푸만도 탈모용과 두피관리용, 윤기관리용 등 다양하고, 신발도 런닝화, 등산화, 조깅화, 싸이클화 등 세분화돼 있다. 또한 저출산 노령화의 영향으로 1~2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의료건강 및 레저스포츠 활동의 일상화 등으로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특정 목적지향식 상품인 ‘포켓포토’, ‘쿨프레소’, ‘가교연금보험’, ‘손주사랑보험’, ‘평생건강검진제도’, ‘셰어하우스’ 등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틈새상품들이다.

이처럼 잘게 쪼개지고 흩뿌려진 소비욕구들로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스몰마켓(small market)의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소비자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초니치(틈새)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성공신화를 이룬 기업도 있다. 당뇨 환자용 채혈기를 만들어 ‘세상에서 가장 덜 아픈 채혈기’라는 인식을 내세우며 세계점유율 35%의 기업으로 도약한 국내 의료기기전문업체 GMMC은 사업초반 단 5%의 시장성을 보고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무엇보다도 기존시장을 4대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장악하고 있었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한 해 약 1천만 개를 판매할 수 있는 세계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몰마켓은 양적인 문제가 아니다.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마켓간의 거래와 상품간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촉진해 신규소비자들을 창출하는 질적인 문제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단지 간단한 거래수치나 소비자들의 보편적인 취향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몰마켓의 취향은 그러한 보편적인 접근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시장의 하나인 것이다.

기존의 소비자들에 대한 욕구(need)와 필요(want)에 대한 역발상적 아이디어와 실생활의 필요상품을 재발견해 초니치(초틈새)시장을 개발하고, 또는 다양성에 기반을 둔 소비 세대들의 질적 변화에서 포화상태인 기존시장의 틈새를 발견해 스몰마켓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 시장의 생명은 더 이상 소수소비자들의 취향에 눈감을 수 없다. 그 독특한 개성 속에 기회와 발전의 가능성이 공존할 수 있는 초니치(틈새)시장인 스몰마켓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리고 있다. 스몰마켓의 규모를 내수시장만 놓고 보면 지극히 한정적일 수 있지만, 글로벌 무대를 타깃으로 공략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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