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차석용 부회장의 설탕 사랑…액당 생산라인 구축
LG생건 차석용 부회장의 설탕 사랑…액당 생산라인 구축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5.12.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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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설탕 고집하다 코카콜라음료·해태음료 필요 물량 자체 조달

LG생활건강이 액당 생산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어 국내 설탕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를 계열사로 둔 LG생건은 국내산 설탕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수입설탕만 구매해 왔다.

특히 매년 정부가 10만t 내외의 수입설탕에 대해 30%의 관세를 5%로 낮춰주는 할당관세 물량 확보 문제를 차석용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등 공을 들여왔다.

기재부, 17일 2016년 설탕 할당관세 품목 지정

기획재정부는 오는 17일 2016년 할당관세 품목 지정 여부와 할당물량, 할당관세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할당관세는 국내 물가안정을 목적으로 수입물품의 일정량을 할당해 매년 탄력적인 관세율을 정하는 제도다.

설탕의 경우 지난 2010년 정부가 수입설탕 10만t에 관세율 0%를 적용하면서 할당관세품목으로 지정된 뒤 올해는 수입물량 9만t, 관세율 5%를 적용했다. 현재 수입설탕 관세율은 30%로 할당관세 물량을 확보할 경우 25%의 관세를 줄일 수 있다.

설탕 사용량이 많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LG생활건강, SPC그룹 등 식품제조업체들의 관심이 설탕 할당관세 품목 지정여부에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설탕할당관세 물량을 확보하려는 식품·음료업체, 수입업체가 급속히 늘면서 업체별 할당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 2012년 기준 60여개였던 할당관세 추천업체가 올해 100여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각 업체에 돌아가는 물량이 크게 줄었다.

할당관세 추천업체로 지정되더라도 물량 확보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할당관세 물량은 수입을 희망하는 추천업체 중 대기업이 전체 물량의 60%, 중소기업이 40%를 배정받아 각 업체가 균등하게 배분받기 때문에 실제 수급량은 많지 않다.

해태음료 950억원 유상증자, LG생건 100% 취득

LG생건은 이에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에서 사용할 설탕을 직접 생산하기 위해 충남 천안시의 해태음료 공장에 액당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태음료는 지난 4월 생산시설 증설 등의 목적으로 950억 원을 유상증자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주식은 해태음료의 모회사인 LG생건이 100% 취득했다. 액당은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원당을 정제, 액체 상태로 가공한 것으로 음료제조에 직접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원당의 수입 관세는 0~3%로 설탕 완제품 관세 30%에 비해 크게 낮다. LG생건은 당초 액당 생산라인은 올해 안에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증설을 위한 설계변경 등으로 아직 본격적인 생산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생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에서 사용하는 물량에 맞춰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필요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어 증설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자체 필요 물량 외에 다른 음료제조업체에 액당을 판매하기 위한 증설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액당의 경우 공급받는 업체에서도 별도의 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판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기업마다 원자재 생산 나서면 기초산업구조 악영향’

LG생건이 직접 액당 생산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품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자본을 무기로 원부자재까지 직접 생산하게 되면 국내 기초산업이 무너지지 않겠냐”며 “자사의 이익만 앞세운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기업의 독자적인 사업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국내 설탕수급 체제의 문제는 없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카콜라음료는 코카콜라를 비롯 환타, 스프라이트, 슈웹스. 미닛메이드, 파워에이드, 글라소 비타민음료, 조지아 고티카, 태양의 마테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해태음료도 선키스트 등 쥬스류를 비롯해 크리미, 골든드랍 나는 카푸치노, 어린이 음료 헬로 팬돌이,  등 커피류, 의약외품인 구론산, 홍삼진액 등을 제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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