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전문점들이 ‘2016년 다이어리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쏠쏠한 이득을 보고 있다. 특별한 다이어리를 구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다이어리 마케팅에 대한 참여가 높을 뿐만 아니라 중고사이트를 통한 거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1년 동안 받은 고객의 사랑을 보답하겠다는 취지로 출시한 다이어리가 업체들의 매출을 올리는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다. 각 업체별로 다이어리를 얻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고, 판매량이 적은 신메뉴를 끼워 파는 방식 때문에 해마다 상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스타벅스 성공에 다이어리 출시 봇물
커피전문점들은 매년 10월말부터 다이어리를 출시, 업체가 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고객에게 다이어리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다이어리를 출시해 다이어리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연말 매출이 매년 20% 이상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는 다이어리 물량이 전량 소진돼 중고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할리스커피, 커피빈, 엔제리너스커피, 이디야커피 등도 다이어리 마케팅에 합세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플래너는 매년 연말 고객 사은의 목적으로 증정하고 있다"며 "다이어리 권당 160원씩 적립해 최대 1억6천만 원을 소외계층 등에 기부하는 착한 소비에 해마다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4가지 종류의 다이어리를 출시했다. 그 중 2종(검정, 빨강)은 2만7500원으로 별도 구매가 가능하고, 나머지 2종(흰색, 민트)은 오는 12월 31일까지 크리스마스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야 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신메뉴 홍보를 위한 방법으로 다이어리 마케팅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민트색이나 흰색 다이어리를 받으려면 일반 커피 메뉴 14잔과 크리스마스 바닐라 티 라떼(4800원, 숏 사이즈 기준), 헤이즐넛 크런치 모카(5100원), 토피넛 라떼(5100원) 중 하나를 석 잔 이상 마셔야 한다.
가장 저렴한 음료를 마신다고 가정했을 때 오늘의 커피 14잔(3300원*14=4만6200원), 크리스마스 바닐라 티 라떼 3잔(4800원*3=1만1400원)을 합쳐 6만60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른 커피전문점도 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할리스커피는 시즌 음료 2잔을 포함 7잔의 음료 구매 시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겨울 시즌 음료는 5300원부터 5900원이다.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4100원) 5잔과 5300원짜리 음료 2잔을 더하면 3만1100원이 된다. 엔제리너스커피는 겨울 시즌 음료 3잔을 포함, 총 10잔을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위와 같은 계산법으로 4만4600원에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다. 커피빈은 별도 구매가 불가능하고 5만 원 이상 커피빈카드 충전 시 제공된다.
이디야커피는 조건 없이 다이어리와 캘린더 풀세트를 1만9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탐앤탐스도 9800원에 다이어리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유명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서는 4만 원에서 6만 원 어치의 커피를 마셔야하는 셈이다. 일반 커피 메뉴보다 40% 가량 비싼 시즌음료를 반드시 마셔야 한다는 점도 고객의 불만을 사고 있다.
6만 원 어치 마셔야 다이어리 받아
업계에서는 최근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 마케팅은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차원보다 본사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에 더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 마케팅은 증정 조건을 정해 고객의 반복적인 매장 방문을 유도하겠다는 프로모션 성격이 강하다”며 “스타벅스처럼 충성 고객이 많은 업체에게는 꽤 유용한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가 다른 메뉴에 비해 월등히 판매 비중이 높아 가능한 많은 고객이 겨울시즌 음료를 접할 기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도 다이어리 마케팅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