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장래희망으로써 신중한 접근 필요
셰프, 장래희망으로써 신중한 접근 필요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10.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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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장/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 신정규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장/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셰프의 전성시대라고 불릴 만큼 최근 수많은 TV 프로그램에 셰프들이 출연하고 있다. 음식관련 프로그램에 주로 요리 연구가, 의사, 식품학자, 스타 블로거, 연예인들이 출연하던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셰프들의 TV 출연이 많아지면서 스타 셰프가 등장하게 됐고, 어린 아이들의 장래 희망에 요리사가 6위, 그리고 여학생은 요리사가 3위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도 셰프 열풍의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올해의 대학입시에 조리 관련 학과의 경쟁률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요리를 하겠다고 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할 일이 없어서 요리사를 하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등학생 때부터 요리 학원을 다니게 하고 심지어 유학까지 보내기도 한다니 달라진 셰프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셰프의 열풍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셰프가 되기 위해 겪어야 할 과정, 문화적 역할, 사회적 위상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겉으로만 보이는 화려함으로 생긴 갑작스러운 열풍은 쉽게 가라앉는 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에 요리사는 생계형으로써 먹고 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아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명칭부터 요리사에서 셰프로 바뀌면서 그 시작점이 달라졌다. 생계형 수단으로써 단순한 요리사가 아니라 기술인 또는 더 나아가서는 예술인으로서 본인의 정신을 담아내는 엘리트로 자리 잡아가기 시작했고, 또한 그를 위해서 단순히 기술만이 아니라 인문적 소양과 과학적 지식을 함께 갖춰야 하는 직업으로 바뀌고 있다.

그만큼 셰프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습득해야 하는 지식과 기술이 많아지고 있어 단순히 기술적 접근만을 생각하고 시작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4년제 대학에 있는 조리학과의 경우 교과과정에 한식, 양식, 일식, 중식, 제과, 제빵, 디저트 등의 조리기술을 배우는 것 이외에 음식의 유래, 역사,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학적 원리, 음식을 상품화할 수 있는 상품개발 과정, 원가 관리, 창업, 영양학, 생화학 등의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단순히 기술만을 배우기 위해 진학을 했던 학생들의 경우 많은 학습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셰프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한 나라의 오랜 문화적 역사와 정신을 음식이라는 또 다른 도구를 통해 담아내는 사람이 바로 셰프다. 그렇기 때문에 셰프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의 뿌리가 어디인지, 현대의 흐름을 어떻게 접목 시킬 것인지, 앞으로 문화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셰프가 만든 음식을 사람이 먹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또한 서서 일하고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도 함께 감내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TV에 나오는 셰프가 멋있어서, 연예인과 같은 인기가 있어서, 돈을 잘 벌 것 같다는 이유로 시작하기에는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과정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셰프의 사회적 위상이 TV에 비치는 화려함에 비해 초라하다는 것도 꼭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다. 과거보다는 일하는 환경이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위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실제 일하는 현장에서의 대우는 아직도 개선할 점이 많고 내가 만든 음식을 남에게 대접하는 직업이지 내가 즐기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남들이 놀 때 일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소득이 올라가고 생계로써의 음식이 아니라 즐기는 문화로써의 음식으로 발전해 가면서 셰프는 분명히 앞으로 전망이 있는 직업군이기는 하다. 하지만 겉으로만 보이는 것만을 보지 말고 그 자리에 서기까지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 후 셰프에 대한 장래 희망을 꿈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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