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부터 맛보기까지, 과정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
조리부터 맛보기까지, 과정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5.08.28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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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배달의 무도편’이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며 화제를 낳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해외 거주자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전하기 위한 멤버들의 머나먼 여정이 그려졌다.

특히 30년 동안 타지생활을 하면서 아흔 노모의 만둣국을 받은 가봉 대통령 경호실장의 사연이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30년 동안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한 아들은 어머니가 준비해준 만둣국과 되비지, 총각김치와 반찬을 맛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준비한 음식을 맛보자마자 “너무 맛있다. 사실 어머니 생각이 난다. 이 만둣국과 총각김치는 어머니 맛”이라고 말했다. 주인공은 한국에서 지낸 시간보다 해외에 더 오래 있었고, 30년 동안 어머니 음식을 맛보지 못했지만 그 맛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외식・식품을 다루는 전문지 기자로서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 맛이 변하지 않도록 배달하는 과정, 그 음식을 맛보는 행위 모두가 새삼 소중하게 느껴졌다. 제작진이 해외 거주자를 위로하기 위해 선택한 아이템이 따듯한 밥상이라는 것도 음식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다.

이런 추억의 맛은 외식업소에도 있다. 저마다 속이 풀리는 시원한 콩나물해장국이나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김치말이국수, 바삭한 튀김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얹은 탕수육, 매콤하면서 부드러운 감칠맛의 닭발은 ‘그 집’에 가야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맛있다는 수많은 맛집들이 ‘그 집’에 비해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다시 발길을 ‘그 집’으로 옮긴다. 그때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매장을 다시 방문하거나, 가게가 없어졌다는 소식에 허탈해하는 것도 다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해서일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8일 배달앱에 등록된 야식업체 110곳 중 28곳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했다. 4곳 중 1곳의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 업체 중에는 주방을 장기간 청소하지 않아 벽면, 조리도구, 화덕주변, 씽크대가 오염물로 쌓이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를 판매 목적으로 냉장 보관한 업체 등이 있었다.

음식 조리부터 맛보기까지 그 과정의 소중함을 잊은 외식업소들이 꽤 된다는 점은 안타깝기만 하다. 또 국내의 수많은 외식업소 중 추억의 맛을 선사하고 있는 곳이 과연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에 속상하기도 하다.             

음식은 깨끗한 식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조리하고 그 맛과 향을 잃지 않도록 배달해, 고객이 맛있게 먹었을 때 모든 서비스가 끝이 난다. 식재담당자, 조리장, 배달원 등 관련종사자들의 역할이 모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중에 하나라도 틀어진다면 실패한 음식이 된다.

외식업 관련 종사자 모두에게 맛은 자존심이다. 돈 몇 푼 때문에, 귀찮아서, 상황이 어렵다는 핑계로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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