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체급식산업 선도…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
한국 단체급식산업 선도…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5.11.27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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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업장 30년째 급식서비스 진행하는 이조케터링 서비스의 자산은?
▲ 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이조케터링의 단체급식 사업장(왼쪽)과 식사 후 편안하게 커피와 케이크 등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간이 카페

단체급식은 대부분 수백~수천 명에게 단시간 안에 한 끼의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장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보통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공급이 주종을 이룬다. 큰 사업장의 경우 아침식사까지 제공한다.

최소 200~300명부터 많게는 2천여 명 이상에게 체계적으로 식사를 내놓아야 하는 만큼 식재조달과 조리, 배식, 청결유지 등에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단체급식의 조건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단체급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조케터링서비스㈜(대표 이헌우·이하 이조케터링)는 하지만 ‘단체급식은 시스템사업이 아닌 피플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단체급식뿐만 아니라 일반 외식업체들도 대형화되면서 너도나도 앞선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기업형 프랜차이즈가 외식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추세다. 대형 외식프랜차이즈는 식재공급부터 조리, 고객 서비스까지 매뉴얼화한다. 처음 외식업에 뛰어든 사업자나 종업원들도 단기간 교육을 통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는 업무효율화에 따른 비용절감과 이윤 극대화를 노리기 위해서다.

단체급식은 대량 조리는 물론 보통 2시간을 넘지 않는 배식시간 등을 감안할 때 매뉴얼화한 시스템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조케터링은 시스템보다 피플, 즉 사람을 강조한다. 급식을 제공하는 사람과 이를 이용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 이조케터링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정규직, 비정규직 임직원들이 시스템보다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식,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제공하는 일이 단체급식이다.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원, 식재를 고르고 조달하는 담당자, 그리고 CEO까지 고객의 만족을 위해 하나하나 살피고 가장 적합한 조치를 그때그때 내려야 하는 사업이 단체급식이다.

1987년 시작한 단체급식 외길

이 대표는 “단체급식은 사업이 아닌 봉사(奉事)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한다. 이 대표는 이어 “1년에 100만 원 버는 것보다 2년에 200만 원 버는 게 더 가치있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느리게, 하지만 길게 가는 사업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경영철학은 이조케터링의 정체성(Identity)이자 자산이기도 하다. 이조케터링은 우리나라 단체급식의 산업화 태동기인 지난 198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성장 기점으로 꼽히는 88서울올림픽보다 1년 앞섰다.

이후 1991년 대우전자 본사를 비롯한 6개 지점을 운영했고 이듬해 이조케터링을 법인화했다. 1993년엔 전국 장애인체육대회 급식을 3년째 맡아 진행했고 1994년부터 대법원 급식과 하루 3500식의 중앙병원(현 아산병원)은 물론 현대그룹 산하 기업체에 3개 지점을 운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단체급식을 시작한지 올해로 만 28년째다. 더욱 놀라운 일은 지난달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재계약에 성공한 사실이다. 이로써 이조케터링은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을 마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오는 2017년까지 30년째 단체급식을 책임지게 된다.

한 사업장에서 30년 동안 단체급식 사업을 펼치는 일은 국내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단기 이윤보다 길게, 멀리 내다보는 이조케터링 특유의 항심(恒心)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스템에 앞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정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도 이러한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시스템에 앞선 사람과 사람의 관계

▲ 이조케터링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푸짐한 식사를 즐기고 있다.(왼쪽) 숙련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차분하게 배식을 받고 있는 고객들.

이조케터링의 위탁 사업장 장기 운영은 국민건강보험공단뿐만 아니다. A사업장은 지난 1994년부터, B사업장은 1995년부터, C사업장과 D사업장은 1998년부터, E사업장과 F사업장은 1999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이조케터링에 단체급식 사업을 위탁하고 있다.

해외 유학파가 가장 많이 포진한 아리랑TV도 올해 21년째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입맛에 맞는 메뉴를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식수 1500명), 키스트(식수 1800명) 사업장 재계약은 물론 건강보험심사평가원(800명)의 신규 계약을 따내는 등 3개 업체 식수인원만 4100명에 이른다.

이처럼 대형 수탁사들이 이조케터링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까닭은 뛰어난 안전성에 대한 신뢰다. 이조케터링은 우리나라의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도입 초기 일찌감치 인증을 획득해 고객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단체급식업체 최초로 지난 2000년 서울 서부지방법원 사업장의 해썹 적용업소 지정서를 받았고 이듬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해썹공로표창장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식약청 직원들의 해썹 교육·훈련장으로 선정됐고 곧이어 영등포고 사업장 또한 해썹 2차 지정을 받았다.

올 9월 말 기준 국내 해썹 적용 지정서를 받은 단체급식 사업장은 이조케터링의 서부지원을 비롯, 총 18개뿐이다. 이조 케터링 외의 업체는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동원홈푸드 등 대기업들이다. 이조케터링의 남다른 경영전략과 추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단체급식 소프트웨어 정착에 기여

해썹 인증 등 위생 관련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단체급식사업의 소프트웨어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사업장에서 일하는 영양사와 조리사 등의 컬러 가운을 최초로 도입했고 식당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명화와 컬러 디자인 소품 배치, 벽면 장식도 처음 선보였다.

임직원에 대한 배려도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주5일제가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이를 도입했고 조리사 정년을 폐지해 평생직장으로서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같은 인사정책은 단체급식은 단순한 산업이 아닌 ‘피플산업’이라는 경영철학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이조케터링은 장기 근속자가 유난히 많은 기업으로 손꼽힌다.

어려움도 있었다. 단체급식 전문가 사관학교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우수한 인재풀을 갖추면서 대기업들이 이른바 ‘스카웃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애써 인재를 키워내면 대기업에서 더 나은 처우를 내세워 빼내가는 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조케터링에는 20년 이상 근속자가 수두룩하다. 특히 정규직 조리사 50여 명의 충성도가 높아 단체급식의 질적 수준을 좌우하는 메뉴 개발과 공급에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정규직 조리사 외 조리원들도 장시간 주방에서 손발을 맞추며 각 사업장에서 고객만족을 위해 나서고 있다.

이러한 맨파워는 이조케터링의 무형자산인 기업 정체성에서 나오는 유형자산이다. 단순한 연간 매출실적과 영업이익 등을 넘어서는 알토란과 같은 자산인 셈이다.

지난 2013년부터 2년째 법인카드조차 사용하지 않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에 몰두하는 이 대표는 “경영자는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월급쟁이가 돼야 한다”며 “이조케터링은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기업으로서 수십 년 동안 봉사해온 사업장에서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니 인터뷰] 김흥수 조리실장
“한 직장에 뿌리내린 조리사로 성장하길”

▲ 김흥수 이조케터링 서비스 조리실장

이조케터링은 이직률이 높은 단체급식업계에서 장기근속자가 많기로 유명하다. 조리사들의 경우 20년 넘게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오랫동안 이조케터링을 지키고 있는 김흥수 조리실장은 한 달만 지나면 27째 근속하게 되는 보배같은 존재다. 최장기 단체급식 계약을 마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엇비슷한 근속기간이다.

▲한 직장에서 30년 가깝게 근무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조케터링은 젊을 때 입사해 함께 성장해온 회사다. 기쁜 일은 물론 어려움도 함께 해왔다. 회사를 잘 알기 때문에 성취감과 보람도 더욱 크다. 더구나 회사에서 정년제도까지 폐지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단체급식 조리사로서의 보람이 있다면?
“단체급식은 대량조리와 배식에 따라 맛이 없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우수한 식재료를 엄선하고 현장에 맞는 레시피를 개발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족스러워하는 고객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후배 조리사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조리사는 이직이 잦은 직업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탄탄한 업체에서 오랫동안 일하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갖게 된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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