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계보다 농가 스스로 경쟁력 키워야
기업 연계보다 농가 스스로 경쟁력 키워야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5.11.1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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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23차 ㈔한국외식산업학회 추계학술대회 성료
▲ 한국외식산업학회가 지난 7일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제23차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외식산업 트랜드를 분석하는 한편 지역식자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사진=신지훈 기자 sinji27@

㈔한국외식산업학회(회장 이애주)가 지난 7일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2015 제23차 한국외식산업학회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외식산업 트랜드 분석-지역식자재를 이용한 건강 먹거리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학술대회는 외식업계의 과제인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제공할 것인지를 집중 논의했다. 이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건강밥상, 한식뷔페, 집밥 등 트렌드를 분석하고 발전적 방안 제시를 위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애주 한국외식산업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외식산업은 문화적 가치와 지역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주제에 대한 연구결과 및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서로의 분야에 대한 이해와 학문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맹양수 한국외식업중앙회 부회장은 “국내 외식산업이 어려울수록 학계의 분석과 미래 지향적인 대안 제시가 중요하다”며 “산학관이 협업해 새로운 소비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양하고 바람직한 정책 제안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육주희 월간식당 편집국장의 ‘건강밥상, 집밥 레스토랑, 한식뷔페 레스토랑 트렌드 분석’과 한귀정 농촌진흥청 과장의 ‘지역식재료를 이용한 레스토랑 운영 현황’에 대한 주제발표 후 김순하 숭의여대 교수, 이두찬 대전보건대 교수의 토론이 이어졌다.

2부에서는 전유광 신세계푸드 식음마케팅팀 팀장의 ‘한식 올반부터 HMR까지’와 이혜영 무명식당 마케팅팀 과장의 ‘건강밥상, 무명식당 운영사례’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식자재 활용으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외식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주제발표를 토대로 김충호 영남이공대 교수와 유진현 신한대 교수의 종합토론과 참석자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학술대회 토론자들은 지역식자재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 브랜드와 상품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 관계 부처의 검사・등록 규제 완화, 효율성을 높인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학회장은 폐회사에서 “각 지역의 특산물과 외식문화의 융합을 논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학술대회에서 논의된 의견들을 참고해 외식산업의 발전 방향을 도출하는 것은 물론 학회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육주희 월간식당 편집국장
한식뷔페 열풍, 개인업소 대응 필요

올해 외식산업 주요 트렌드 키워드로 ‘한식뷔페’, ‘집밥 열풍’, ‘쿡방과 셰프테이너’ 등을 꼽을 수 있다.

집밥은 1인 가구 급증과 건강과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현대인들의 니즈가 반영돼 큰 인기를 보이고 있다. 집밥 레스토랑의 특징을 살펴보면 저염식 위주의 건강한 상차림, 100% 홈메이드 조리, 지역 대표 식재료를 활용한 친환경・제철 식재료 사용, 8천 원에서 1만 원 가격 구성 등을 들 수 있다.

집밥 콘셉트의 레스토랑들은 한식 특성을 잘 살려야 하는 만큼 숙성이나 발효의 깊이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다양하고 이색적인 한식재료 발굴에 주력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식뷔페는 국내의 다양한 친환경 식재료를 활용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각종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대중 뷔페라 정의할 수 있다. 그동안 한식뷔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한식뷔페는 대다수 업체의 영세성, 시스템 및 운영 노하우 미비, 메뉴 구성 한계, 질 낮은 양념육과 신선하지 않은 생선회 등의 원인으로 오래 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의 한식뷔페는 다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200~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외식공간,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 음식의 가치를 제공하며 현대인 취향을 제대로 겨냥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메뉴는 40~50대 중장년층 소비욕구를 자극했다. 선호도 조사에서도 한식뷔페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한식 뷔페를 방문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20대 42%, 30대 49.2%, 40대 54.4%, 50대 58%가 방문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전문적인 식재 배송 및 운영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의 진출도 한식뷔페 붐에 한몫했다. 특히 지방 향토 식재 발굴 및 농가와의 협약을 통한 상생 경영 실천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한식뷔페 브랜드는 풀잎채, 계절밥상, 자연별곡, 올반이 있다. 이들은 각각 다른 콘셉트를 통해 매장수를 늘려가고 있다.

한식뷔페의 인기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서로 다르다. 평소 먹던 친숙한 음식으로 사업 위험성이 낮고 이전 패밀리레스토랑 열풍과 유사해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아직 수도권 위주로 매장이 많아 전국 주요 상권으로의 확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반면 단기간 매장 확장으로 메뉴가 들쭉날쭉하고 신규 브랜드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희소성 가치가 퇴색해 장기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 한식 뷔페 진출은 한식의 위상 재정립과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다.

영세외식업소의 대응전략도 필요하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 자생력을 확보하고 셀프바와 휴게공간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한귀정 농촌진흥청 과장
지역식재료를 이용한 ‘농가맛집’ 조성은 모범사례

농촌진흥청은 지역농산물과 문화가 연계된 농촌형 외식공간 조성을 위해 ‘농가맛집’이라는 향토음식자원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가맛집은 지역식자재와 문화를 활용해 스토리가 있는 향토음식을 상품화하고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어 우리 식문화 계승 및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농가맛집이 되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다. 농촌지역에 입지해야 하고 지역농가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농촌문화와 결합한 향토음식을 제공해야 농촌형 외식업 모델이 될 수 있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나 시내 중심지의 맛집은 배제된다. 이후 향토음식 조리법 표준화, 운영 프로그램 매뉴얼을 만들고, 체험활동에 필요한 시설 등을 설치・제작한다.

대표자와 담당자 대상 농가맛집 품질관리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한 이해를 돕고 메뉴, 서비스, 차별화 방안과 전국 단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정보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농가맛집은 전문가 컨설팅 추진과 워크북, 홍보물을 제작해 알리고 있다.

사업장은 현재 전국 88개소가 있다. 경기도 양평의 ‘광이원’, 전남 순천의 ‘덕동원’, 강원 원주의 ‘토요’, 충북 청원의 ‘다농’ 제주 ‘종달 수다뜰’ 등이 우수사례로 꼽힌다.
농가맛집은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고 전통의 맛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농가와 도시 소비자와의 연결, 농촌지역 경제활성화 등 융복합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후 참가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김순하 교수, 이두찬 교수, 신미혜 교수(좌장), 육주희 월간식당 편집국장, 한귀정 농촌진흥청 과장.

[토론]
일본은 2006년부터 농어촌과 연계한 지역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유음식 개발로 지역 브랜드를 만들어 푸드투어로 확장한 경우다.

음식을 기반으로 한 지역브랜드는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 좋은 성과를 얻었다. 국내도 지자체와 함께 식자재의 효율성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외식기업과 협조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쟁력도 키워야 할 것이다.

전유광 신세계푸드 식음마케팅팀 팀장
지역특산물 메뉴 30여 종 HMR 메뉴 개발 검토 중

‘웨스턴 다이닝’에서 ‘한식’으로 외식업계 트렌드가 재편성됐다. 이에 많은 기업이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한식뷔페로 외식 주력사업을 전환했다.

올반은 기존 한식뷔페 브랜드의 한계를 벗어나 ‘올바르게 반듯하게’ 만들기 위해 시작했다. 올반의 철학은 음식에 대한 진정성, Natural&Fresh, 맛의 일품화, 한식의 근본 지키기, 모회사의 격(格)을 반영하자는 것이었다.

올반은 지난 9월까지 서울, 대전, 경기, 대전 등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반이 차린 음식의 자랑거리는 지속적으로 지자체와 연계해 공급받는 신선하고 안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지자체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는 30여 종에 이른다. 포천의 홍삼, 진천의 삼채, 철원의 연잎, 양평의 뽕잎, 제주 톳, 강릉의 방풀나물 등이다. 닭간장구이, 길경탕, 통오징어구이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종가 메뉴와 한식연구가와의 협업을 통한 메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올반 매장 내에서 농장과 연계해 지자체 농장의 다양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판매 중이다. 앞으로 올반의 메뉴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인 HMR 메뉴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순두부, 화덕 삼겹살 구이, 제대로 식혜 등이 그 후보다.

이혜영 무명식당 마케팅팀 과장
대한민국 곳곳의 숨은 보석 같은 식재료 찾는 ‘무명식당’

무명식당은 밥과 찬으로 이뤄진 소박하지만 꿀맛 같은 밥을 선보이고 있다. 햅쌀로 갓 지은 쌀밥부터 계절에 맞게 블랜딩한 영양 가득한 무명 11잡곡밥, 지역특산물과 제철재료로 지은 정선 곤드레밥, 나주 쑥밥, 여주 고구마밥 등이다.

대한민국 곳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먹을거리도 찾고 있다. 순창 취 장아찌, 횡성 더덕 장아찌, 영광 고추장 굴비 등 맛깔나는 찬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별미밥상과 방방곡곡 명물 주전부리, 제철 먹을거리 외에 논산딸기 마카롱, 고창오디 마카롱, 우리통단팥 우유푸딩, 후르츠 전병 카놀레, 라이스크림 등 전통적인 식재료를 이용한 무명디저트도 인기다.

매장 안에서는 메뉴의 재료로 쓰이고 있는 지역식재료,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건강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무명식당은 성북동점, 종각 식객촌, 판교 메리어트점 등 8곳의 매장이 있다. 무명식당은 앞으로도 신선한 우리 식재료로 만든 새롭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고객이 맛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김충호 영남이공대 교수(오른쪽)와 유진현 신한대 교수가 종합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토론]
패밀리레스토랑이 식문화 발전에는 기여했지만 고객 건강에는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대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처하며 건강한 한식뷔페를 만들었다.

그러나 대기업이 지역상권까지 침해한다는 쟁점에 대해 영세자영업자와의 상생이 가능한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식뷔페는 당분간 매장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식전공 학생과 특성화학과에 대한 원활한 운영 방안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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