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이 필요해’, 신동빈 회장의 끝없는 ‘술 욕심’
‘소맥이 필요해’, 신동빈 회장의 끝없는 ‘술 욕심’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5.09.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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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이어 주류 사업 확대… 맥주 사업 숙원 풀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을 키우는 경영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주류 왕국’을 위한 롯데그룹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평소 인수·합병을 강조하며 최근 10년간 35개의 기업을 사들이는 공격적 경영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계열사 롯데주류(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주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주류의 모태는 1926년 설립된 강릉합동주조다. 이후 2000년대 초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키우며 청주와 약주 등 전통주, 과실주 등을 주로 생산했다. 하지만 소주와 맥주 등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아 그룹 차원에서는 수익 확대가 절실히 필요했다.

두산주류 안으며 소주 진출

신동빈 회장이 본격적인 그룹 경영에 참여한 2000년대 후반부터 주류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롯데는 본격적인 주류 사업을 담당할 롯데주류BG를 2009년 설립했다. 2009년 초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을 갖고 있던 두산주류BG를 5030억 원에 인수하면서 소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두산주류BG 측과 인수 금액을 놓고 법정공방까지 갈 정도로 애착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술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산주류 인수에 성공한 직후인 2009년 5월 국내 굴지의 맥주 제조사인 오비맥주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12년에도 오비맥주 인수에 다시 도전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소주 사업 확대도 계속 됐다. 두산주류 인수에 만족하지 못한 롯데는 2010년 부산 지역소주 업체인 ‘대선주조(C1)’ 인수에도 발을 담갔다. 당시 부산지역 NGO 등이 롯데그룹 불매운동을 경고할 정도의 반대여론이 있었지만 무릅쓰고 인수전을 진행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먹잇감을 놓친 롯데는 대신 충북으로 눈을 돌려 2011년 3월 충북지역 향토 업체인 ‘충북소주’를 350억 원에 인수하며 소주 부문 몸집 키우기에 성공했다. 그해 10월에는 롯데칠성음료가 롯데주류를 합병하면서 주류 사업 부문의 시너지를 노리기도 했다.

롯데주류는 또 하나의 꿈인 맥주 사업 진출이 잇단 인수 실패로 여의치 않자 직접 제조에 뛰어드는 정공법을 택했다. 충북 충주에 맥주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4월 ‘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그룹의 숙원을 풀었다.

맥주, 시장 안착… ‘주류 재벌’ 되나

공격적 행보로 몸집을 키운 롯데주류는 소주와 맥주의 시장 점유율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처음처럼의 서울·경기 등 수도권 점유율은 올 상반기 41.0%(컨슈머인사이트 조사)로 지난해 하반기 29.1%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특히 부산지역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져 같은 기간 1.5%에서 16.6%로 15%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올 봄 출시한 ‘순하리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맥주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현재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시장에 안착함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6.0%에서 올해 8.1%로 2.1%포인트 상승했다.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매출액도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류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4%가 증가했다. 이 중 클라우드가 300억 원, 순하리처음처럼 150억 원, 일반소주가 150억 원 정도 매출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추세라면 올 주류 매출액은 8천억 원대, 장기적으로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클라우드 성장이 두드러져 올해 1천억 원에서 2017년 1500억 원, 제2공장이 2017년 중반에 완공되면 2018년 이후 3천억 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려와 달리 클라우드를 시장에 안착시킨 롯데주류는 명실공히 맥주와 소주, 청주(전통주), 포도주, 양주 등을 아우르는 주류 왕국의 발판을 다졌다. 자본력에 탄탄한 유통망까지 확보해 거대 주류 회사로의 성장은 어렵지 않다는 예상이다.

일본시장 트렌드 경험 도움

소주와 맥주 시장의 후발 주자임에도 성공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배경에는 일본롯데의 사업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롯데는 한국 보다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빠른 일본 소비자의 니즈 파악 및 R&D 역량이 축적됐다.

한국이 일본 시장 트렌드와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역량은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순하리처음처럼도 일본에서 먼저 인기를 끈 과일 리큐르인 ‘훈와리’를 벤치마킹해 내놓은 제품이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점화된 맥주 시장에서 클라우드의 성공적인 진입과 순하리 처음처럼의 성공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해왔다”며 “일본에서 성공한 트렌드를 한국에 맞게 도입하고 혁신을 이끌어간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는 앞으로도 맥주와 소주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쳐갈 전망이다. 송 연구원은 “롯데칠성(주류)이 더 공격적인 신제품 경영을 하는 것이 향후 장기적인 성장 촉매제”라며 “소비자 니즈 충족을 위한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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