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가 전문경영인 도입으로 조직 혁신을 꾀하고 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해외사업과 큰 틀을 다지고, 새 대표가 국내 사업 전반을 맡는다는 계획이다.
카페베네는 최근 국내 커피사업의 부진과 신사업 실패, 해외사업 마찰 심화 등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이번 경영 체제 변화를 반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외식기업들의 전문경영인 영입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카페베네의 전문경영인 체재 전환 선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승우 전 웅진식품 CEO 대표 선임
카페베네가 지난 1일자로 최승우 웅진식품 전 최고경영자(CEO)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창립자이자 오너인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의 단독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알린 것.
최 대표는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해 소니코리아 본부장 및 한국보랄석고보드 부사장, 한앤컴퍼니 전무를 거쳐 최근까지 웅진식품 CEO를 지낸 인물로 카페베네 국내 사업 총괄을 맡게 된다. 창립자이자 오너인 김선권 대표는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 해외사업 방향 수립과 기업의 성장동력 발굴 등 전략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안을 둔다는 계획이다.
카페베네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은 해외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페베네 측은 “해외 브랜드와 경쟁하며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체제 도입 및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카페베네의 하락세가 전문경영인 영입을 부추겼을 것이란 진단이다. 카페베네는 업계 경쟁 심화,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등 외식사업 실패,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 현지 점주들과의 갈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2년 당시 매출 2109억 원, 영업이익 101억 원, 당기 순이익 33억 원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지만 이후 계속 되는 악재로 지난해 매출 1290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 당기순손실 75억 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카페베네는 이번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실적 개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최 사장은 웅진식품 대표로 있을 당시 어려운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카페베네 국내사업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대한민국 대표 커피전문점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임 CEO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경영인 체제 증가 추세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성장으로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경영 수완을 검증받은 전문경영인을 추대하거나 대기업 임원 출신을 영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경영 효율성과 합리적인 조직 관리를 위해 전문경영인의 운영 노하우는 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최근 많은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후 증명된 성과도 카페베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할리스커피는 지난 2013년 공인회계사 출신의 신상철 대표이사를, 매드포갈릭은 올해 초 한종문 전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사장을 선임했다. 굽네치킨은 전 CJ제일제당 영업본부장 김주형 상임경영고문을, 김가네는 박정환 전 롯데푸드 경영기획부문장을 총괄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밖에 교촌치킨, 이디야커피, 카페드롭탑 등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에 비해 외식업계의 전문경영인 비중은 낮은 편”이라며 “최근 조직 혁신으로 사세 확장과 부진 탈출을 원하는 외식기업들에게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