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탕 먹기 위해 줄 서게 만들겠다”
“갈비탕 먹기 위해 줄 서게 만들겠다”
  • 김병조
  • 승인 2006.09.01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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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성공신화 주역 정인태 사장 한식으로 컴백
‘양 적고 비싸기만 한 한식’ 고정관념 깨고 5년내 100호점 야심
▶ 정인태 (주)이티앤제우스 대표이사
아웃백 성공신화의 주인공 정인태 사장이 준동했다. 국내 외식업계의 뉴스메이커이기에 지난 3월 돌연 아웃백 사장직에서 물러났을 때 그의 행보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는데 이번엔 한식을 들고 혜성처럼 나타났다. 이름도 재미있는 ‘불고기 브라더스’라는 브랜드를 갖고 패밀리레스토랑에 이어 한식업계를 평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5년 안에 100개 점포를 개설하겠다” “갈비탕을 먹기 위해 줄을 서게 만들겠다”고 하는 말에 그의 의지가 담겨있다. 다음달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불고기 브라더스’ 정인태 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 김병조 편집위원

▲한식, 한식 노래를 부르더니 진짜로 한식을 들고 나타나셨군요. 기존의 한식 업소들이 바짝 긴장할 것 같습니다.
- 현재 영업중이거나 영업이 잘 되는 한식 업소에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한식에는 가격거품이 심한 것이 사실입니다. 고기 전문점의 경우 국산 한우 쇠고기 1인분에 4만~5만원까지 받는 곳도 있는데 이 조차 고객은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의심하며 먹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한식은 주방장의 손맛에 따라 음식 맛이 좌우될 정도로 매뉴얼화, 시스템화가 돼 있지 않아서 늘 그 모양 그대로입니다. 발전이 없다는 뜻이죠. 아웃백에서의 경험을 통해 볼 때 한식도 시스템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또 자신감도 있습니다.

▲정말 한식의 시스템화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좋은 요리는 요리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와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원재료를 속이며 연육제, 향신료 등으로 요리의 맛을 높여봤자 연예인 반짝 인기처럼 오래가지 못합니다.
기존 한식 업소들의 경우 메뉴 및 메뉴 가격 책정이 한마디로 팔고 싶은 대로, 받고 싶은 대로였습니다. 한식도 이제는 서구적 레스토랑처럼 식재료 선정과 리스트 작성, 원가율 산정, 가격 조정, 마진율 책정 등의 체계적인 시스템화가 절실합니다. 매뉴얼을 통한 표준화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불고기 브라더스는 식재료 리스트와 표준 조리법을 책자 형태로 만들어 누가 조리를 하든 맛에 차이가 없게 할 계획입니다.

▲‘불고기 브라더스’라는 상호가 재밌습니다. 그동안의 준비과정을 설명해주시죠.
- 지난 3월 아웃백 퇴사 후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한 달간 머물다 왔습니다. 오자마자 불고기브라더스의 상표등록을 하고 준비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상표는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해외 국가에도 이미 등록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한식 조리명장 유명곤씨를 메뉴개발 담당자로 영입해 가장 맛 좋은 메뉴를 개발하도록 했습니다. 또 손맛에 따라 좌우되는 한식의 맛을 레시피가 좌우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핵심 메뉴의 개발도 완료한 상황입니다.
넉 달 간의 준비 끝에 이제 다음달 강남에 1호점을 오픈하게 됩니다.

▲불고기 브라더스가 기존의 다른 한식점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 우선 업소 분위기가 매우 쾌적합니다. 고기를 구워먹어도 연기가 전혀 나지 않고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즐기는 기분이 들 겁니다.
두 번째로는 가격이 기존 업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합니다. 특히 양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 값입니다. 성인이 고기를 먹고 어느 정도의 포만감을 느끼려면 최소한 200g 이상은 섭취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떻습니까. 양념이나 뼈를 포함해서 200g인 경우가 허다하고 실제로는 150g에도 못 미치는 양으로 200g이라고 속여 팔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 불고기 브라더스는 메뉴판에 200g 정량을 표기하고 양념포함 350g 이라고 별도 표기해서 고객들에게 보다 투명하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고깃집에서는 1인분 주문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해 모든 메뉴의 1인분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또 저희 업소에서는 즉석 도정기를 설치해 놓았기 때문에 밥맛이 최고라는 점도 자랑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대고객 서비스의 차별화인데 이는 오픈하기 전까지는 비밀입니다.

▲한식에 가격거품이 있다고 치더라도 양을 감안하면 기존 한식 업소의 절반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 저희는 원료육을 100%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합니다. 아웃백의 스테이크용 고기를 100일 동안 곡물사료를 먹인 쇠고기를 사용하는데 불고기 브라더스의 원료육은 300일 동안 곡물사료를 먹인 쇠고기를 사용합니다. 국산 고급 토종 한우와 비교해 품질면에서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가격면에서는 갈비탕을 예로 들자면 한우로 끓일 경우 한그릇에 1만2천원은 받아야 하지만 호주산을 이용하면 8천원 정도 받아도 충분히 마진이 남습니다.
여기에다가 철저한 원가계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원료육의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매장 컨셉이나 메뉴, 가격, 서비스 내용 등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아직 오픈 전이기 때문에 100%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고기 브라더스는 불고기를 주력 메뉴로 하고 있습니다. 광양식, 언양식, 서울식 불고기를 모두 취급합니다. 여기에 갈비탕, 육회비빔밥, 된장찌개, 콩비지찌개 등의 식사류를 갖추고 있습니다.
가격은 점심은 1만원 안팎, 저녁은 2만5천원대의 객단가로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아마 기존의 고급 고깃집의 2/3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테리어 컨셉은 고급화를 추구해서 기존 고깃집에서 볼 수 없었던 부스형을 도입한 것이 특징입니다. 배관시설을 매장 바닥 아래로 공사해 매장 내에서는 연기가 전혀 없고 깔끔하게 꾸몄습니다.
차별화 된 서비스의 하나로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푸짐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입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환대 개념의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대하십시오.

▲매장 전개 방식은 어떤 식이고, 또 단기 및 중장기 사업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 매장 전개는 100% 직영입니다. 아웃백 방식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점주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담보 형태의 일정 금액을 투자하게 하고 수익금을 분배하는 방식입니다.
매장 오픈은 우선 연내에 1호점인 강남점과 2호점인 염창점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1호점은 200여평 규모에 좌석수는 180석이고 룸도 4개가 마련돼 있습니다. 2호점인 염창점은 건물 자체를 지어서 오픈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4개씩 모두 8개 점을 개설할 계획입니다. 3년 내에 50개점을 목표로 삼고 있고 5년 안에 100호점을 만들 생각입니다. 50개점 정도면 연간 외형이 1500억원 정도 될 것입니다. 그때쯤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정 사장님 입장에서야 당연히 성공한다고 확신하고 계시겠지만 불고기 브라더스의 성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는지, 또 성공시키기 위한 포부와 각오는 어떻습니까.
- 한우 쇠고기 130g을 넣어서 끓여주는 1만2천원짜리 갈비탕과 한우와 품질 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는 호주산 쇠고기 600g을 넣어서 끓여주는 8천원짜리 갈비탕이 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는 갈비탕을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게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불고기 브라더스는 맛은 기본이고 제대로 된 양, 절반 수준의 가격, 체계적인 고객서비스로 고객들의 기존 한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개념의 한식문화를 선도하겠습니다.

정인태 사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정 사장이 성공한 CEO, 앞서가는 CEO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됐다. 한마디로 정곡을 찌르는, 그리고 고정관념을 깨는 마케팅 기법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한식, 특히 고급 고깃집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나 고정관념이 무엇인가. 1인분이라고 하면서 1인분을 먹어서는 도저히 배가 차지 않는, 그러면서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 서민들은 무슨 특별한 날이라야 큰 맘 먹고 갈 수 있던 곳이 아니었던가. 정인태 사장은 바로 이런 고객들의 마음을 꿰뚫고 이를 마케팅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고급 한식당도 기껏해야 다섯 손가락 안의 매장밖에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5년 안에 100호점을 만들겠다는 정 사장의 위용이 대단하다. 불고기 브라더스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정 사장의 새로운 도전이 자극제가 되어 국내 한식업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정리= 손수진 기자
사진= 최원우 기자
▶ 불고기브라드서 강남 1호점 전경과 실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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